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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수업 듣는 의대생...의학교육 변화, 눈에 띄네
코딩 수업 듣는 의대생...의학교육 변화, 눈에 띄네
  • 전세화
  • 승인 2018.11.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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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육과정에 IT·마케팅 등 융합교육 활발, 첨단 기술에 치중한 점은 아쉬워

부경대(총장 김영섭)는 지난 9월부터 의공학과와 IT융합응용공학과를 융합한 ‘의공학 IT융합전공’을 학부과정에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의공학 분야와 IT 분야의 지식과 역량을 모두 갖춘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안예찬 의공학과 교수(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사업단장)는 “새로운 전공 운영을 위해 강의방법과 학적 운영 등 전공 운영 방식을 모두 개편했다”며 “이 전공 운영에 4년간 매년 10억 원씩 지원하는 등 차세대 산업을 이끌 인재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교육이 변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학제간 융합이며,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분야는 의학이다. 타 분야와 결합해 혁신을 추구하는 의학교육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펴본다.

확장하는 의료영역, 전통 의대교육으로 수용 불가해져

구성욱 연세대 의료기기산업학과 주임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는 최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MIT2018-IBEC2018에서 ‘제 4차 산업 혁명과 미래 의학 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구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과 창의성”에 있다며, “의학, 공학, 경영학, 법학의 통합 교육이 미래 의학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내에 머물던 공간은 직장, 노인요양기관, 가정 등으로 확대됐고, 질병치료에 한정됐던 서비스도 건강증진, 맞춤치료, 예방서비스 등으로 다양화됐다. 공급자 또한 의사와 병원에서 통신기업과 가정간호기관 및 건강관리회사 등으로 넓어졌고, 소비자(환자)와 시간선택의 자유도 높아졌다. 이처럼 전통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확대∙다양화되는 ‘의료영역’에 맞게 의학교육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구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의대수업에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교육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통합교육에 앞장서는 국내 의대들

연세대 의대는 지난 3월, 동국대와 성균관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석사과정에 의료기기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의대, 경영대, 공대, 법대 교수진이 협업해 만들었다. 이곳 의료기기산업학과 학생들은 ▲ 의료기기 산업 규제 ▲ 의료기기 제품 혁신화 ▲ 의료기기 기술경영 및 마케팅 등 산업 전반에 필요한 다양한 융합적 지식을 배운다.

연세대 의대는 올해 3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의대와 경영대, 공대, 법대 교수진이 협업해 대학원 과정에 의료기기 관련 학과를 만들었다. 사진은 연세대 의대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에서 강의하는 모습
연세대 의대는 올해 3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의대와 경영대, 공대, 법대 교수진이 협업해 대학원 과정에 의료기기 관련 학과를 만들었다. 사진은 연세대 의대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에서 강의하는 모습

최호순 한양대 의과대학장은 지난 5월 열린 의과대학 50주년 기념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미래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의대와 공대, 약대, 자연과학대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인 ‘바이오 메디컬 콤플렉스’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한양대 의대는 스마트강의, 스마트 시험 등 스마트 교육화를 위해 교과과정을 개편 중이다. 또, ICT, IOT, AI를 이용한 병원도 설립할 계획이다. 최 의과대학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 시대를 통합할 수 있는 융〮복합 연구 연대(unit)가 없으면 의학이 살아남기 쉽지 않다”며 통합 융〮복합 교육과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인공지능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소통능력 교육은 부족해
국내 의대에서 새로운 의학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대처해가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다만,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의학교육이 소통능력이나 인문학적 소양보다는 첨단기술 분야에 치중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에서는 의대생들에게 소설 창작을 가르친다. 의사는 환자에게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말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려면 서사능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의사의 인문학적 소양과 소통능력이 강조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의대교육이 기존의 암기위주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공지능시대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선택하는 방법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하버드 의대에서 ‘뒤집어진 학습(Flipped Learning)’을 도입해 교수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 대신 학생들 스스로 학습하고 그룹토론을 통해 문제해결을 도출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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