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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미래사회 직업교육 선도해야
전문대, 미래사회 직업교육 선도해야
  • 이병규 동의과학대
  • 승인 2019.02.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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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1975년 8월 18일 어느 일간지는 ‘푸대접 받는 전문학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문학교에 대한 사회인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며 “전국적으로 지금 83개 전문학교에 5만여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데도 일반사회뿐만 아니라 교육계 내부에서조차 거의 망각지대가 돼 있다”고 전문학교의 인식과 처우 문제를 제기했다. 40여년을 훌쩍 넘은 오늘날에도 전문대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근년에 와서는 “전문대학이 일반대학화 되어간다”거나 “전문대학이 예전의 전문대학이 아니다”고 하면서 그 정체성 문제까지 제기한다. 늘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얘기하면서 예전의 전문대학이 아니라고 하니 도무지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없다.

요컨대 전문대학은 고등교육법상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전문기술인 양성을 담당해온 주된 고등직업 교육기관이다. 137개교 65만9천232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전문대학에게 “도대체 너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것은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넘어서 직업교육 선택자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우리 사회는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문제 삼기 전에 오늘날 전문대학이 얼마나 혁신하고, 어떻게 직업교육을 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력주의와 직업교육 경시 풍조에서 기인하는 면이 있다. 즉 학력주의 하에서 수직적 진로선택이 이뤄지고, 이는 대학 간 서열구조로 이어져 전문대학과 직업교육은 낮은 단계의 진로 선택지가 된다. 천직(天職)으로서의 직업을 경시하거나 교육의 영역에서 직업교육을 소외시키는 것은 개인의 자립을 경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사회구조에서는 정부의 어떤 직업교육 정책도 성공하기 어렵다. 직업교육에 대한 낮은 인식과 차별적 대우는 결국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몫이고, 이는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임무다. 헌법은 직업교육의 공공성과 국가책무성의 근거이며, 이에 교육기본법 제21조는 직업교육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전문대학의 위상은 정부의 전문대학 관련 조직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정부의 전문대학 관련 조직은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가 유일하다. 이는 1979년 산업교육국 아래 전문대학 학무과와 행정과가 신설되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전문대학의 규모와 역할에 비할 때 그 약체화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전문대학 관련 정책이나 직업교육 관련 정책의 신뢰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관련 조직의 확대가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 고령화에 의한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에 일반대학이 ‘first mover’라면 전문대학은 ‘parallel mover’나 ‘fast follower’가 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신성장 산업의 인재를 배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직업교육의 개념도 ‘vocational education’에서 ‘professional education’의 연속된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직업교육의 생태계 환경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나무 종의 수가 10% 줄어들면 숲의 생산성도 평균 2~3%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다양한 고등교육기관의 존재는 고등교육 진학률 상승과 수요 다양화를 대비하는데 훨씬 더 유리하다. 이에 전문대학은 풍부한 창조력과 강한 실천력을 갖춘 전문직업인 양성을 통해 국가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 고등직업교육을 선도해야 한다.
 

 

이병규 동의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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