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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호 새로나온 책
943호 새로나온 책
  • 전세화
  • 승인 2018.11.1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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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말말-'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저자의 말
21세기 난민문제에 한나 아렌트가 답하다

오늘날 우리는 어두움이 전 세계를 삼키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결론 내리지 않고서는 견디기가 어려울 정도다. 아무리 어두운 시대라 하더라도 불빛을 발견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아렌트는 주장한다. 그 불빛은 이론이나 개념에서 등장하기보다는 개인들의 삶과 일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렌트는 우리의 정치적 문제들과 당혹스러운 일들에 대해 우리가 비판적 관점을 갖출 수 있게 돕고 있다는 점이다.

아렌트는 난민을 ‘양산’해내는 방식에서 20세기 중반의 나치와 21세기의 국가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며 이 전체주의적 간편함에 몸서리친다.  전체주의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함께 사유하고 의견을 나누고 행위 하기보다는, 또 그런 공동체를 만들고 가꾸기 보다는 일군의 문제적 사람들 자체를 배제해버린다. 이 유령이 오늘날에도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어떤 교훈을 요약하고 있는 듯하다. 두려운 교훈, 즉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을.

이 지점에서 아렌트는 ‘정치의 회복’을 요구한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정치 영역의 회복’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생각하고 말한다. 그렇게 설득하고 판단한다. 이런 행위를 통해 정치는 ‘권력’을 지니게 된다. 아렌트가 말하는 권력은 구성원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구성원이 지배하는 것을 뜻한다.

리처드 J. 번스타인,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한길사, 2018.10) 중에서


나도 나를 모르겠다| 권수영 지음 | 레드박스  | 292쪽
기독교 상담학자 권수영 교수가 자존감이 떨어져 있거나 감당하기 힘든 불안을 떠안고 있거나 인간관계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전하는 영혼을 깨우는 생각수업. 저자는 ‘내가 아는 나’를 성급히 완료형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그 동안 소홀히 여겼던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서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 |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 지음 | 손성현 옮김/김진혁 감수 | 포이에마 | 188쪽
현대신학의 흐름을 바꾸는데 기여했던 책이 국내에서 출판됐다. 1921년 스위스의 젊은 목사였던 투르나이젠은 신과 인간의 경계를 지우려는 신학이 야기한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을 토스토옙스키의 소설 속에서 찾았다. 『죄와벌』,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속 인물들은 지옥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실된 위로를 전한다. 신학적 관점에서 러시아 대문호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레트로토피아, 실패한 낙원의 귀환 |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 정일준 옮김 | arte | 272쪽
현대성 이론의 대가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작이다. 바우만은 현대사회를 난민 문제, 경제적 격차, 인터넷 기술과 미디어의 발전이 불러온 상대적 박탈감의 심화, 인종차별과 무차별적인 폭력에 대한 공포, 우파 포퓰리즘의 등장 등으로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해 버린, 역사상 가장 우울한 시대로 진단했다. 바우만은 이러한 현대사회의 병증을 고치려는 자기계발서와 항우울제, 정신과 상담 같은 민간요법들의 범람이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여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 경고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로 바꾸기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기본소득’ 개념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르네상스 | 제리 브로턴 지음 | 윤은주 옮김 | 교유서가 | 232쪽
이 책은 르네상스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만이 아니라 북유럽과 이베리아 반도, 이슬람 세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일어난 세계적인 현상이었음을 밝힌다. 저자는 근대를 향한 변화는 서양이 독자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동양과의 교류와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이로써 고전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격의 근대화를 이룩했다고 본다.

 

마르크스로 돌아가다 | 장이빙 지음 | 김태성 외 옮김/정성진?서유석 감수 | 한울엠플러스㈜ | 952쪽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저자는 마르크스의 청년시절 작성한 독서 노트와 미완성 수고, 서신 등의 텍스트를 심도 있게 분석해 마르크스의 사상이 형성된 과정을 고찰했다. 마르크스의 철학사상은 세 차례의 이론적 전환을 거친다. 관념론에서 일반 유물론으로, 철학에서 현실비판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하며, 마르크스 연구사상 최초로 마르크스의 철학 담론이 경제학 맥락에서 어떻게 전환되어 왔는지를 조명한다.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 로버트 거워스 지음 | 최파일 옮김 | 김영사 | 508쪽
2018년 11월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지 100년 되는 날이다. 주목 받는 소장 역사학자 로버트 거워스 교수는 이 책에서 대전 종식 이후 유럽 대륙을 휩쓴 새로운 폭력의 논리와 혼돈을 밝힌다. 특히, 그리스-터키 전쟁이나 러시아의 볼셰비즘, 헝가리와 불가리아의 내전, 발트 3국의 독립전쟁 등 패전국이 직면한 전후 세계에 초점을 맞춰 ‘끝나지 않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유산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조선, 철학의 왕국-호락논쟁 이야기 | 이경구 지음 | 푸른역사 | 384쪽
17세기가 저물고 18세기가 시작되던 시점은 조선왕국의 전환기였다. 안으로는 주자학으로 국가를 재건했던 시기가 끝나고 바야흐로 세속화가 진전하는 시기였고, 중인?서민?여성 등의 역량이 신장됐다. 밖으로는 오랑캐로 멸시했던 청나라의 융성이 확연했다. 일본, 베트남 등도 신국神國, 남제南帝를 자처하기 시작했다. 호락논쟁湖洛論爭은 이 시기 충청도 노론학자 호론과 서울 노론 학자 낙론이 마음, 타자, 사람 일반의 문제를 놓고 벌인 치열한 논쟁이었다. 세속화와 동아시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 선비들의 철학적 다툼은 조선의 정치, 사회의 숨은 추동력으로 작동했다.

 

한국, 남자 | 최태섭 지음 | 은행나무출판사 | 280쪽
『잉여 사회』의 저자 최태섭이 30대, 남성,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페미니즘의 물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자들을 고찰한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몰락 현상과 남성성에 대한 연구들을 소개한 뒤, 조선후기부터 6?25, 군부 독재, 외환위기 등 한국 남성성이 형성돼온 역사를 되짚는다. 온라인 공간에서 발현된 한국 남성성이 페미니즘의 부흥기에 어떤 대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분석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체제가 남성들에게 부여한 성별 질서와 남성성과 현실의 괴리가 지금의 남성들을 괴롭게 한다면 해체해야만 한다고 제안한다. 

 

후대가 판단케 하라 | 오항녕 지음 | 역사비평사  | 502쪽
조선시대 역사기록의 수정을 통해 그 시대의 정치와 역사의 특징을 고찰한 책이다. 조선시대 역사기록의 수정은 크게 ‘사화’와 ‘실록 수정’에서 나타났다. 조선시대 실록은 믿을 수 있는 기록이라는 의미로 ‘신사(信使)’라는 용어와 같이 쓰였다. 그런데 인조반정 뒤 이미 편찬된 『선조실록』을 수정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에서 세 차례의 실록 수정이 더 일어났다. 『현종실록』, 『숙종실록』, 『경종실록』의 수정이다. 실록의 수정은 정치 세력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각자의 관점에 따라 정치적 사안을 해석하는 평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록의 수정이 사건의 사실을 지어내는 경우는 없었으며, 실록을 수정?개수한 뒤에도 원본 실록을 폐기하지 않고 남겨둠으로써 ‘주묵사(朱墨史)’의 원칙을 수정의 모범으로 세웠다고 결론짓는다.

 

한국에 삽니다 | 안드레스 솔라노 지음 | 이수정 옮김 | 은행나무 | 224쪽
콜롬비아 출신 작가 안드레스 솔라노가 모국과 지리적·문화적으로 정반대에 있는 한국에서의 1년간의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담아내 2016년 콜롬비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콜롬비아 소설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 한국에서 출간됐다. 이 작품은 소설가 김인숙의 추천사처럼 “낯선 곳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내부, 타인의 내부를 통해 바라보는 나와 우리들의 외부”, 즉 경계에 선 사람이 그 경계를 직시하는 이야기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안드레스 솔라노는 영국 유명 문학잡지 <그랜타>가 선정한 ‘스페인어권 최고의 젊은 작가 22인’ 중 1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세계적으로 촉망 받는 소설가다.

 

 


분야별 신간도서
 

인문
실록이란 무엇인가| 오항녕 지음 | 역사비평사 | 572쪽
에베레스트에서의 삶과 죽음| 셰리 B. 오트너 지음 | 노상미 옮김 | 출판사 클 | 468쪽
차마, 깨칠 뻔하였다| 김영민 지음 | 늘봄 | 391쪽

사회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 | 글: 노현웅?고한솔?신민정?황금비?장수경?임재우 그림: 이재임 | 철수와영희 | 292쪽
마르크스주의 100단어| 미카엘 뢰뵈?에마뉘엘 르노?제라드 뒤메닐 지음 | 배세진 옮김 | 두번째테제 | 256쪽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4,15 | 서중석?김덕련 지음 | 오월의봄 | 296쪽, 308쪽

과학
떨림과 울림 |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72쪽
숲속 네트워크 | 글: 김신회 그림: 강영지 | 한울림어린이 | 160쪽
인공생명의 탄생 | J. 크레이그 벤터 지음 | 김명주 옮김 | 바다출판사 | 336쪽
큐비즘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구하다| 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 지음 | 이억주?박태선 옮김 | 동아엠앤비 | 224쪽

문화/예술/종교
세빌리아의 이발사ㆍ피가로의 결혼ㆍ죄지은 어머니 | 보마르셰 지음 | 이경의 옮김 | 경북대학교출판부 | 337쪽
소년, 꿈꾸다 | 글: 이사벨라 파글리아 그림: 포센티니  | 유지연 옮김 | 한울림어린이 | 32쪽
아빠가 사라졌다! | 고은령 지음 | 늘봄 | 310쪽

기타
녹색평론 2018년 11-12월 | 녹색평론사 | 236쪽
사례로 보는 도서관 저작권  |  정경희?이호신 지음 | 한울엠플러스 | 232쪽
2019 한국경제 대전망 | 이근, 류덕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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