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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 드리는 글월
문재인 대통령에 드리는 글월
  •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 승인 2018.12.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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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2018년의 마지막 달, 달력 한 장이 가볍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나라의 온갖 짐을 다 지고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님! 취임할 때 가졌던 초심이 아직은 흔들리지 않고 있겠죠. 많은 지지를 보냈던 국민들의 마음은 처음보다는 상당히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을 향해 느끼는 바는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더 깊습니다. 이곳저곳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적폐를 들어내려고 시작한 개혁 작업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 시대적 과제인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힘겨운 줄다리기는 끝없이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가계를 조금이라도 풍성하게 마련해보기 위한 경제 정책도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으니, 마음이 편할 날이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한 해를 보내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엉킨 실타래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니, 정말 우리가 제대로 살펴야 할 사람의 가치를 주변화시켜놓고 있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도 수시로 사람 중심의 정책이라는 수사들이 무수히 제기되었지만,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크게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대접을 제대로 받는 사회가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민주사회이기에, 이 가치는 모든 사회 영역 전반에 스며들어야 할 가치의 토대이기도 합니다. 그동안의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는 이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역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개혁은 더 근원적인 문제에 맞서 적폐를 청산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세워나가는 교육영역의 개혁입니다. 교육은 결국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통해서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지 못하면서, 어떻게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아직도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유치원 문제도 이것의 한 형태이겠죠. 그러나 이 문제는 현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작한 개혁의 한 모습이 아니라, 적폐가 드러난 것일 뿐입니다. 한국의 교육 현장인 초, 중, 고, 대학의 현실 속에 있는 적폐를 제대로 바라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사람 중심인, 사람답게 사는 사회로의 진입이 가능한 것입니다.

현 정부 들어 교육 개혁은 말만 무성했지, 무엇이 개선되고 있는지, 현장은 실감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 현장에는 교육의 주체며 중심인 사람은 사라지고, 자본의 논리만 횡행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아니고, 돈이 전부라는 인식만 강화되고 있습니다. 교육에서 돈은 필요조건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키우는 데 돈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지 않습니까? 교육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난 자율적 영역으로서, 백년대계라는 긴 호흡과 안목으로 가야한다고 수없이 되뇌어 왔지만, 현실은 여전히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은 낡은 옷에 새 헝겊을 대는 형국이었습니다. 현 정부도 아직은 그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교육 현장에 몸담은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교육부를 없애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왜 이런 말을 교육부가 들어야 했는가를 적폐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사람 키우는 일은 멀기만 한 과정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인식하시길 바랍니다. 남북한의 관계개선을 통한 평화의 정착도, 어려운 민생경제의 해결도 중요하고 급한 현안이지만, 정부가 바뀌어도 크게 손댈 필요가 없을 정도의 교육 개혁을 현 정부가 할 수는 없을지요? 제대로 한 번 살펴보길 기대합니다.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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