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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의 질적 전환을 위하여
학술대회의 질적 전환을 위하여
  •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 승인 2018.11.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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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엉터리 국제학술대회 사건이 대학의 위상을 부끄럽게 했다. 그러나 전국에 산재해 있는 학회들은 추계학술대회를 이곳저곳에서 열고 있고, 또 열었다. 학회 운영을 위해서는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장을 마련하고, 여기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중심으로 학회지를 발간해야 하기에 이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학술대회는 모든 학회 운영의 중심체가 되어 있다. 각 학회에서 발간하는 학회지들은 투고 논문을 상당한 비중으로 싣고 있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결과물인 특집들은 대부분 학회에 발표된 논문들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학회지의 질적 수준은 역시 학술대회의 내용과 직결된다.

한 사회나 국가의 발전 속도나 수준은 역시 학회가 중심이 된 연구의 질적 수준과 비례한다는 점에서, 학회 활동은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국가도 한국연구재단을 통해서 학회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2017년 통계를 보면, 현재 한국 연구재단에는 등재지가 1,987개, 등재후보지가 296개로 총 2,283개의 학회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을 연구 영역별로 보면, 인문 554개, 사회 807개, 자연 123개, 공학 234개, 의약학 271개, 농수해 75개, 예술체육 126개, 복합학 93개이다. 인간 사회의 전문화와 다양화로 앞으로도 더 많은 학회의 생성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연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학회의 학술대회는 어떤 모습일까? 일차적으로 학회는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학술대회에 발표할 발표자를 모집하고. 발표 원고를 일정 기간 안에 요청한다. 학술대회에 발표할 원고들이 정리되면, 발표용 책자를 준비하고 토론자를 선정한다. 그리고 토론자에게 발표자의 원고를 전달해서 토론을 준비하게 하고. 토론문도 책자에 싣는다. 이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에 어느 학회든지 이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 문제는 발표자의 원고가 정해진 기한 내에 준비되지 않기에 토론문이 학술대회 책자에 제대로 실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난다는 점이다. 실리지 못하더라도 토론을 제대로 준비해서 발표 논문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가능하다면 별로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토론의 시간이 제한적이라서 깊은 본격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은 완성된 논문일 수도 있고,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한 논문일 수도 있다. 완성된 논문이라도 언제나 연구자의 논문이라는 것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 한계나 문제점은 다른 연구자들의 시각에 의해 수정되고 보완될 때, 좀 더 나은 논문으로서 재탄생된다. 학술대회에서 토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연구 논문의 질적 수준과 깊이를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술대회에서 늘 고착화되어 있는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그것은 발표 시간보다 적게 할애되는 토론 시간을 발표 시간보다 더 많이 할애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명의 발표자에 한정되어 있는 토론자 한 명의 토론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발표에 대해 여러 명의 토론자가 함께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깊이 있는 토론이 전제되지 않기에 늘 학술대회의 토론은 구색 맞추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결과로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뜨거운 토론의 용광로에서 새롭게 거듭날 기회가 되지 못하는 학술대회는 논문을 학회지에 싣기 위한 일련의 형식적인 과정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한 해에 발표되는 논문 수만 하더라도 부지기수다. 현안과 미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발표되는 논문들이 이렇게 많은 데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지체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논문 실적만을 늘이기 위해 영양가 없고, 형식만 있는 논문의 양산과는 무관한 것일까? 학술대회의 질적 전환을 위해 새롭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br>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br>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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