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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과장..."AI가 인간 뛰어넘는 '특이점' 없다"
언론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과장..."AI가 인간 뛰어넘는 '특이점' 없다"
  • 양도웅
  • 승인 2018.09.1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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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사람보다 빠르고, 비행기는 새보다 더 높이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과 동물이 기계보다 열등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지난 6일, 태블릿 업계 성장에 기여한 실리콘밸리의 베테랑 기업가 출신,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미 스탠포드대 교수가 KAIST 학술문화관에서 「인공지능 다시 생각하기(AI: Think Again)」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일부 미래학자들의 예언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Singularity)'은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현재 대중이 가진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AI 연구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일부 연구자들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가 더욱 과장됐다고 언급했다. 

이 강연에서 카플란 교수는 "로봇들은 독립적인 목표 및 욕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그가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인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이유다.  그는 "세계를 로봇에서 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대신, (인공지능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과 관련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래는 그의 강연문 요약.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제리 카플란 미 스탠포드대 교수. 사진 제공=KAIST 홍보실

인공지능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어 직업을 빼앗는 존재를 생각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설정된 시스템 안에서 작업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 얘기는 부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을까?(Can Machines Think?) 

그들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계적(mechanical) 뜻에서 지능이 있는 것으로 인간들을 위한 일들을 수행한다. 1997년에 딥블루(Deep Blue) 라는 체스 컴퓨터가 인간을 이겼을 때, 우리는 로봇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를 상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알파고 (AlphaGo)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더 이상 큰 놀라움은 아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는 사람보다 빠르고, 비행기는 새보다 더 높이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과 동물이 기계보다 열등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인공지능은 단지 기계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것뿐이다. 이것은 역사적 흐름 중 하나로, 인간을 일로부터 자유롭게, 부유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신화(AI myth-making machine)

인공지능에 대한 신화는 너무 멀리 퍼져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영화를 보면 정말 강력한 로봇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는다. △대중매체. 기자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신화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 커뮤니티. 이들은 사람들의 관심과 명성을 원하기 때문에 로봇이나 기계에 거짓으로 인간 특성을 추가한다. 

이러한 신화는 과거에도 있었다. 한 예로, 1958년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보면 컴퓨터가 걷고, 말하고 볼 수 있는 등 스스로 재현하고 존재를 의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기술에 미치지 못한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 안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한다. 그럼에도 사람보다 똑똑하고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제리 카플란 교수의 강연장 모습. 사진 제공=KAIST 홍보실
제리 카플란 교수의 강연장 모습. 사진 제공=KAIST 홍보실

인공지능의 과제(The Real Challenges of AI)

기계가 사람의 지능을 곧 뛰어넘는 시대, 그들을 잘 훈련하는 방법 등을 걱정하지만 로봇들은 독립적인 목표 및 욕망이 없다. 세계를 로봇에서 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대신, 의도치 않은 부작용과 관련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일주일에 10명씩 산재로 사망한다. 이때, 우리는 기계를 훈련시키기보다는 안전기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인공지능에서도 사회적 규칙을 존중해야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아직 적절한 행동에 관한 근본적인 원칙이 없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사회·도덕적인 인공지능 프로그래밍을 위해 안전운항범위 (Safe Operating Envelop)을 정하고 필요 시, 드론이 비행 중 문제가 생기면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안전모드를 실행토록 해야 한다.

한국은 AI 부문에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How can Korea 'compete' AI?)

한국은 중국, 미국 대비 인공지능 관련 연구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디지털화가 잘 돼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니즈를 잘 파악해 적정한 가격에 제품들을 팔고 있다. 예를 들면, GE가 먼저 평면 TV를 개발했지만 소비자들은 LG와 삼성의 평면 TV를 선호한다.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①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생산하고 ②엔지니어들을 트레이닝 시키고 ③정부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잘 실행되도록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관련 산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미래가 밝을 것이며, 이로 인한 혜택은 많은 사람들에게 배분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떻게 이를 잘 활용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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