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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화·간암의 주원인 'B형 간염바이러스' 제거하는 단백질 발굴
간경화·간암의 주원인 'B형 간염바이러스' 제거하는 단백질 발굴
  • 양도웅
  • 승인 2018.08.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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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저자 김균환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왼쪽)와 제1저자 박은숙 건국대 교수.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교신저자 김균환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왼쪽)와 제1저자 박은숙 건국대 교수.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만성 간염의 주원인인 B형 간염바이러스(HBV)를 제거하는 단백질이 새롭게 발굴됐다. 

지난 24일 김균환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이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신규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제거 원리를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밝혔다.

아직까지 B형 간염 완치제는 없는 실정이다. 이 연구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제거 기전을 밝힌 것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성을 극복하여 만성 B형 간염의 완전한 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의 주범이며,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도 높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 등이 분비돼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하지만 이 때 사이토카인이 어떤 단백질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일으키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종양괴사인자 및 인터페론)에 의해 인터루킨-32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이러스 제거에 관여하는 일련의 원리를 발견했다.

인터루킨-32는 바이러스의 전사(轉寫)와 복제를 직접 막아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이다. 기존의 다른 인터루킨들과 달리, 외부에 분비되기보다 간세포 내부에서 신호전달을 조절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점이 새롭게 규명됐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종양괴사인자(TNF), 인터페론(IFN) 등 다양한 사이토카인이 면역세포에서 분비된다. 이러한 사이토카인들에 의해 간세포에서는 인터루킨-32가 만들어지고, 특이하게도 이는 다른 사이토카인들과 달리 외부로 분비되지 않고 주로 세포질에 머물며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인터루킨-32는 ERK1/2를 활성화시키고, 바이러스 전사에 관여하는 간세포전사인자들(HNFs)의 발현을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 유전자의 전사와 복제를 막아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 자료 제공=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는 인터루킨-32가 바이러스성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향후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균환 교수는 “종양괴사인자와 인터페론-감마가 어떤 단백질을 매개로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간세포 손상 없이 제거하는 지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향후 만성 B형 간염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간 지속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다각도 노력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간세포에 인터루킨-32를 과발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며 "종양괴사인자 혹은 인터페론-감마를 통한 인터루킨-32의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부분에 중점적으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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