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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의 혐오 미러링 놀이, 그 역할은?
워마드의 혐오 미러링 놀이, 그 역할은?
  • 김선희 이화여대 초빙교수·철학과
  • 승인 2018.12.24 10:2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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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신간_ 『혐오 미러링: 여성주의 전략으로 가능한가?』 (김선희 지음, 연암서가, 2018.12)

 

과격한 혐오 미러링에 대해 반사회적이라는 비난과 평가에도 불구하고, 워마드가 여성 차별과 여성 혐오의 문제를 최대의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사실상 이전의 어떤 페미니즘도 한국 사회에서 여성주의 문제를 사회 전면에 등장시킨 유래가 없다는 점에서도 워마드 현상은 특별한 것이다. 워마드 현상 이후, 사회인식의 변화와 함께 여성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도 변하고 있다. 광장에서는 여성 차별에 저항하는 많은 여성들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는 워마드의 이미지와 목소리도 들어있다. 미러링의 놀이를 통해 얻은 각성의 힘은 놀이가 끝난 이후에도 서로를 이어주는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오프라인에서도 지속적으로 연대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워마드는 놀이가 끝나면서 자기모순과 부정적인 현상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연대를 이어나갈 놀이 공동체의 결속감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놀이는 계속될 수 없으며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놀이가 끝났더라도 놀이공동체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결속감이 남아 있는 한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다. 물론 모든 놀이가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 참가자들의 결속감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놀이가 끝난 후에도 놀이 공동체의 연결과 결속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 놀이가 효용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놀이 공동체의 결속력은 놀이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함께 즐기며 나누었던 경험과 그 경험에서 얻은 긍정적 느낌/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참가자들이 놀이를 통해 함께 나누었던 긍정적 경험이 놀이가 끝나 현실로 돌아온 이후에도 그들을 이어주는 결속력을 제공할 때, 놀이 공동체의 연대감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면 워마드의 미러링 놀이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인가? 아마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워마드가 단지 ‘한바탕의 소란’으로 치부되어 사라져버린다면 여성주의로서도 큰 자산을 잃는 것이다. 놀이 이후를 기대하게 되는 까닭이다. 워마드 회원들은 온라인 놀이터에서 여성 혐오에 대해 미러링 놀이를 함으로써, 여성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자각할 수 있었고, 또한 차별적 여성 혐오에 대해 분노하며 가부장제 성차별적 규범을 일시적으로나마 거부하고 조롱했던 놀이의 경험을 공유하였다. 그러한 놀이를 통해 억압을 해소함으로써 우울증을 치유하거나 해방을 느끼는 등의 강한 공감과 동질감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경험이 강렬했던 만큼, 놀이 공동체의 결속감은 현실의 연대와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워마드에 실망하여 떠난 회원들조차도 공감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함께 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워마드 놀이터를 떠났더라도 어쩌면 놀이터가 문을 닫더라도, 어떤 면에서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나눈 놀이의 긍정적 경험은 공동체의 결속감을 유지시켜 주는 힘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워마드의 놀이가 끝나가지만, 여성주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어떤 행동을 취하며 어디로 향할 것인지 방향을 모색하며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혐오에 두려움과 분노로 맞서던 여성들이 함께 공감하고 나누었던 실천의 수행에서 오는 결속감이 남아 있는 한, 여성주의 운동이 제 방향을 찾을 때 다시 결집할 수 있는 연대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놀이가 끝난 이후, 놀이 공간을 넘어서 현실의 연대가 어떤 방향을 찾아갈 것인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연대가 여성주의 가치를 실천하고 달성하기 위한 긍정적 에너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선희 이화여대 초빙교수·철학과
이화여대 졸업 후 서강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여성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철학상담 수련감독이다. 저서로는 『자아와 행위』, 『철학상담: 나의 가치를 찾아가는 대화』 등이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심리철학, 과학기술철학, 여성철학, 철학상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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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27 14:01:37
혐오만을 부추기고 대성고, 강릉 펜션 희생자들을
'탄소의 요정', '4마리밖에 안 죽었노?', '낙태로 못 죽인 한남X들 이제야 정리됐노 ^^'
이딴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로 조롱하고 유린하는 워마드가 '놀이터'?
'여성운동 연대의 기반' 이라고?
삶의 무게를 못 이기고 안타깝게 떠난 고인들을 모욕하는 게 언제부터 여성운동이 됐는가??
지금 워마드는 그야말로 남혐만을 위해 모인 도태된 종자들의 공중 변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당신이나 워마드같이 같지도 않은 말만 지껄이는
자칭 '페미니스트'가 '양성평등'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일베조차 긍정이 가능하다,
어줍잖은 궤변으로 교수놀이 하면서 자기 글귀에 취해있는 그 모습이 가장 추악하다는 걸 아는가?

ㅇㅇ 2018-12-27 21:20:11
ㅋㅋㅋㅋㅋㅋ 이런 사람이 이화여대 교수를 하고 있어 ㅋㅋㅋㅋ 이화여대 수준 나오지 ㅋㅋㅋ 워마드 저런 짓하는거 욕은 못할망정 여자가 하면 괜찮대 ㅋㅋ 진짜 정신병자다 ㅋㅋㅋㅋ 저런 사람이 지식인이라고 앉아있으니 나라꼴이 이모양이지 ㅋㅋㅋㅋㅋ 여성이라고 쉴드치는 수준보니 우리 나라 여자 수준이 다 워마드 수준인가보네 ㅋㅋㅋㅋㅋ

사람죽여놓고놀이라고 2018-12-28 13:12:40
제정신인가? 아주 재미로 사람 죽여댈 기세네. 그게 놀이라고? 워마드 사이트 들어가서 글 읽어보기라도 했나? 아니, 알고도 이런 소리 해대는 건 이 글 쓴 사람 자체가 워마드식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원본없는미러링 2018-12-28 13:10:03
원본없는 미러링. 쉭쉭~ 개판쳐놓고 미러링 한 마디면 전부 면죄받을 수 있다 생각하는 일베만능주의.

문재현 2019-01-11 13: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