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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 경직화” vs 강사 “처우개선이 질 제고”⋯ 뜨거운 강사법 논쟁
대학 “교육 경직화” vs 강사 “처우개선이 질 제고”⋯ 뜨거운 강사법 논쟁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12.0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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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장단, 사립대 총장들 문제제기에 강사, 학생들 반박
지난달 27일 이찬열 의원실(바른미래당, 사진 가운데), 임재훈 의원실(바른미래당), 조승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br>​​​​​​​‘강사법과 대학의 올바른 변화’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br>
지난달 27일 이찬열 의원실(바른미래당, 사진 가운데), 임재훈 의원실(바른미래당), 조승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강사법과 대학의 올바른 변화’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사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8월 시행을 앞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이하 강사법) 논쟁도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대학 측은 다양성 측면에서 강사법이 교육의 질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시간강사와 학생들은 강사법 시행이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대학, 강사법 시행 시 교육 다양성 저해

논쟁의 물꼬를 튼 것은 서울대 학장들이다. 지난달 20일 서울대 22개 단과대 학장과 대학원장으로 구성된 ‘서울대 학장단’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최근 발의된 강사법이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강사법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학장단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교육 다양성의 저해다. 입장문에서 학장단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수요에 부응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시의성, 다양성,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며 “시간강사 구성의 유연성·변화가 필요하지만 단기임용을 제한하는 강사법은 소수 강사의 신분을 안정시킬 뿐 이러한 요구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강사법은 재임용 절차를 3년 이상 보장하고 1년 이상 임용을 원칙으로 규정했다. 단, 병가, 출산, 징계 등 예외적인 사유에 한해 단기간 임용도 가능하다.

학문후속세대 육성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학장단은 “소수 강사의 신분이 보장되는 반면 경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학문혁신세대의 강의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며 “결과적으로 대학 강단으로 진입하는 데 장벽이 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이하 사총협)는 열린 ‘제21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건국대 홍보실

총장들이 강사법에 반대하는 근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23일 열린 ‘제21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이하 사총협)는 △강사수급 경직화로 교육과정의 다양한 운영 및 학생의 교과목 선택권 축소 우려 △대학원생 등의 강사기피로 학문후속세대 육성 어려움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강사가 대량 실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강사·학생들, “강사 대학 부품 아니야”

이러한 대학의 움직임에 시간강사와 학생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이찬열 의원실(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실(바른미래당), 조승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강사법과 대학의 올바른 변화’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는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하 한교조) 위원장, 강태경 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지부장, 이용우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강사들은 이번 강사법이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본모습을 찾을 기회라고 주장했다. 임순광 위원장은 “최근 만들어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등 비정규직 형태로 대학에서 일을 하는 교원은 종류가 31가지에 달할 정도”라며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분들보다 충실히 준비한 사람들이 강의 맡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효정 대학강사노동조합 조합원(前 경희대 강사) 역시 “지금까지 강사는 4개월마다 교체되는 ‘프린터 토너’같은 존재였다”며 “강사가 부품이 아니라 인간으로, 교육자로 존재할 수 있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대학을 만드는 응답이 강사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접 수업을 듣는 학생들 역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강사법 시행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강태경 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지부장은 “이미 대학에서 학생들이 체감하는 수업의 질은 시간강사와 대학 교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며 “이번 고려대 총장실 항의방문은 오히려 시간강사들에 대한 수업의 질이 낮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고려대 총학생회,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대 강사 구조조정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고려대 총장과 사무처장에게 전달했다.

학문후속세대의 교육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제기됐다. 이정우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대학이 이윤 추구보다는 강사 복지를 생각할 때 대학생들 교육의 질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에게 강의 경험을 주는 것보다 당장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 “후속조치 마련 노력하겠다”

교육부는 강사법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 마련과 예산 확보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3일 사총협 정기총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이번 강사법 개정을 통해 학문 후속세대의 교육역량을 극대화하고,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강사법’ 개정은 대학과 강사 그리고 정부, 3자가 고통을 분담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교육부에서도 강사법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대학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시행령 개정 및 운영 매뉴얼 마련 등 후속 절차 준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무엇보다도 시간강사 처우 개선과 학문 후속세대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강사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강사법은 당초 내년 1월 1일 시행될 것으로 예정됐지만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를 거치며 내년 8월 1일 시행으로 바뀌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강사법 시행에 따른 예산 550억원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글·사진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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