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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란?
대학이란?
  • 이형철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
  • 승인 2019.01.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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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창립 900주년을 맞아 1988년 9월 19일 430개 대학의 총장들이 대학헌장(Magna Charta Universitatum)에 서명했습니다. 이 대학헌장은 “대학은 문화, 학문 그리고 연구의 진정한 거점이며, 젊은 세대에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고 나아가 미래세대들이 자연적인 환경과 인간의 삶 사이에 포괄적인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도록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2019년 우리에게 ‘대학이란?’ 질문은 생뚱맞은 것이 돼버렸습니다. 국내 대학은 취업률과 줄세우기식 대학평가에 매몰되어 고등교육기관이 아닌 전문직업학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인권, 정의, 환경, 불평등, 평화, 난민’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논하는 것은 사치가 돼버렸습니다. “대학 역시 약한 인간들의 집단이기에 인간의 나약함을 고스란히 품고 있으며 시대에 따라 경중은 있을지언정 대학의 위기는 언제나 상존했다”고 치부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참담합니다. 

교육기관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교수와 학생 간의 갑을관계, 남녀 성차별,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미투 문제들이 덮여지고 있습니다. 내년 8월부터 시행하는 강사법과 관련해 국립대 사립대 할 것 없이 앞다투어 내놓고 있는 대책들이 ‘강사 강의시수 축소, 졸업이수학점 축소, 교과목 통폐합과 대형강의 신설’입니다. 여기서 대학헌장이 말하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려는 대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 대학이 채워지지 않는 탐욕을 갈구하는 ‘호모 아바리찌아(avaratia, 탐욕)’를 길러내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잘못된 무언가를 고치려면 불편함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2019년을 맞아 불편하더라도 다시 대학을 이야기합시다. 호모 아바리찌아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들의 미래를 희망합니다.

 

이형철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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