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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만드는 글로벌 현장학습
고속도로를 만드는 글로벌 현장학습
  • 박정근 한국전문대학 역량개발실장
  • 승인 2019.01.29 11: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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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글로벌 현장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문득 ‘물고기는 물고기야’라는 레오 리오니의 동화가 생각났다.
작은 연못에 친구 사이인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올챙이는 자신의 몸에 다리 두 개가 나온 보고 물고기에게 “이것 봐! 이제 난 개구리야”라고 말했다. 이에 물고기는 “말도 안 돼, 어제는 너도 나처럼 작은 물고기였는데…”라고 했다. 올챙이는 “개구리는 개구리고, 물고기는 물고기야!”라고 답했다. 그 후 올챙이는 자그마한 앞다리가 생기고 꼬리가 점점 짧아졌다. 드디어 개구리가 돼 둑으로 나가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갔다. 어느 날 개구리는 연못으로 돌아와 물고기에게 세상에서 구경한 신기한 것 중 새소·사람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이야기를 들은 물고기는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새·소·사람을 우스꽝스럽게 상상했다.

글로벌 현장학습 참여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수륙양용의 양서류와 같이 한국과 외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자신이 가진 전공 노하우를 해외에 팔 수 있는지 커다란 실험을 하는 것이다. 어학 실력을 갖췄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 국가로 말하자면 기간산업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국가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외국에 팔 때 고속도로, 공항, 항만시설이 없다면 수출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현장학습 참여 학생들은 이미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외국에서 자신의 상품(전공 노하우)을 팔 수 있는지를 4개월 동안 현장점검 하는 것이다.

올챙이를 넘어 개구리를 양성하고자 전문대학에서는 신입생 때부터 계획적인 어학교육에 집중 ·시행하고 있다. 1~2년 동안 고속도로를 닦은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해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날아갔다. 기초적인 어학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떨리는 입술의 서바이벌 언어로 해외문화와 현장실습을 익히면서 각자 새로운 개인 역사를 쓰고 있다. 4개월의 글로벌 현장실습 History는 인생에서 엄청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고, 당장은 터닝포인트가 안될지라도 뜀틀의 디딤판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저지주 있는 브룸필드대와 아이오와주의 수시티에 있는 WIIT대에서 글로벌 현장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면담하면서 학생들이 한국의 국고도 쓰지만, 좋은 미국대학시설을 이용함으로써 미국의 세금을 사용하고 기부금을 사용하고 있는 행운아들이라고 생각했다.

브룸필드 뿐만 아니라 수시티에 있는 병원 현장실습처도 대부분이 1인 1실 병동의 간호사가 관리하는 환자들의 수가 한국의 1/4 정도밖에 안 되는 매우 좋은 실습근무환경이었다. 미국의 병원은 환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병실 환경을 조성하고, 간호사와 의사를 배치한다. 이런 실습근무환경에 학생들은 꿈과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은 현재 4개월의 실습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현장실습시간 인정에 관해 한국 간호평가원에 요청해줄 것도 바랐다.

끝으로 이 사업은 한때 51억 원까지 예산을 집행했으나 지낸 해와 올해는 32억여원의 예산에 불과했다. 내년에는 다시 51억까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보다 더 많은 학생이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하도록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의 관심과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글로벌현장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이 국내외에서 전공 분야에 취업해 건강하고 글로벌한 전문기술 직업인으로 살아갈 것으로 확신한다.
 

 

박정근 한국전문대학 역량개발실장 / 수원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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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근 2019-01-31 08:58:47
올챙이 같은 전문대학생들이 어학의 고속도로를 닦아 개구리로 변신해서 더 넓은 세상에서 새도 보고 소도보고 사람도 본다는 글이 참 와닿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외화를 벌고, 자아성취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종잣돈을 더 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