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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학진, 이렇게 변하고 있다
[기고]학진, 이렇게 변하고 있다
  • 이종욱/학진
  • 승인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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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조직강화 주력, 연구지원과 평가로 조직구분

이 종 욱/ 한국학술진흥재단 기획조정실장

올해 들어와 '인문학 등 기초학문의 위기와 대책'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여기에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일 것이다. 이는 대학을 중심으로 학문 전 분야에 걸쳐 기초학문을 중점 지원하는 학술연구지원기관이 국내에는 유일하게 학진이며 그만큼 학진이 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이 크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초연구의 지원 목적이 단기적 효과보다는 대부분 공익적이고 장기적 기반 육성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학계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그것이 실행되기까지는 합리적인 검토 그리고 좀더 광범위한 합의도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학계의 심도있는 의견을 바탕으로 학진이 개선하려는 추진 방안과 '우리나라 학술 발전'이라는 실타래를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 학진의 전문성과 조직 부분이다. 학진은 학술진흥정책의 설계와 학술연구지원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 현직 대학 교수 또는 박사급 연구원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왔다. 물론 그간 대학 파견교수 3명과 박사급 연구원 2명만으로 다양한 학문분야별 의견을 수렴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위원의 확대와 역할 정립을 강화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이에 9월부터는 정책, 평가, 어문,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 의치약학, 농수해양, 예체육학, 복합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전문위원별로 분과위원회를 운영하고자 한다. 이에 전체 조직에 있어서도 크게 연구지원부문과 학술 정책 및 평가 부문으로 구분하여 종적/횡적 조직 체계를 균형있게 갖추는 매트릭스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둘째, 학진의 역할 부분이다. 학진이 해야 하는 역할은 자명하다. 그것은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식생산과 지식확산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의 균형발전과 우수한 차세대 연구인력을 육성이라는 큰 명제를 풀어야 하고 각종 지원과 정책은 연구자 중심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진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연구지원관리의 선두에 서서 지난 20여년 간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묵묵히 학술발전의 초석으로 일조해 왔다고 생각한다. 학술이 변화하듯이 학진도 변화하고 있다. 학진은 연구지원관리의 전문성을 보다 고도화해 학술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다져야 한다. 학술 발전 없이 학진은 발전할 수 없다. 자가 발전시스템을 양쪽에서 가동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진은 오랜 기간 축적해온 연구지원관리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진일보한 학술 지원 체계 정립 및 평가제도 확립을 통해 학문 변화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학술연구와 관련해 많은 연구자들이 미국의 선진 사례를 들고 있지만 미국 대학에는 있는데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 많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표적 사례를 들자면 교수임용제도부터 다르다. 미국에는 테뉴어 트랙이 있어서 교수 임용전 일정 기간 동안 동일 분야 연구자들에게 경쟁시키는 시스템이 있고 이를 통해 기회는 균등하게 부여하되 공정한 임용제도를 확립해 왔다고 본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에는 같은 세부분야의 교수를 한 대학에서 2명 이상 채용하는 예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각 대학별 연구의 특성화 측면에서 볼 때 그리 바람직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자유로운 대학간 교수 이동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학 문을 나와 갈 때가 없는 건 학생뿐만 아니라 연구자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우리와 미국의 대학 현실은 많이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이 혹시 학술 발전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가 고민할 때가 됐다고 본다.


우리는 지난 여름 월드컵을 통해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다시 알게 됐다. 그 중 하나가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과거 우리는 골키퍼, 수비, 허리, 공격 선수 모두에게 고른 사랑과 관심을 줬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월드컵을 통해서 우리는 모든 위치의 선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고 그들 모두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연구자도 소속과 분야, 연구하는 단계에 따라서 역할과 위치가 모두 다르다. 연구지원기관도 같다고 생각한다. 학진처럼 기초학문을 중점 지원하는 기관이 있는가하면 응용이나 개발을 지원하는 기관도 있다. 지금 학진은 변하고 있다. 자기 역할과 위치에 맞는 변화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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