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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과학 굴기
중국의 과학 굴기
  •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 승인 2018.12.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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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gitamus 우리는 생각한다]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대국이 되고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한 해를 계획하면 벼를 심고, 십 년을 계획하면 나무를 심고 백 년을 계획하면 어린이에게 투자하라’는 중국 격언이 있다. 이 격언은 7세기에 나온 얘기인데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세대를 교육한다는 의미는 변하였다. 현대 세계에서 젊은이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많은 부분이 과학적 사고능력의 배양에 투자되어야 한다. 중국은 장기간의 과업인 과학과 과학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의 각 연구기관은 최신 시설을 갖추고 기초연구와 함께 최신기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30년 이상, 중국의 R&D 기금은 30억 달러에서 4,000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중국은 연구에 매년 2,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데, 이 정도의 투자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중국은 정부는 <13차 5개년 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된 국정과제의 상위에 뇌과학, 유전자 과학, 빅데이터와 의료 로봇 같은 과학-기반 혁신사업을 올려놓았다.

2017년에 중국에서 발표된 과학논문은 미국을 앞질러 17,0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중국 과학자들은 그들의 경력을 대부분 중국 내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미국 또는 유럽의 실험실에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욕구들이 있지만 많은 <박사후연구원>들이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점은 우리나라와 뚜렷이 구분되는 부분이다. 중국 과학혁명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매년 약 250만 명 이상의 학생이 과학, 기술, 공학과 수학 분야의 학과에 진학한다는 것이다. 이 숫자는 미국보다 약 5배 많다.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만 중국은 매년 거의 3만 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외국에 체류 중인 중국 과학자들을 유치하고 있는데, 2008~2014년 중반까지 진행된 ‘천인 인재’(Thousand Talents) 프로그램을 통해 4,000명 이상이 중국으로 돌아왔다. 최근 중국은 ‘과기혁명’을 강조하고 있으며, 상하이 엑스포는 정부의 관점을 잘 보여준 예이다. 과기혁명은 순수과학보다는 응용에 초점을 맞춘 실용주의를 반영한 것으로, 중국의 ‘과기혁명’은 유럽에서 일어난 17세기 과학혁명의 또 다른 버전이다.

미국과 유럽이 아직도 앞서고 있는 분야는 민간 공익재단 같은 민간분야의 투자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것이 과학혁신을 이뤄낸 주된 동력이었다. 19세기에 <캐번디시(Henry Cavendish)> 가문은 <캐번디시 연구소>에 거금을 기부하였다. 이후 이 연구소는 뉴런에서부터 DNA 이중나선에 이르는 많은 혁명적인 발견을 이루었다. 동시대에 록펠러, 구겐하임과 카네기도 자신들이 설립한 공익재단을 통해 국제적으로 우수한 과학자들을 지원하였다. 국립보건원 같은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연구비가 주된 원천인 20세기 후반조차도 민간 연구기금은 여전히 주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대학의 많은 학과와 연구소들은 기부금과 비영리 연구센터의 연구비에 의지하고 있으나, 중국에는 그런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이 방면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중국 사업가 중 일부가 중요한 발견을 이룬 물리학자, 생명과학자, 기계 및 컴퓨터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미래 과학상’을 제정하였다. 이것은 2012년에 실리콘 밸리의 상위 기부자들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상(Breakthrough Prize)’을 모델로 하고 있다.

중국의 민간 과학기금의 조성은 과학발전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지난 세기의 역사를 볼 때, 과학의 발전은 과학 및 교육의 생태계에 공공, 민간 및 비영리 기관 등 3유형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이에 비해 국내의 대기업들은 기초연구는 대학 및 연구기관에 미루고, 오직 선진기술 따라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경배 과학재단>이 출범한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민간기금에 의한 연구 동력의 확보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이 재단은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과 지속적 지원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재단은 생명과학 분야의 창의적인 연구를 지원해 과학의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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