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25 (토)
학과 통폐합, 교수 이동 등에 ‘주춤’
학과 통폐합, 교수 이동 등에 ‘주춤’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3.07.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석:권역별 연합대학체제 구축 현황

지난 2일 광주 전남지역의 국립대들이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권역별 연합대학체제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2000년 발표된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이하 국발안)에서 처음 제시된 권역별 연합대학체제는 대학간 통폐합과 학과교환 등을 장기과제로 삼고 있다.

사실 국발안 발표 이후 대학들이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대구 경북지역의 5개 국립대가 모여 ‘대구 경북국립대학’을 통합 교명으로 정하고 2010년 종합대학 연합형태를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 경남지역 국립대들도 각기, 3~5개 대학끼리 통합하는 발전계획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했었다. 그러나 중복학과를 통폐합하고 교수 학생 인원을 조정하는 단계를 거쳐 연합대학으로 가는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대구 경북지역 국립대=선발주자인 대구 경북지역의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교대, 상주대, 안동대는 단계별 계획에 따라 인적 물적 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국립대학위원회를 설치하고 한 미 일 국제세미나를 개최, 공동 발전계획을 연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연합대학으로 가기 위한 결정적 단계인 중복학과 통폐합에는 조심스러운 눈치다. 손재근 경북대 기획처장(농학과)은 “도서정보와 전산 시스템 공유 등 물적 교류는 이뤄지고 있으나 중복학과를 통폐합하는 문제는 더 복잡하다”며 “교수 이동이나 학생 인원 조정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합대학체제에 대한 대구 경북지역 5개 대학 교수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교수 및 학생 교류체제에 대한 찬성(44%)은 높은 편이지만 대학간 통폐합 및 학과교환에 대해선 17%만이 동의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국립대학은 *협력교류체제(2001-2002년) 대학원생과 학부생의 학점교류, 공동학술연구, 도서관 공동활용 *협력조정체제(2003-2005년) 교육과정 및 교육프로그램 공동 운영, 학과별 교수 교류 *협력연합체제(2006-2010년) 단일종합대학과 같이 운영되는 연합대학 대구경북 국립대, 3단계로 연합대학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 국립대=2000년 국발안이 발표된 후, 부산대 등 부산 경남지역 대학들은 각 대학별로 대학 통합을 전제로 발전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부산대는 부경대와 해양대와의 통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산대 발전계획’을, 부경대는 ‘부산대학교’를 교명으로 하고 부경대, 부산대, 부산교대, 해양대를 통합하는 안을 교육부에 제출했었다. 경상대도 경남도내 5개 국립대를 통합해 교명을 ‘경남국립대학교’로 하고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자는 장기발전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각 대학의 발전계획안들은 통합 대상 대학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여전히 계획만으로 존재할 뿐 실행에 옮겨지지는 못 하고 있다. 부산대측은 “학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 현실화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 하고 있다”며 “연합대학이 되면 총장도 1명이고 보직교수들도 줄어들게 돼 교수들의 반발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광주 전남지역 국립대=이제 첫발을 내딛은 광주 전남지역 5개 국립대는 연합대학체제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합의를 하는 것에도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서에는 통합 교명이나 연합대학체제의 운영방식에 대한 항목을 제시하지 않은 채, 연합대학체제로 가는 ‘가장 낮은 단계’의 합의만을 문서화했다. 김현태 전남대 기획협력처장(과학교육학부)은 “연합대학체제는 대학통합을 전제로 하는 것이 맞지만, 예민한 부분이라 합의서에 ‘통합’이란 단어를 싣지 못했다”며 “앞으로 여론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합의서 발표 몇 시간 전까지 합의안을 놓고 대학간 갈등을 일으켰던 것은 규모가 작은 대학이 큰 대학에 ‘흡수통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