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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저’의 후예라 주장하는 '어원커족' 연구서 출간
‘옥저’의 후예라 주장하는 '어원커족' 연구서 출간
  • 양도웅
  • 승인 2018.11.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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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북방사연구소 『숲속의 사람들 어원커족』 출간

“어원커족은 아직도 그들의 기원이 어디인지, 그들의 조상이 지나온 숲은 얼마나 많았는지, 얼마의 세월을 순록을 벗삼아 살아왔는지, 풀리지 않은 문제로 가득 찬 신비학 민족이다.”
- 『숲속의 사람들 어원커족』, 「머리말」에서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도형) 북방사연구소가 옥저의 후예라 주장하는 어원커족을 분석한 『숲속의 사람들 어원커족』을 출간했다. 

현재 중국은 다양한 민족이 공존했던 중국 동북지역을 한족 중심의 역사로 재구성하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런 상화에서 현대 한국인과 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된 퉁구스족의 문화는 점점 사라지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동북아역사재단 북방사연구소는 ‘동북아 민족문화 비교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 내 퉁구스족 가운데 전통문화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는 3개 민족을 선정해 3년간 연구를 진행하며 매년 연구서를 발간해왔다. 이번 신간은 퉁구스족을 연구한 2016년 『최후의 수렵민, 어룬춘족』, 2017년 『아무르강의 어렵민, 허저족』에 이어 세 번째로 출간한 동북아 민족문화 비교연구서다.

* 퉁구스(Tungusic)
- 17세기 러시아 학자들에 의해 등장한 민족 개념으로, 현재는 중국 동북지역 민족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음
- 한국인은 언어학적으로 퉁구스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알려졌지만, 한국인과 퉁구스족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부족한 상황

사진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어원커족(중국명 鄂溫克)은 중국 헤이룽장성(흑룡강성) 서부와 내몽골 동부에 거주한다. 17세기경 러시아 학자들에 의해 최초로 ‘퉁구스’라 불린 민족이며, 러시아에서는 중국과 달리 어룬춘족과 어원커족을 ‘에벵키’라 해 하나의 민족으로 본다. 

이번 연구서 발간을 위해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어원커 지역을 현지답사하고, 어원커족 3대 지계(퉁구스‧야쿠트‧쒀룬)를 모두 돌아봤다.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의 민속학‧종교학‧민족학‧복식사‧건축사 전문가 8인으로 구성됐으며, 이번 연구서는 그 연구 활동의 결과물이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번 연구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학자들이 주로 물질문화를, 중국학자들이 정신문화를 연구‧저술했다. 

제1장 ‘어원커족 개관’(김인희 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
제2장 ‘어원커족 기원과 역사’ (우야즈 중앙민족대학 민족박물관 연구원)
제3장 ‘어원커족의 사회조직과 지도자’ (우야즈 중앙민족대학 민족박물관 연구원)
제4장 ‘자연의 규율에 따르는 생산 활동’ (우르우터 중앙민족대학 박사생)
제5장 ‘어원커인의 동반자, 순록’ (엄순천 성공회대 외래교수)
제6장 ‘어원커족의 3대 계통과 복식문화’ (조우현 성균관대 교수)
제7장 ‘어원커족의 음식문화’ (우르우터 중앙민족대학 박사생)
제8장 ‘어원커족의 주거문화’ (한동수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건축역사연구실 교수)
제9장 ‘혼례와 장례 중심의 통과의례’ (왕웨이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연구원)
제10장 ‘어원커족의 명절문화’ (왕웨이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연구원)
제11장 ‘샤먼과 샤머니즘’ (왕웨이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연구원)
제12장 ‘곰 설화와 곰 신앙’ (서영대 인하대 사학과 명예교수)
제13장 ‘어원커 사회의 변화’ (김인희 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

특히, 다른 어원커족 문화 가운데 우리 문화와 유사성 높은 문화가 있어 주목을 요한다. 신랑이 혼인 전 처가에 머무는 서옥제, 형이 일찍 사망했을 시 형수와 결혼하는 형사취수제는 고구려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고구려인의 창고인 부경은 어원커족의 고상식 창고인 카오라바오와 같은 형식이다. 

카오라오바오. 사진 제공=동북아역사재단
카오라오바오. 사진 제공=동북아역사재단

또한, 샤먼의 자격과 수련 과정, 의례 등은 한국 샤머니즘과 비교할 때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발견돼 향후 비교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어원커족의 곰 신화는 자연히 고조선의 단군신화를 떠올리게 하며, 특히 어원커족의 바터얼쌍 신화는 공주의 곰나루 설화와 같은 내용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아직 비교연구가 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다.

연구팀은 “우리가 어원커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어원커족 스스로 자신들이 옥저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에 알려진 어원커족의 기원은 ‘바이칼호설’이 유력했으나 1980년대 ‘옥저설’이 등장하면서, 현재 어원커족박물관에는 두 가지 설이 나란히 소개돼 있다. 서기 280년 고구려가 옥저를 공격했을 때, 서쪽으로 이주한 난민의 후예가 말갈 7부 중 안거골부(安居骨部)를 이뤘고, 그 후예가 어원커족이라는 것이다.  

어원커박물관에 소개된 어원커족의 옥저 기원설. 사진 제공=동북아역사재단
어원커박물관에 소개된 어원커족의 옥저 기원설. 사진 제공=동북아역사재단

연구 책임을 맡은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은 “폐쇄된 환경에서 장기간 자신의 문화를 유지한 어원커족은 한국의 고대문화를 복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서가 한국 고대문화 연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방사연구소는 3년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한민족과 퉁구스족 문화의 비교연구』를 2019년에 발간할 예정이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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