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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대학은 교육의 질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가?
독일대학은 교육의 질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가?
  • 김상무 한독교육학회 회장/동국대(경주)·교직부
  • 승인 2018.12.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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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고등교육 ⑨ 독일판 교육 기본역량진단

2010년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으로 시작해, 2017년 ‘대학 자율역량강화 지원사업(ACE+)'으로 명칭을 변경해 진행돼 온 소위 ‘잘 가르치는 대학’ 사업이 2019년 2월 종료된다. 한국 대학 학부교육 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은 교양ㆍ전공·비교과 교육과정, 학사구조, 학생지도, 교수-학습지원, 교육의 질 관리 등 대학교육의 주요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여러 한계와 다양한 관점에서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학교육의 질을 개선하는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독일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선, 주정부에 의한 대학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각 대학의 법적ㆍ행정적ㆍ재정적 규정과 절차 준수 등을 평가하고 있다. 또한 대학 수준에서는 내ㆍ외부전문가와 대학생과 졸업생을 포함하는 내ㆍ외부의 평가가 있다. 강의평가와 업적에 관한 보고서 제출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전공영역에서는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전공 인증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적 수준에서 한국의 ‘대학 자율역량강화 지원사업'과 유사한 ‘강의의 질 협약(Qualitatspakt Lehre)' 사업이 수행되고 있다. 이 협약 체결에는 1990년대 이후 독일 고등교육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두 가지 변화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유럽 고등교육권역 창출을 목표로 하는 볼로냐 프로세스에 따른 개혁노력이다. 이는 강의 개선과 학사와 석사학위제 도입 같은 대학교육 조건 개선에 영향을 끼쳐왔다. 다른 하나는 국가와 공공행정의 현대화를 위한 지침으로서의 소위 ‘신공공관리’ 방식으로의 대학정책의 전략변화이다. 효율성과 실적 제고를 목표로 하는 경제계에서 일상적인 관리방식이 고등교육정책에도 확산됐다. 경쟁을 통한 수주라는 ‘신공공관리’ 방식으로 진행된 ‘강의 질 협약’ 사업은 독일 대학교육에서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전통적으로 대학의 규모에 따른 재정배분방식으로 이루어지던 지원방식에서 강의와 학습조건 개선이라는 특정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해 지원받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08년 독일 학계의 최고권위기관이라 할 수 있는 학술원(Wissenschaftsrat)은 ‘강의와 학습의 질 개선을 위한 권고’를 발표해 대학 강의와 학습을 크게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투자를 제안했다. 2010년 볼로냐 프로세스에 따른 대학개혁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대규모시위가 이어지자 연방의회에서 전문가협의회가 개최됐다. 여기서 대학 강의와 학습을 개선하는 연방과 주정부의 협약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를 수용해 연방교육부는 10년간 20억 유로(약 2조 5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10월 말 연방과 주정부의 행정합의 형태로 ‘강의의 질 협약'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2016년 말까지 지원되는 첫 번제 공모가 2011년 시행됐다. 이 공모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대학의 강의, 돌봄, 상담을 위한 인력 확충이다. 특히 대학신입생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과 상담이 확대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대학의 강의, 돌봄, 상담인력의 자격 획득과 재교육을 위한 지원이다. 새로 임용된 교원들이 충분한 강의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오래 강의하고 있는 교원들도 계속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며, 질 관리와 보장 시스템의 결합을 통해 강의의 질을 꾸준히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대학생들의 학습조건 최적화와 혁신적인 전공모델 개발 지원이다. 여기서 중점은 각 전공과정이 실습지향적으로 개편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학사과정 학생들이 자신들이 선택하게 될 직업세계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경험과 배경은 지닌 신입생들이 대학교육 입문 단계에서 자신들의 개인적 특성에 맞게 상담과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2012년에 실시된 공모 결과 독일 전체 대학 400개교 중 전문대학을 포함해 186개 대학과 프로젝트가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2015년 첫 번째 공모에서 선정된 대학과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두 번째 공모에서 156개 프로젝트가 선정되고 30개는 탈락했다. 지원기간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이다. 한국의 ‘대학 자율역량강화지원 사업'과 비교해보면 목표와 내용은 비슷하다. 그런데 한국은 개별대학 단위에다 대학교육 전반의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비해, 독일은 개별대학이 강의와 학생 지원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형식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몇 개 대학이 연합해 프로젝트 형식의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상무 한독교육학회 회장/동국대(경주)·교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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