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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갑질 근절을 위한 대학원생119 출범
교수갑질 근절을 위한 대학원생119 출범
  • 장우진
  • 승인 2019.01.09 12: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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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들 갑질에 혼자 대응하긴 어려워

직장갑질119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결성한 <대학원생119>가 지난 하반기 동안 제보 받은 교수갑질 사례를 지난 8일 공개했다. 이들이 폭로한 내용에는 익히 알려진 교수의 폭언과 모욕, 논문지도 거부, 각종 행사와 개인 업무 무급 동원뿐만 아니라 연구비 갈취와 발전기금 납부 강요 등 금전적인 문제도 포함됐다.

서울의 한 사립대의 A교수는 대학원생들에게 졸업을 빌미로 기부금 모금을 요구했다. 기업프로젝트를 성사시켜 기부금 형식으로 끌어오라는 것이었다. 교수나 학생이 산학협력단을 거치지 않고 기업으로부터 직접 기부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A교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A교수는 지도학생들의 근로장학금을 빼돌리고 해고하겠다며 협박하는 등 인격모독과 갑질을 일삼았다.

이같은 불합리한 금전갈취나 불법행위 강요에도 저항할 수 없는 배경에는 진로변경 곤란이 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이철회 의원실과 2017년 대학원 석박사과정생 및 박사 후 과정생 등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원 연구인력의 권익강화 설문’에 따르면 ‘대학원에 갑질이 존재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74.1%였다. 또한 진로변경의 용이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2.4%가 ‘어렵다’고 답했다. 진로변경이 어려운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하는 교수의 갑질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음 보여준다.

대학원생119는 교수사회에 만연한 갑질의 책임을 대학당국에 묻는다. 교수가 대학원생에 대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학생 보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당국에 대학원생 신원을 보호하면서 익명 제보를 통한 기습 감사, 무기명 설문조사 등 교수갑질 근절을 위한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현재 노동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대학원생을 연구원으로 인정하고 대학과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학내의 양심적인 교수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재작년 11월 1일 출범한 직장갑질119는 150명의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이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오픈카톡, 이메일, 밴드를 통해 들어온 제보는 총 2만2810건으로 하루 평균 62건에 달한다. 직장갑질119는 교수들의 갑질을 제보하고 대학원생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전국대학원생 노동조합과 손잡고 대학원생119를 개설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대학원들에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대학원 사회의 갑질과 비리를 알려나가고 대학원의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대학원생119(https://band.us/band/73590805)는 대학원 재학생이나 수료생들이라면 소정의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후 가입할 수 있다.

장우진 기자 wjchang39@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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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네요 2019-01-19 23:32:09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