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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퇴직 교육 관료 대학이동, 왜 늘고 있나
진단 : 퇴직 교육 관료 대학이동, 왜 늘고 있나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3.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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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08 09:26:02
사실 교육부 퇴직관료들의 대학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문교부 때부터, 교육부를 거쳐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에 이르는 역대 차관들의 행로를 살펴보면 명확해진다. 교육관료의 특성상 가장 마지막 단계는 한자리뿐인 차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고위 현직관료의 말처럼 “차관이란 자리는 교육공무원의 꽃이자 곧 꿈이면서 퇴임 후를 기약할 수 있는 보증수표” 구실을 한다.

그 감투만으로도 대학현장으로 옮길 수 있는 좋은 빌미가 돼 다수의 전직 차관들이 대학으로 이동했다.<표 참조>80년 이후만 보더라도 32대 김찬재 차관과 경제관료 출신으로 교육부에 영입된 38대 이영탁 차관을 제외하곤 모두 한 두 번씩 총·학장을 지내면서 대학과 인연을 맺고 있다. 36대 조규향 차관에서 41대 이원우 차관까지는 줄줄이 대학총장을 맡고 있다. 40대 조선제 차관만이 유일하게 대한교원공제회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도다. 조 전 차관의 현 위치 역시 역대 차관들이 대학으로 옮기기 전 한번씩 거쳐간 보직이다.

차관은 총장, 실장은 학장

그런데 최근에는 차관이 되지 못한 채 퇴직한 교육관료들까지 대학이동 바람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교수들의 직선에 의해 선출된 김하준 여수대 총장의 경우가 대표적. 김 총장은 국제교육진흥원장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여수대에 자리잡았다.

대학으로 진출이 여의치 않은 관료들은 전문대를 택한다. 감사관을 지낸 김연수씨는 오산대 학장이며, 기획관리실장을 거친 이수종씨도 두원공과대 학장을 맡고 있다. 교육연구관을 지낸 이범석씨도 최근까지 대구미래대 학장으로 재직해 왔다.

차관에 이어 교육부의 실·국장을 거친 퇴직관료들 까지 교육현장에 제2의 둥지를 트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학은 “그들의 행정경험을 교육현장과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함“이라고 강변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교육부에서 근무하다 현재 지방대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아무개씨의 말은 숨겨진 대학의 의도를 설명한다. “행·재정지원을 이유로 수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 교육부의 각종 평가는 대학들로선 큰 부담이다.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 국고를 조금이라도 더 타내기 위해 퇴직한 교육공무원들의 배경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짙다. 어떤 대학에선 평가 담당과장을 비롯한 현직관료들과 인연을 맺기 위해 수 차례 초청강연을 요청하고 수 백 만원씩의 강연료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대학은 교육부와 끈을 잇기 위해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교육부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대학의 노림수와 관료들의 실속 챙기기가 맞아 떨어져 교육관료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퇴직관료들도 막연한 차관자리에 목을 메기 보다 빨리 대학과 인연 맺기를 바란다. 더구나 대학총장이란 배경은 잘하면 공직으로 다시 금의환양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교육부의 한 고위관료는 “부서내 인사적체가 심해 더 이상의 승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회만 닿는다면 대학으로 옮기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최근 들어 여타 부처 관료들을 총장으로 초빙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관료들의 대학진출을 색안경을 끼고만 볼일은 아니다. 행정을 현장을 읽지 못하고, 현장은 행정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퇴직 교육관료의 대학이동은 바람직할 수도 있다. 때문에 교육부 현직 관료들은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 아니냐”며 반론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학계의 우려는 그간 교육부와 사학법인간의 유착관계에서 미뤄 짐작할 때 그들의 이동이 건강한 대학의 발전을 가로막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 눈치보는 대학의 꼼수

실제 교육관료들이 학장으로 취임한 대학들중 과거 법인비리로 한 두 차례 분쟁을 겪은 대학이 적지 않다. 장학편수실장을 지낸 이준해 학장이 재임중인 경문대는 지난해 법인비리 문제로 분규를 겪었고,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이보령 학장이 재직중인 경복대 역시 경문대 사태를 일으킨 전재욱씨가 설립한 대학이다.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오덕렬 학장이 재직중인 계명문화대는 법인 사유화 논란으로 수 년째 법정소송에 휩싸인 계명대와 같은 법인산하의 대학이다.

이러한 형편이고 보면 대학과 교육관료의 유착은 의혹을 살만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이상 공직자는 “퇴직후 2년간, 퇴직전 2년 이내에 담당했던 업무와 밀접히 관련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대학은 비영리단체로 분류돼 제외된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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