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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연대로 재벌대학·대학 서열화, 개혁할 것"
"교수연대로 재벌대학·대학 서열화, 개혁할 것"
  • 박소영
  • 승인 2018.12.10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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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대학교수들 뭉쳐…대학교육 개혁 향한 ‘초록교육연대’ 출범
지난 5일 성균관대·중앙대·인하대 교수들로 구성된 초록교육연대가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교수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 5일 성균관대·중앙대·인하대 교수들로 구성된 초록교육연대가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교수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2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과 거국내각 구성 요청을 골자로 전국 대학교수 시국선언을 주도한 교수들을 기억하는가. 이들 교수진이 수량화된 지표로 책정되는 연구문화, 기업경영식 전략으로 운영되는 대학을 바꾸고자 ‘초록교육연대(가칭)’ 출범을 선포했다.

재벌대학 개혁으로 학내민주화 일굴 것

지난 5일 오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교수회관에서 성균관대, 중앙대, 인하대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현장 서열화 개선과 창조적 혁신을 위한 초록교육연대’ 출범식을 가졌다. 김정탁 교수(신문방송학과)가 사회를 맡아 성명서 낭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초록교육연대가 가장 주목한 점은 재벌이나 기업이 운영하는 대학 개혁의 필요성이다. 초록교육연대 구성원 교수들이 대표적 기업재단 대학인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로 구성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정탁 교수는 “대학교육 개혁을 위해 재벌대학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에서 가장 비민주적 집단인 기업이 대학을 운영해 학내민주화를 파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사항은 ‘기업 마인드’로 대학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국어교육과·교수회장)는 “기업은 대학행정 모든 것에 이윤을 따지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만 본다”고 지적했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독어독문학·전 교수협의회장)는 “기업이 대학을 소유하는 것은 막지 못하지만, 기업은 최소한의 기본적 윤리를 지켜야 한다”며 “미국의 사립대학처럼 대학에 지원하지만 지배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대학을 운영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량화를 통한 대학 서열화, 해결 필요

수량화된 지표로 대학을 평가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초록교육연대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학 서열화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집단이 ‘학부모와 학생’임을 지적했다. 수험생은 진로 탐색보다 자신의 서열과 대학의 서열을 맞춰 진학을 결정한다. 학부모의 경우 자신의 진학을 위해 불필요한 교육비 지출을 감행한다.

성명서는 대학평가를 수량화할수록 양적 지표에 충족하기 위해 기업재단 대학이 기업경영식 전략을 동원해 대처한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접근으로 실제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 교육 당국으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는다. 교수들은 현재 재벌 운영 대학에 국가 예산이 더 많이 지원돼 다른 대학이 피해를 보는 실정을 꼬집었다.

연구논문의 질이 아닌 개수가 중요해진 현실도 지적했다. 교육과 연구업적도 수량화된 지표에 의해 평가된다. 김명인 교수는 “시간을 오래 들이거나 깊이 있는 논문을 쓰는 교수는 대학에서 소외당하기 일쑤다”고 말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교수(사회복지학과) 또한 “대학은 논문의 개수를 따져 교수와 계약한다”고 동의했다.

한편, 초록교육연대는 출범식 이후 회원간 충분한 합의를 거쳐 앞으로의 활동을 계획한다. 김정택 교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이 출범식이 계기가 돼 다른 대학들과도 연대를 빨리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소영 기자 zntusthsu@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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