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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과 헬조선
사법농단과 헬조선
  • 김도연 광양보건대·사회복지과
  • 승인 2019.02.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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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思] 김도연 광양보건대·사회복지과

사람 사는 곳에는 모여 사는 수만큼이나 다양한 얽힘과 설킴이 있게 마련이고 발생하는 사건도 각양각색이다. 들여다보면 큰 의미 없이 소멸되는 사건이 부지기수지만, 확신에 찬 이념이 충돌하거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수반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당사자 간 조정과 합의가 어려워 결국 법이 개입하거나 법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들의 삶에 개입해왔거나 도움을 요청해 왔던 법은 그 가치 기준이 정의와 평등에 기반하고 상식이 통용되는 지극히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의 법이었다. 하지만 현실 속의 법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양지바른 곳에서 우리들의 믿음을 힐끔거릴 뿐이었다. 태연스럽게 당당한 사법조직에 의해 관리되는 법은 우리들의 믿음을 그저 ‘그건 너희들만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야물게 말해왔다. 이러한 황당함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권한도 그들 중 일부에게는 돈과 권력을 위한 한낱 도구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새털만큼의 양심에 가책도 없었다. 다만 근엄한 표정으로 오직 사익만을 위해 혀를 놀리고 펜을 휘갈기며 앞다퉈 각자의 욕망을 채워갈 뿐이었다. 

최근 하나둘 그 전모가 밝혀지고 있는 사법농단 사태는 지난날 사익을 위해 나라를 좀먹던 일제강점기 친일행적보다도 더 지능적이고 조직적이며 교활했다. 사법농단과 뒤섞인 친일 매국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기가 막힐 뿐이다. 언론의 추적 보도로 밝혀지는 사법부와 정치권 간의 결탁과 재판거래도 추악한데 이도 모자라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충견 역할까지 자발적으로 행해왔단 말인가? 환장한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대한민국을 <혐오>하고 <헬조선>을 외치며 조국을 등지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세상이 넓고 할 일도 많은 글로벌 시대의 기류라 하기엔 그 설명이 충분치 못하다.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혐오>가 오직 젊은이들에게만 국한된 혐오는 분명 아닌 듯하다. 도도한 촛불의 물결 밑에서 무겁게 흐르고 있는 혐오 또한 세대 구분 없이 확산되고 있다. 혐오로 표출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구조를 직시하고 분석할 때다. 직시할 수 있어야만 해답을 볼 수 있다. 다수의 평범한 구성원들까지 혐오를 느끼는 사회가 지속 가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사회에 확산되는 혐오의 원인을 규명하고 바로잡아야만 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현재 드러나는 사법농단의 정도는 사회의 근간을 해체하고도 남음이 있다. 실로 심각한 문제다. 우리사회의 바닥에 깔려 확산되고 있는 혐오의 토대가 긴 세월 사법농단의 대가로 취해왔던 돈과 권력의 배설물에 있음을 총명한 그들이 모를 리 없다. 양지바른 곳에서 스스로 성역이라 생각하며 멈추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버린 것이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바로 지금이 멈추게 할 수 있을 때다. 이제 그만 멈추게 하여야 할 의무와 책임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있다. 왜냐하면, 올해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대가 제국주의의 심장을 쏜 안중근과 왜놈에게 생명을 구걸하지 말고 의롭고 당당하게 죽으라 했던 그 어머니 조마리아 박지윤의 비장하고 거룩한 삶이 있었고,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을 지나서 맞이한 오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랑하는 우리 자식들이 앞으로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어야만 하기에 사법농단을 종식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그 책임을 다하는 날 비로소 대한민국 혐오의 토대가 파괴될 수 있을 것이며 이 땅에서 우리 피붙이들이 서로 사랑하며 상생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점검해보자. 혹여 내가 대한민국을 혐오스럽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임을 오직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김도연 광양보건대·사회복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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