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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뮤지컬 추천: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뮤지컬
연말 뮤지컬 추천: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뮤지컬
  • 교수신문
  • 승인 2018.11.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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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소녀의 통쾌한 복수 '마틸다',
심바가 왕이 되기까지의 여정 '라이온 킹'

무대 메커니즘이나 음악, 담고 있는 메시지 등 모든 면에서 아이들이 보기에 이해하기 쉬우면서 어른들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고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는 웰 메이드 패밀리 뮤지컬 두 편이 2018년 연말 공연계를 달구고 있다. 

뮤지컬 <마틸다>는 <해리포터>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한 로알드 달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 로알드 달 재단이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에 의뢰해 7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었다. 

원작 동화 속 주인공 마틸다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어린 소녀이다. 중심 이야기는 절대적인 권위와 폭력적인 교육관을 지닌 트런치불 교장을 물리치는 단순하고 동화적인 내용이지만 마틸다는 이전의 동화 속 주인공과는 분명 다른 캐릭터였다. 신데렐라나 라푼젤처럼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주체적인 소녀이다. 마틸다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라도 부당한 일에 맞서 대항한다. 그 대상이 설령 친부모일지라도 말이다.

뮤지컬은 동화의 기본 플롯을 충실히 담아내면서 동화의 판타지적인 정서와 메시지를 무대 위에 잘 구현해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온통 수천 개의 알파벳 카드로 장식된 무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책을 좋아하는 마틸다의 캐릭터를 반영한 무대는 색색의 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뮤지컬 <마틸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When I Grow Up' 장면이다. "어른이 되면 하고픈 것들 맘대로 할 것"이라는 귀여운 가사에 웃음 짓게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탄 그네가 객석까지 날아올라 아이들의 꿈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이 장면은 아이들의 꿈을 보여주면서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부당한 일에 가만히 있어서는 절대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마틸다>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마틸다 한 개인의 영웅성과 성장을 보여주었던 원작 동화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부당한 일에 맞서는 아이들의 연대를 통한 성장을 강조한다. 트런치불 교장을 물리치는 데 여전히 마틸다가 중심에 서지만 다른 아이들 역시 힘을 모은다. 신나는 록 음악으로 울려 퍼지는 'Revolting Children.' 아이들의 연대로 트런치불 교장을 몰아낸 후 부르는 승리의 노래이자 통쾌한 장면이다.

Mufasa and Scar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또 한 편의 작품은 디즈니의 최대 히트작 <라이온 킹>이다. <라이온 킹>은 첫 장면부터 압권이었다. 애니메이션에서 어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사바나의 동물들이 몰려드는 'Circle of Life' 장면을 무대에서 그대로 재현한다. 새떼들이 날아들고 코끼리, 코뿔소, 기린, 가젤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을 무대에 재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했다. 디즈니는 가면극과 인형극 등 동양 연극에 조예가 깊은 줄리 테이머에게 연출을 맡겨 불가능한 미션을 기대 이상으로 완성해냈다.

<라이온 킹>의 성공에는 다양한 동물을 표현한 가면과 인형들, 그리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애니메이션 장면을 연극적으로 옮긴 참신한 발상의 공이 크다. 줄리 테이머는 다양한 동물들을 인형이나 가면으로 표현했다. 사자의 경우는 반가면을 이용해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대신 머리에 얹어 배우의 얼굴이 드러나도록 했다. <라이온 킹>의 인형들은 동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 사실적이면서도 동물을 연기하는 배우를 굳이 숨기지 않고 노출하는 연극적인 전략으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무대에 몰입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뮤지컬 <라이온 킹>은 장면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 구현으로 즐거움을 준다. 무대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원작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레보엠이나 엘튼 존, 한스 짐머가 뮤지컬에도 참여해 새롭게 세 곡을 추가하는 등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재미도 뛰어나다. <라이온 킹>의 우화적인 이야기를 통해 탄생에서 죽음으로 이어지고 세대가 교체되는 삶의 순환을 표현한다. 이처럼 <라이온 킹>은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우화지만 담고 있는 함의가 적지 않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공연 칼럼니스트
한예종 연극원 연극학과 전문사를 수료했다. 월간 <더뮤지컬>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SERICEO <사운드 오브 뮤지컬> 진행자, 뮤지컬 평론쇼 <스테이지 감동정산> 프로듀서 및 진행자, 그리고 예그린 뮤지컬 어워즈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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