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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 공청회…고전번역 생태계를 형성한다
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 공청회…고전번역 생태계를 형성한다
  • 장우진
  • 승인 2019.01.2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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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한국고전번역 수요에 발맞춘 융합인재 확보와 사업구조 개편의 토대가 될 것
고전번역 활성화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전번역 활성화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의원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고전번역 활성화를 위한 인력양성 정책연구-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을 중심으로-’ 공청회가 열렸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 간사)과 한국고전번역원(원장 신승운)이 공동주최한 이번 공청회에는 도올 김용옥 선생을 비롯한 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전번역대학원대학의 설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공청회는 이동철 공동연구원의 주제발표와 곽진 연구책임자, 김기현 전북대 교수, 김언종 고려대 교수, 김혈조 영남대 교수, 이향배 충남대 교수,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최석기 경상대 교수가 의견을 나누는 종합토론으로 구성됐다. 조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고전번역에 국가주도의 정책 펴는 중국과 일본에 대응할 국가적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며 “오늘 행사가 인문학 위기극복의 청사진이 되길 바란다”고 공청회의 문을 열었다.

한국고전에 대한 관심은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한국고전DB 서비스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한국고전DB의 접속자 수는 매년 늘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누적 52.5%까지 증가했다. 고전에서 소재를 가져온 영화와 드라마, 웹툰의 잇따른 성공은 고전에서 문화적·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된 좋은 사례이다.

주제발표에서는 이런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고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2차 콘텐츠 창작자에게 맞춰 쉽게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창작자들이 영감을 얻을 만한 깊이 있는 맥락을 전하는 번역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학술성의 경우 고도화된 지식 콘텐츠의 부족이 지적됐다. 고전번역학의 지평에서 한학의 학문적 통합성을 근대 학문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학술적인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사업구조의 측면에서 양적 성과 중심으로 진행돼온 고전번역 사업에서 소외된 원전정리사업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국고전번역원이 세워지고 고전번역사업은 연간 150책의 성과를 냈으나 원전정리사업은 한 책도 진행되지 않은 채 정체됐다. 주제발표에서는 모든 한문고전을 중국고전에 포함하려는 중국의 고적공정에 대응해 한국 고전의 정리와 편찬 사업이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고전번역사업을 지탱하는 인력의 양성에도 풀어야 할 문제점이 있다. 현재 고전번역교육원 상급과정 수강과 외부 학위과정을 병행하는 비율은 77%에 이른다. 고전번역자에 대한 학위 요구가 사회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고전번역교육원 과정에서 학위를 수여할 수가 없다. 주제발표를 한 이 공동연구원은 “스펙처럼 요구되는 학위가 신진 고전번역자들이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과 함께 고전번역자의 진입연령이 높아지고 중심역자가 노령화는 심각해졌다. 2005년경에는 40대 연구자가 51%를 차지했으나 2013년부터 재작년 사이에는 50대 이상 연구자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고전번역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학협동 및 지원방식으로의 사업구조 개편과 고전번역대학원대학의 설립이 제안됐다. 학위와 역자 자격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번역자입문의 길을 다양화해 고전번역 인재를 보다 빨리 고전번역사업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고전번역의 지역균형적 발전과 문화콘텐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토대 구축에도 고전번역대학원대학이 중점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효과를 제시했다.

한편 설립에 앞서 고민해야 할 점도 제시됐다. 자문위원을 맡으며 토론에도 참여한 김혈조 영남대 교수(한문교육과)는 “동네 대형마트가 들어와 조그만 마켓이 죽은 것이 현실이다”며 “거대한 번역대학원이 들어서면 타격을 받을 기존 대학과 상생하기 위해 배려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고전번역대학원대학을 설립 후 이끌어갈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 등 인적자원 확보에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연구책임자인 곽진 상지대 교수는 “각 대학의 한문학과와 상생하지 않고는 번역대학원은 유지 될 수 없다”고 상생 의지를 밝히며 “우수한 인재확충 방안에 대해 여러분들과 지혜를 모아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지난 2007년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시작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한문 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발간 중이다. 현재 서울의 고전번역교육원과 전주분원, 밀양분원을 부설로 두고 한국고전번역자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글 장우진 기자 wjchang39@kyosu.net
사진 박소영 기자 zntusthsu@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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