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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녹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일까?
빙하 녹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일까?
  • 김재호
  • 승인 2019.02.18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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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평_ 『빙하여 잘 있거라: 극지 기후변화 현장 연구 보고서』 (피터 와담스 지음, 이준호 옮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2018.12)
한 평생을 극지방 탐사로 헌신한 저자의 이야기는 강렬하고 생생하다. 특히 과학적 접근과 통계는 빙하의 감소가 큰 문제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얼음이 녹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여름 역시 매우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왜일까? 여름철 북극 해빙의 면적이 800만㎢에서 반 토막이 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음, 정확히 해빙이 녹는 게 무슨 문제일까? 해빙이 녹으면 얼음에 반사돼 우주로 가는 태양 복사량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실제로 60% 수준에서 10% 대로 줄어들었다. 그 말은 지구가 더 뜨거워졌다는 뜻이다. 계속 지구 온난화 효과가 강해지는 이유다.
 
『빙하여 잘 있거라』의 저자 피터 와담스는 50회가 넘는 극지방 탐사를 40년 동안 진행한 현장 전문가이다. 그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건 2013년으로 그의 나이 60대 중반이다. 1980년대 초반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 현상을 처음 인지했을 때만 해도 낙관론이 보편적 추세였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조차 극지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총리는 피터 와담스에게 연락을 하여 극지 변화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유엔은 1992년 6월 리우 회의에서 기후변화 협약을 채택하면서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변화를 주목하게 되었다.

1990년 피터 와담스는 IPCC 보고서 저자이기도 했으며 당시 앨 고어 등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 한 축에 기여한 공로로 인증서를 받았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피터 와담스는 이러한 부정론자들로부터 인신공격을 받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여름이 뜨거운 건 태양 복사량 감소 때문
 
물 분자 H2O는 삼각뿔 구조이고, 얼음 분자는 벌집 모양의 육각기둥 구조의 단층 정렬이다. 얼음 역시 수소 2개와 산소 원자를 갖고 있다. 물은 얼음의 단축 정렬을 포함한다. 즉, 물은 언제나 얼음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추운 날 길이 미끄러울 때 소금기인 염화칼슘을 뿌리는 이유는 물의 어는점을 -1.8℃로 낮추기 위해서다. 해수는 약 32~35 ppt (ppt, 1퍼밀은 1,000분의 1)이다. 해수의 표층은 차가운 대기로 어는데, 연한 얼음으로서 ‘프레이질(frazil)’, 다시 유년빙의 얇은 판(닐라스)을 형성한다. 해빙이 만들어질 단초가 마련되는 것이다.

현재 남극 얼음의 순 손실량은 연간 약 84기가톤에 이른다. 손실량이 증가하면 여러 빙붕이 붕괴해 남극 빙하가 바다로 흘러나가 문제가 된다. 이로써 남극 대륙의 질량 감소 속도가 가속되고 결국 전 지구의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이다. 또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계 식량 문제와 더불어 숲은 지금도 파괴되고 있고, 수자원은 고갈 중이고, 기후 온난화로 인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같은 지역의 경작 가능한 땅은 줄었다. 현재 70억 명인 인구는 2050년까지 97억 명, 2100년까지 112억 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의 식량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기상이변을 이미 겪고 있는 지금 앞으로 인구를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피터 와담스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가장 슬픈 것은 개인의 불감증이다.” 특히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위협으로 처음 인식된 20~30년 전 국제사회가 진지하게 협력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원자력을 포함한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이행했더라면, 지금의 지구 온난화를 충분히 지연시켜 위험하지 않은 온도에 연착륙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을 저자는 책에 남겼다. 우리는 무분별한 기술 개발과 그 오용으로 지구의 생명 유지 시스템을 파괴해왔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해 지구 공학, 탄소 제거의 순으로 정말 신중하게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다.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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