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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지배구조는 무엇이 결정하는가?
대학의 지배구조는 무엇이 결정하는가?
  • 김영석 편집기획위원/경상대 · 일반사회교육과
  • 승인 2019.01.0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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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김영석 편집기획위원

얼마 전 상지대는 교수 70%, 학생 22%, 직원 8%의 참여 비율로 새로운 총장을 선출했다. 이대에 이어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한 것이다. 대학의 본질을 고려하더라도 학생의 참여는 의미가 있다. 대학의 기능을 연구, 교육, 봉사로 규정할 때 지식을 생산하고, 전수하고, 응용하는 역할은 당연히 교수가 담당하지만 학생은 피교육자임과 동시에 학문의 동반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University가 중세 유럽에서 교수와 학생의 공동체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학문공동체의 수장을 구성원 내부의 의사를 모아 선출하는 것이 굳이 새로운 전통도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는 재정사업 지원을 매개로 교내외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을 국립대에 이식하려고 노력한 바 있다. 이렇듯 이사회 또는 총장선출위원회가 간접적으로 총장을 뽑는 방식은 대학 총장을 경영자로 바라보는 미국식 전통과 관련이 있다. 총장을 경영자로 바라보기 때문에 총장 선거에 참여하는 인사들 역시 대학의 경영에 실질적 권한을 갖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예컨대 버지니아 대학의 경우 동문들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에서 총장을 선출하는데 이는 동문들이 발전기금을 가장 많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경우 학사 또는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동문과 교직원, 대학원생이 직선으로 총장을 선출하는데 이 역시 그들이 대학의 운영과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대학을 경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영미의 전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학문공동체 내부에서 총장을 뽑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독일의 경우 교수가 다수인 대학의회(senate)에서 총장을 선출하는가 하면 대학이 기원한 이탈리아에서는 아직도 정교수들이 총장을 선출한다. 일부 유럽국가의 경우 교수 75%, 학생 25%의 비중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기도 한다. 일본의 국립대학들은 정교수 직선으로 총장을 선출하였으나 법인화 이후 미국식 간선제로 전환하였다.

다만 대학을 경영의 대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경영과 학문의 문제를 철저히 분리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미국 대학의 경우 총장이 발전기금 모금 등 경영을 담당한다면 교육 및 연구와 관련된 학문공동체의 주요 의사결정은 교무부총장(provost)이 총괄한다. 그리고 교무부총장의 선출은 정교수로 구성된 선출위원회(search committee)에서 이루어진다.

이렇듯 대학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대학 운영에 누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에 따라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미식 총장 선출 제도는 한국의 토양에 맞지 않다. 대학을 ‘경영’의 대상으로 바라보려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것 같지만 대학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주체들의 구성이 다르다. 사립대학의 재단들은 대학의 경영에는 관심이 있지만 대학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는 의문이다. 서울의 일부 대학들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동문들이 대학의 운영에 도움을 주거나 크게 관심을 갖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가 크게 강조되는 추세이지만 지역사회가 대학에 바라는 것 이상을 제공해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전적으로 학생등록금과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여 운영된다는 점에서 대학들은 정부와 학생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국립대학의 경우 정부가 파견한 사무국장이 대학운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있으며, 사립대학도 정부의 감사를 두려워 한다는 점에서 그중 소외된 것은 학생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대학 경영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주체를 대학 외부에서 발견하기 어렵다면 학문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수장을 뽑는 것이 최선의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 또는 재단은 이미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학운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자치의 정신에 맞게 그들의 대리인들은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 참여비중은 대학의 본질적 기능을 고려하여 배분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되는데 그런 점에서 상지대는 여러 가지로 참조할 만한 선행 사례를 남긴 것 같다.
 

 

김영석 편집기획위원/경상대 · 일반사회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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