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암을 치료(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외과 수술로 암(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 약물로 암을 사멸시키는 방법, 면역 기능을 높여 암을 사멸시키는 방법, 이렇게 세 가지다. 물론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지 않는다. 위 세 가지 방법은 활발하게 연구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중이기도 하다.
위 방법 가운데, 외과 수술이 주는 부담과 약물치료의 부작용(정상세포에까지 영향을 줌)으로 면역 기능을 높여 암을 사멸시키는 방법이 주목받는다.
다시, 면역 기능을 높여 암을 사멸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암세포가 면역 기능을 하는 T세포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항체 암치료), 다른 하나는 암세포 주변에서 T세포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
최근, 면역 기능을 높이는 위 두 가지 방법 가운데 후자에서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바로 김병수 서울대 교수 연구팀(화학생물공학부)의 연구결과다.
김병수 교수팀은 암세포 주변에서 T세포(암세포를 죽이는 항체)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는 세포들을 제거해, T세포의 활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항체 암 치료제는 암세포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T세포의 기능 저하를 막는다. 몇 년 전 개발된 3세대 암 치료제로, 제한적이지만 일부 암 환자들을 완치시키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항체 암 치료제는 암세포에 의한 T세포 기능 저하에만 초점을 맞출 뿐, 암세포 주변의 다른 세포에 의한 T세포 기능 저하는 예방하지 못했다.
암 면역치료에 필수적인 T세포는
암세포에 의해서도, 암세포 주변 세포에 의해서도 기능 저하돼
암세포 주변 세포에 대한 연구도 필요했던 상황
항체 암 치료제의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김병수 교수팀은 나노입자(M1NV)를 주입해 암세포 주변의 M2대식세포와 조절T세포를 제거함으로써 T세포의 활성이 억제되지 않게 유도했다. 이 나노입자는 면역을 유도하는 M1대식세포의 유래물질이다.
개발된 나노입자를 PD-L1 항체(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암에 걸린 동물에 주사해, 암 조직에서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M2대식세포와 조절T세포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T세포가 크게 활성화되는 걸 확인했다. 따라서 PD-L1 항체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암 조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김병수 교수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전임상시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용화된 항체치료제의 치료 효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저명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8월 22일 게재됐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