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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 동향 : 편집위원진 새얼굴 교체 바람
계간지 동향 : 편집위원진 새얼굴 교체 바람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3.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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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위한 '잡도리'

계간지의 내부진용에 변화가 잦다. 올 3월부터 ‘당대비평’의 편집위원 6명 중 4명이 교체되는가 하면, 사회비평은 편집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김진석 인하대 교수(철학) 는 ‘인물과사상’(개마고원 刊)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계간지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교체 이후에 관심이 주목된다.

편집위원 대거 물갈이...일부는 휴간도
당대비평의 편집위원 물갈이는 예상된 것이었다. 문부식 편집위원의 조선일보 연재를 두고 편집위원간 갈등이 계속돼 왔기 때문. 결국 올 봄호, 권혁범 대전대 교수(정치학과),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여성학과), 김창엽 서울대 교수(보건대학원)가 당대비평을 떠났다. 이를 뒤늦게 알고 권인숙 객원위원과 김종철 자문위원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비평은 문부식 위원과 김진호 편집주간(한백 교회 목사)에 황종연 동국대 교수(국문학),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온 김두식 한동대 교수(법학), 변정수 전 객원위원이 합류해 6명의 편집위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호 편집주간은 “같은 멤버쉽으로 활동하기 난처한 편집위원들이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간의 우려와 기대에 대해서도 김 주간은 “색깔이 뚜렷한 편이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좀더 세련되고 섬세하게 다루겠다”라고 말했다.
사회비평은 올 봄호를 끝으로 휴간했다. 1998년 창간부터 주간을 맡아왔던 김진석 교수 등 편집위원 전원이 사임하고 현재 편집위원을 새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임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일단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짧게 설명했다. 그러나 “변희재 씨의 글이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겨울호에 인터넷 웹진 서프라이즈의 대표 변희재 씨가 조선일보 기자를 비판하는 글을 실은 것에 조상호 발행인이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발행인은 “인터넷 매체의 글이 계간지의 스타일에 맞지 않다”라며 “해당 기사가 조선일보를 비판했다는 내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상의 문제를 지적했다”라고 해명했다. 사회비평의 새 편집진은 구성 중으로 알려졌으며 새 계간지의 위상에 대해서는 “인터넷 매체와 차별성을 갖는 저널로서의 위상을 잡아가겠다”고 밝혔다.
'창작과비평'은 올 6월, 파주로 이사하면서 백영서 부주간(연세대 사학과) 체제로 바꿨다. 이미 6개월 전부터 '코디'라는 이름으로 부주간의 역할을 강화하는 체제 정비를 해왔다. 뒤로 물러난 최원식 주간(인하대 국문과)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계간지도 변화해야 한다"라며 "진중한 담론을 편재하면서 다양한 읽을 거리를 겸비하겠다"라고 방향을 밝혔다. 기존의 서평란을 촌평으로 바꾸고 인터넷 공모를 통해 현장통신의 주제를 선정하는 등 쌍방향성을 강조했는데 "단지 문장력만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대중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최 주간의 결심이 작용했다.
역사비평 서중석 편집인(성균관대 사학과)도 편집위원의 잦은 교체에 대해 부정적이다. "편집위원을 자주 바꾸다 보면, '내가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약해진다"라고 지적한다. 그는 "인터넷 매체의 속보성에 계간지가 밀리지만 영역이 다를 뿐이다"라고 지적하며 "계간지의 역할은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인데, 논쟁을 만들고 담론을 생산하는 것이 과거만 못한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깊이 있는 사고로 시대의 흐름을 아우르는 담론을 생산하려는 열정이 부족하다는 일침이다.

새판짜기의 향방 아직은 불투명
계간지 시장의 침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은 그 정도가 두드러진다. 한 담당자는 “계간지에서 제기하는 담론들이 여론화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계간지의 유용성에 의혹을 품게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5∼60년대 '사상계'를 겉멋으로라도 들고 다니던 시절이 그리울 정도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계간지가 담론을 생산하고 논쟁을 이끄는 데 앞장서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새판짜기를 모색하고 있는 계간지가 침체를 벗어나 독자들과 '즐거운 재회'를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조영혜 기자 kimj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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