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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연구윤리위반에 몸살 앓는 대학가
잇따른 연구윤리위반에 몸살 앓는 대학가
  • 장우진
  • 승인 2019.02.1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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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덕성여대 등 총장 당선자 연구부정 의혹…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위원회 12일 출범
개강을 앞둔 대학이 연구윤리위반 문제로 시끄럽다. 재작년 대학원생 제자의 논문을 표절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울대 국문과 박 모 교수에 이어 배철현 교수(종교학과)도 논문 표절과 중복게재 논란으로 지난달 9일 사직했다. 김수욱 교수(경영학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속칭 ‘유령 논문’ 5편을 업적으로 보고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장 후보에서 사퇴한 사건으로 대학가를 충격에 빠뜨렸다.

또한 서울대는 지난해 신임총장으로 선출됐던 강대희 교수(의과대학)가 성추문과 표절로 사퇴해 총장선거를 다시 치렀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에서 줄줄이 발생한 비상식적인 연구부정행위와 지난해 대학가를 휩쓴 부실학회참석 논란에 방만해진 학계의 연구윤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러한 중에 지난달 2일 고려대 신임 총장 당선자인 정진택 고려대 교수(기계공학과)의 논문 중복게재와 연구비 이중수혜 의혹이 제기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정 총장 당선자가 지난 2005년과 2006년 서로 다른 두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국문과 영문으로 작성됐을 뿐 동일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부당한 저자 표기와 연구비 이중수혜, 이중 업적 등의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제보내용을 검토하고 교내외 자연과학·공학 및 연구윤리 전문가 6인으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정 총장 당선인이 선행 논문을 해외논문에 게재하며 출처표기나 참고문헌 인용을 하지 않았으며 논문의 내용이 80% 정도 일치해 중복게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저자 표기와 연구비 이중수혜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검증보고서를 법인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연구진실성위원회에 공식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고려대 측은 이전 논문에서 초점을 맞춘 열전달계수 외에 압력강하 특성을 추가한 등 전혀 다른 논문이며 중복게재가 아니다고 전했다. 연구비 이중수혜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는 총장 당선자에 대해 당선자는 이미 고려대 총장선거절차의 하나인 후보자 연구윤리검증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연구윤리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며 제기된 의혹을 부정했다.

덕성여대 또한 지난 1일 신임총장으로 선임된 강수경 덕성여대 교수(법학과)가 지난 2008년에서 2017년 사이 발표한 14개 논문 중 11개를 남편인 피정현 원광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재직 중인 원광대의 ‘원광법학’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강 신임총장의 11개 논문이 실린 학회지에서 남편 피 교수는 편집위원장을 4차례, 편집위원을 6차례 맡았다. 이에 덕성여대의 동료 교수는 “교육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 상식과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연구 친인척 비리에 대한 윤리규정이 꼭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병든 대학 연구윤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 신임총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으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논문은 정확하게 심사받았다"고 해명했다.

대학에서 연구윤리 논란이 지속되면서 이를 타계할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12일 서울청사에서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윤리위원회’를 출범했다.

총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됐고, 임기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로 3년간이다. 위원회는 앞으로 연구재단 사업과 관련된 연구부정 사건의 처리 방향 심의와 건강한 연구문화 조성을 위한 각종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6월 한국연구재단이 개설한 연구부정행위 신고센터는 대학 등에서 발생하는 연구부정 사건을 파악하고 처리한다. 연구윤리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면 관련 사항의 심의와 판단을 보다 전문적으로 처리할 전망이다.

노정혜 이사장은 “최근 부실학회참가, 부당저자표시 등 연구부정 행위가 빈발해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가 고조됐다”며 “연구윤리위원회 출범이 우려의 해소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zntusthsu@kyosu.net
장우진 기자 wjchang39@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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