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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마음으로 교수회 활동에 참여하길 부탁드립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교수회 활동에 참여하길 부탁드립니다”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8.27 09: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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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를 찾아서_ ⑳ 김희식 서울시립대 교수회장
김희식 서울시립대 교수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땀이 송골송골 이마에 맺히고 잔에 든 얼음도 바삐 녹는다. 지난 21일 찾은 김희식 서울시립대 교수회장(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의 사무실은 영 제 역할을 못하는 에어컨 바람 탓에 후끈 달아올랐다. 조명도 반쯤 꺼져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김 회장의 활동을 돌아보니 그제야 사무실 풍경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희식 교수회장은 자신을 아끼지 않으면서 교수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 김 회장으로부터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대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서울시립대 교수회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시립대 교수회는 총 425명의 교수로 구성돼 있습니다. 5명이 임원을 맡고 있고 각 학과에서 선출된 대의원들로 교수평의원회를 구성하고 있죠. 이 교수평의원회에서 45명의 평의원이 주요 업무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교수총회는 1학기에 1번 정도 개최되고 중요한 사항들을 의결합니다. 

▲서울시립대는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00주년 기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100주년 기념관 건립입니다. 서울시립대 건물 중에서 2번째 큰 건축물이고 예산도 450억원 정도가 들었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생기고 시민대학도 들어갑니다. 100주년 기념관은 시립대의 최고 상징이 될 것입니다. 교수회도 이런 행사에 참여해 100주년 기념사업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립대 교수회는 총장 직선제를 꾸준히 유지해왔는데요. 장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로는 교육과 학문연구의 신성한 기관으로서 대학에서 교수들이 자치권을 수호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간선제로 외부에서 온 총장과 달리 직선제 총장은 교수사회와 화합이 쉽습니다. 아무래도 뽑아준 교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편이죠. 세 번째는 직선제 총장은 내부 교수 출신이 선출되기 때문에 학교 행정에 대해 잘 알고 대학마다 독특한 발전 방향을 잘 수립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 2012년 국내 대학 최초로 반값 등록금을 시행했습니다. 시행 이후 예산 감소, 교육의 질 저하 등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반값 등록금 시행에 대해 교수회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계신가요?

서울시립대의 예산은 예측하기 어려운 건축비를 제외하면 연간 1천억원에서 1천100억원 정도입니다. 이 중 반값등록금 이전 서울시 지원 금액은 600억원, 등록금 수입이 400억원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반값등록금을 선언했을 때 시에서는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수입 상실분을 보존한다는 말을 확실하게 해주지 않았습니다. 교수와 학생들은 등록금 손실분을 보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연간 반값등록금 시행 전보다 상당한 예산이 줄었습니다.  

대학은 서울시에 등록금 손실분을 충당해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재정이 어려워져 더 올려주기 어렵다고 답해왔습니다. 교수들의 불만도 컸죠.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 전에도 박 시장이 학교에 등록금 전액 면제를 공약으로 해도 괜찮겠냐고 물었을 때 교수들과 학생들이 반대했습니다. 4년 전에 등록금 반액 보전을 100% 안 해줬기 때문에 확실한 약속해주지 않으니 반대한다고 하니 서울시에서도 놀라더군요. 결국은 공약에 등록금 면제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국·공립대 학생들보다 등록금 부담이 덜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도 조금 더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대 교수회의 요즘 최대 현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우선은 강의·연구·학생지도 수당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교수들의 월급 중 3분의 2는 서울시에서 3분의 1은 기성회계에서 받았습니다. 그런데 기성회 제도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기성회계가 대학회계로 통일됐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월급에 포함됐던 강의·연구·학생지도 수당 200만원이 월급 산정에서 제외되고 별도 수당이 됐습니다. 교육부는 이를 빌미로 해당 수당을 실적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강의계획서, 학생지도계획서, 논문계획서 등을 학기 초에 내는데도 또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죠. 한 학기에 2번, 1년에 4번씩 서류를 내는데 부담도 늘어나고 차등지급에 따른 교수사회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립대 교수회도 국공립대교수연합회와 함께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HK 사업에 따른 교수 임용 문제입니다. 교육부가 10년 동안 진행해온 HK사업이 종료되면서 기존에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던 연구교수들의 상황이 난처해진 것입니다. 교육부가 HK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대학별로 인문학 연구소를 만들면서 연구원들을 전임으로 학교에 채용하라고 했는데 막상 기간이 종료되니 대학회계에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회계로 새로운 전임교원을 임용하면 기존 교수들의 복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했습니다.

마지막은 4대 교수회장 선출 과정에서의 문제입니다. 4대 교수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지난 5월에 진행됐습니다. 후보가 두 사람이었는데 최종 투표 과정에서 대학 본부가 투표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총장과 교무처장이 교수회장 후보 중 한 사람이 너무 강경하니 다른 후보를 찍었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일부 교수들에게 권유했다는 것이죠.

▲교수회에서 진행하는 자랑할 만한 친목 활동들은 무엇이 있나요?

교수님들은 주로 역사나 문화답사를 좋아합니다. 참여하면서 지식을 채워나가길 바라는 거죠. 최근에는 창덕궁 비원을 찾아 역사적 의미와 조경 기술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고궁 전문가이신 이강근 교수님(건축학과)이 설명해주셨죠. 이런 문화행사는 인기가 많아서 보통 40~50명 정도의 교수님들이 참여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립대의 교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서울시립대 안에서는 교수회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수들이 연구실적 평가에 매달려 교수회 활동은 봉사활동처럼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수회는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학행정을 견제하고 교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코 자신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사안인 만큼 교수님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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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생 2018-08-27 11:20:02
학교의 발전을 원한다면 학생들이 뽑는 총장 직선제를 해주세요 실질적 영향력이 있는 %를 배분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