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7 11:07 (월)
“과학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양교육해야”
“과학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양교육해야”
  • 양도웅
  • 승인 2018.12.03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학생을 위한 대학 과학교양교육 토론회」 열려

지난달 27일 한국기초교양교육원(원장 윤우섭)이 주관하고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이 주최한 「모든 학생을 위한 대학 과학교양교육 토론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정진수 충북대 교수(물리학과)의 ‘모든 학생을 위한 대학 과학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발제, 김응빈 연세대 교수(시스템생물학과)를 좌장으로 한 패널토론으로 구성됐다.

교양교육은 인문교육이라는 오해 

주제에서 알 수 있듯, 토론회가 말하는 건 과학교양교육이다. 이는 지금까지 대학에서 이뤄진 교양교육이 인문 중심의 교양교육이었음을 말하며, 현재 대학생이 대학 졸업 후 진출한 사회 전 영역에서 과학과 과학적 사고를 필요로 함을 말한다. 

정진수 교수는 발제에서 “오늘날 대학의 교양교육은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만족스럽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등학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국어·영어·수학과 문사철(文史哲) 중심의 기초과목이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 문명 생활의 핵심인 자연과학과 공학에 대한 교양교육이 매우 부족하거나 심하게 왜곡됐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번 발제에서 총 41개 대학, 404개의 교양과학 강좌에 대한 분석 결과를 짤막하게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404개의 교양과학 강좌 가운데 42%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처럼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중 한 과목만 가르치는 강좌이며, 22%는 인문·사회·예술을 과학에 접목한 강좌이다. 14%는 현재 세계적 추세인 통합과학을 가르치는 강좌이고, 11%는 기술과 과학을 가르친다. 나머지는 과학철학이나 과학사를 가르치는 강좌다. 

많은 대학이 고등학교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과 방법으로 과학을 가르치거나, 실상 과학이라고 보기 어려운 내용을 교양과학 강좌에서 가르친다는 결과다. 결과를 소개하며 정 교수는 “낮은 수준의 교육내용” “과학을 가장한 비과학” “단순 흥미 호기심 위주의 교육” 등을 현 교양과학 강좌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과학철학과 과학사는 자연과학 영역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학생들은 자연과학 영역에서 필수로 한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인문계열 학생 대부분은 주로 이런 과목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선택은 과학 교양교육의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평했다. 

지난달 27일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이 「모든 학생을 위한 대학 과학교양교육 토론회」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환영사하는 신용현 의원의 모습. 사진 출처=신용현 의원 블로그

과학을 가르치기보다 과학의 가치를 가르쳐야

그럼, 정 교수가 주장하는 과학교양교육의 목표와 내용은 무엇일까? 

“교양교육은 과학과 기술의 원리와 방법보다 의미와 가치를 더욱 강조하는 게 핵심이 돼야 한다. 원리와 방법은 전공 교육에 맡기고, 과학과 기술이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복잡한 사회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상식을 가르치는 것도 매력적일 수 있지만, 정확한 상식을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과학과 기술 관련 전공자인 학생은 과학과 기술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이미 발견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인문계열 학생은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상대적으로 덜 발견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인문계열 학생에게 과학과 기술을 가르칠 때, 무턱대고 과학과 기술의 내용을 가르치는 건 적절치 않다. 과학과 기술이 현대 사회에서 왜 중요한지를 먼저 가르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자연계열 학생에게 인문사회계열 교양과목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다. 정 교수 제언의 함의다. 

한편,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선진적으로 교양과학 강좌를 운영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공우석 교수가 “교양과학 강좌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대학 당국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또한, “학생들에게도 ‘과학이 어려운 줄 안다, 하지만 과학을 모르면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우선 과제는 대학 당국에든 학생들에게든 혹은 교육부에든 과학의 가치, 중요성을 설득하는 일이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