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0 10:00 (화)
‘9월 과학기술인상’에 구종민 KIST 센터장, "뒤쫓는 연구 아닌, 나만의 연구한 게 결실"
‘9월 과학기술인상’에 구종민 KIST 센터장, "뒤쫓는 연구 아닌, 나만의 연구한 게 결실"
  • 양도웅
  • 승인 2018.09.10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삶은 전자제품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전자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이 우리 삶이다. 따라서 전자파를 막거나, 전자파를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이 매우 절실한데, 이 전자파 차폐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자 중 한 사람이 바로 구종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장이다. 

전자파 차폐용으로 구 센터장이 개발한 2차원 나노물질 ‘MXene(맥신)’은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뛰어난 전자적 특성을 보인다. 또한 MXene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가능성과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구 센터장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하 연구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구 센터장이 전자파 간섭을 막는 고분자 복합체를 개발해 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신개념의 전자파 차폐 소재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전자파 차폐 소재 원료로 전기 전도성이 우수한 은(Ag), 구리(Cu)를 꼽지만, 이 원료들은 가공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구 센터장이 개발한 MXene는 제조공정이 간편하고 낮은 비용으로 생산 가능해, 기존 소재의 단점들을 극복했다. 

구 센터장은 “뒤쫓아 다니는 연구가 아닌 나만의 연구를 해보겠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연구에 동참해주신 동료 연구자분들, 그리고 묵묵히 저를 따라준 학생들에게 모든 공로를 돌리고 싶다”고 선정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자파 차폐뿐만 아니라 방호용 차폐, 전자파 흡수, 스텔스 기술, 전극 패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만큼 MXene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한 상용화 후속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연구재단이 진행한 구 센터장과의 인터뷰 요약.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Ti3C2 맥신 (MXene) 및 Ti3C2-고분자 복합체 형상. 1nm 두께에 수μm 길이를 가지는 2D 판상구조 Ti3C2 MXene 및 이를 이용한 MXene-고분자 복합체는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전자파 차폐 특성을 보이며, 두께에 비례해 전자파 차폐 성능이 향상된다(그림 D). 자료 제공=한국연구재단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너무 큰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뒤쫓아 다니는 연구가 아닌 나만의 연구를 해보겠다는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연구에 동참해주신 동료 연구자분들, 그리고 묵묵히 저를 따라준 학생들에게 모든 공로를 돌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고분자 복합체를 활용한 첨단 소재 개발에 매진해 오셨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물질과 소재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지요?
"현대 과학기술의 트렌드는 신소재 연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 꼭 필요하지만 옛 기술로 치부되던 고분자 복합체 전자파 차폐 연구를 진행했는데, 기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소재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부단한 신소재 탐색연구를 통해 일련의 성과를 끌어내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전자파 차폐 효과가 우수한 MXene을 개발해 많은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연구성과와 의의가 궁금합니다.
"날로 발전하는 고집적 모바일 전자기기들의 효과적인 전자파 차폐를 위해서는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하면서 전기 전도도가 우수한 고분자 복합 소재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개발된 MXene-고분자 복합소재 기술은 비귀금속 소재를 이용해 은(Ag)과 같은 귀금속 소재의 성능을 뛰어넘는 전자파 차폐 성능을 확보한 결과입니다. 전자파 차폐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연구가 기대되며 또한, 많은 연구자가 MXene 소재 연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MXene 외에도 배터리 폭발 위험을 줄인 겔 타입의 전해질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연구 결과들이 앞으로 국민, 나아가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시나요?
"우리 실험실은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한 전자소재 응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자파 차폐 외에도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하여 배터리 폭발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겔 고분자 전해질 연구도 진행합니다. 배터리 폭발의 주원인인 휘발·발화 특성의 액체 전해질을 보다 안전한 준고체 특성의 겔 전해질로 대체하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상용화한다면 보다 안전한 배터리 사용이 가능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삶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연구주제는 기존 지식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연구를 하려면 새로운 현상을 주의 깊게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개인 능력 못지않게 팀플레이가 중요합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을 운영하는 기본방침이나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평소에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지요?
"학생들에게 `해야 하는 연구'보다 `하고 싶은 연구'를 하자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논어에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격언이 있는데요. `많이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라는 말입니다. 하고 싶은 연구, 즐거운 연구를 위해서는 호기심을 갖고 부단히 재미있는 연구 주제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연구주제는 기존 지식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연구를 하려면 새로운 현상을 주의 깊게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모든 연구와 실험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신소재 연구는 개인 능력 못지않게 팀플레이가 중요합니다. 구성원들이 각자 보유한 능력과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연구실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구자로서의 연구철학이나 좌우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에디슨의 `천재는 99%의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제가 하는 연구 분야에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고사성어 `盡人事待天命'에 공감해 왔습니다. 연구와 관련해 굳이 좌우명을 말하자면 `좋은 연구주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구하기'입니다. 대부분의 좋은 연구 주제는 남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부단히 시도하고 도전할 때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성실하게 연구하고자 노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