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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문제 뇌관된 예산 배정⋯ 일부 대학은 강사 '제로' 고민하기도
강사법 문제 뇌관된 예산 배정⋯ 일부 대학은 강사 '제로' 고민하기도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9.10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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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교수노조, 강사법 제정 및 예산 배정 촉구 기자회견
지난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정문 앞. 농성을 위한 현수막 설치가 한창이다.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하지만 지지대를 조립하는 강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한 대학 강사는 ‘이제 시작’이라며 힘을 북돋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쩌렁쩌렁 울리는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하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의 단호한 목소리에는 수년을 끌어온 강사법 논쟁을 끝내겠다는 悲憤이 섞여 있었다.

강사제도 개선 합의안 발표와 동시에 시간강사들이 행동에 나섰다. 강사와 대학 간의 의견 차가 명확한 상황에서 간신히 마련한 합의안을 시간강사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비정규교수노조는 지난 4일과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선강사법 제정과 예산 배정을 촉구했다. 동시에 요구사항이 통과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강사제도 합의안이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에서 발표된 지 하루만이다. 임순광 위원장은 “오랜 기간 강사법 문제를 끌어왔다”며 “추석이 되기 전에 국회에서 강사법과 예산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국회가 마지막 기회”

시간강사들이 다소 급하게 거리에 나선 것은 불안함 때문이다. 강사법은 지난 8년간 4차례 유예됐다. 연대 의사를 밝힌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합의안을 만드는 데만 8년이 걸렸다”며 “정부와 국회가 강사법 문제를 모른 채 하고 4번씩이나 미루는 동안 강사들은 절망해왔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끊었다”고 성토했다. 

지난 7월 국회 상임위가 교체된 것도 변수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현재 교육위원회)는 대학과 강사 측에 합의안을 가져오라는 요구를 해왔다. 그 결과 지난 3월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위원장 이용우, 이하 협의회)가 구성됐다. 그런데 정작 합의안을 도출하니 교육문화관광위원회가 교육위원회로 변경되고 의원들도 다수 교체됐다. 비정규교수노조가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이유다.

비정규교수노조는 이번 정기국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합의안 발표 직후 밝힌 입장문에서 비정규교수노조는 “우리는 시간강사 제도 개선 합의안을 지지하며 국회가 9월 중 입법발의와 상임위(교육위) 통과 절차를 마무리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대표 김영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위원장 구슬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공동대표 김귀옥) 등 교수·대학원생 단체들도 연대 의사를 밝혔다. 

비정규교수노조는 현재도 국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지원 필요성엔 동감⋯ 시행 시기에는 이견

합의안뿐 아니라 예산안 통과 여부도 관건이다. 협의회는 “국회와 정부는 강사법 시행이라는 새로운 법·제도 환경과 실질적인 강사의 처우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반드시 확보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시간강사 처우 개선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경우다. 대학 측은 정부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합의안 이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성은 대학교육협의회 정책연구팀장은 “대학들이 합의안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정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정부가 대학의 재정을 꽉 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도 강사법 시행에 따른 부담을 나눠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귀옥 민교협 의장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예상되는 재정 부담으로 이미 강사 '제로'를 천명하기도 했다.

반면, 강사 측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합의안이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대표는 “강사에게 방학 중 임금, 퇴직금, 건강보험을 주는 것은 유노동 무임금에서 유노동 유임금 원칙으로 복귀를 의미한다”며 “그동안 대학이 쌓아놓은 적립금이 있는데도 돈이 없다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행 시기에 대해서도 대학과 강사 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비정규교수노조는 내년부터 당장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비정규교수노조는 “국회 통과와 시행령 작업을 통해 2019년부터 시행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성은 팀장은 “지금도 일부 총장과 대학 관계자들은 반대 의사를 밝힌다”며 “시행과 관련된 경과 규정처럼 시간을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A 대학 교무처장 역시 “법이 통과되면 정관 등 관련 규정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시행을 위해 학교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예산안 통과 여부를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국립대 시간강사 처우개선 1천123억원만이 편성됐다. 김병철 교육부 예산담당관실 주무관은 “사립대 강사들의 처우 개선 예산은 이번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국회에서 해당 예산이 통과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글·사진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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