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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성의 상징이었던 후각 근대를 문명화하다
야만성의 상징이었던 후각 근대를 문명화하다
  • 교수신문
  • 승인 2019.0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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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취와 향기: 후각으로 본 근대 사회의 역사 | 알랭 코르뱅 지음 | 주나미 옮김 | 오롯 | 464쪽   (3.8매)

‘냄새의 사회사’라는 역사학의 새 영역을 개척한 책으로 ‘감각의 역사’라는 주제에 관한 역사인류학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소설의 탄생에도 영향을 끼쳤다. 저자 알랭 코르뱅은 ‘후각’의 영역에서 나타난 감각의 혁명이 근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과학과 의학의 역사·도시계획·공중위생·예절규범·건축양식·향수의 유행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제시한다.
후각은 야만성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감각의 위계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18세기 중반 이후 서양사회에서는 후각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감각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냄새에 민감해졌고, 악취의 허용한계도 엄격해졌다. 그것은 유행병의 전염에 관한 과학과 의학 이론의 영향 때문이었다. 또한 후각은 사회적 위계의 세분화에도 사용되었다. 인간 집단은 냄새가 제거된 부르주아와 악취를 풍기는 민중으로 구분되었으며, 도시의 공간도 그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고 계획되었다. 타인의 체취에 대한 불쾌감이 커지면서 ‘개인’이라는 관념이 고양되었다. 그래서 개인들이 독립된 공간과 침대에서 살아가는 현대의 생활양식이 등장했다.
이처럼 저자는 독기론과 감염론, 플로지스톤설과 근대 기체화학 등과 같은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감각적 태도들이 근대의 삶의 양식들과 감수성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준다. 원래의 제목을 그대로 한국어로 옮기면 <독기(Miasme)와 황수선(Jonquille): 후각과 18-19세기의 사회적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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