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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
인터뷰 :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3.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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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공부한 인재들을 배출할 것"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은 첫 학기를 마치며 "아직 성공적이라고 하기는 이르지만 일단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정년퇴직도 마다하고, 녹색대학으로 간 장회익 총장은 함양에 머무르며, 오전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낮에는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만들어진 학생을 옷 입혀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키워내는 교육"을 시도하고 있는 장회익 총장으로부터 녹색대학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 녹색대학은 '대안 대학'을 표방하고 있다. 대학교육제도의 무엇을 보완하고 대체하고자 하는가. 
"현재의 대학은 대학다운 교육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현대문명 자체도 이대로 나가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는데 대학은 사회제도 틀에 맞는 인재를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대학 교육은 시험이 공부의 목표가 왰다. 고등학교까지는 대학입시가, 대학에 입학한 다음에는 성적관리를 위해서, 그리고는 취직에 매달려 공부를 한다.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시험이 목적이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녹색대학은 나가면 무엇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교육한다. 녹색대학은 시험에 벗어나서도 공부를 하도록 하자는 실험적인 의도이기도 하다."

△ 녹색대학이 출범할 때 '대안교육과정의 완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대안교육은 기존제도와 소외된 측면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는가.
"대안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 어떤 것이 적절하고 현실적인 양식인가를 찾아야 한다. 적극적으로는 현대문명이 잘 못 가고 있으므로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일반대학은 그 틀에서 적절하게 잘 적응하는 것을 고민하지만 녹색대학은 그 안에서 틀을 바꾸려는 고민을 한다. 기업, 정부 사회조직에서 '바꿔주는 사람'을 찾는 경우는 적다. 그러나 앞으로 살기 위해서, 나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들'(바꿔주는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실체와 관계없이 녹색선전을 하고 있지 않은가. 기업이 방향전환을 하려고 한다면 기존 틀 속에서 교육받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다. 10중에 9은 안 하지만 그래도 하나는 바꾸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학생은 1만 명중에 특화 된 1명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 그래도 제대로 교육이 돼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필요한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대학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한다. 녹색대학에서는 인격적 관계가 형성된다. 대규모 대학에서는 학생이 대중 속의 하나이지만, 녹색대학은 신입생까지 포함해서 모든 교직원이 서로를 알고 있다. 큰 대학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지만, 인간의 교육은 그런 것이 아니다. 생명을 보살피는 것이다. 이 작은 인원도 보살피는 것이 어렵다."

△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도 필요하다
"아직까지 최소한의 학습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개인이나 어느 기구에서라도 이러한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줘야 한다. 기본적인 여건을 갖추는데는 50억원 정도가 든다. 이렇게 되면 자급자족해 나갈 수 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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