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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호 새로나온 책
932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8.08.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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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말말

중국식 사회주의

근대 캉여우웨이로부터 쑨원의 삼민주의, 그리고 ‘중국식 사회주의’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평등’이다.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은 대동의 ‘天下爲公’과 ‘均’의 정신을 현실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모습은 우려스러운 것이다. 외형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가장 ‘평등’한 사회에서 심각한 ‘불평등’ 사회로 그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상사회론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지 물질적 분배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신적 가치 영역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중국의 거대한 실험, ‘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모순된 체제의 유합은 경제 성장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빈부의 격차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화해사회론이 대두된 데에는 이러한 현실이 큰 작용을 한 것이다. 그러하다고 해서 근대 이래 중국 지식인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평등’사회를 포기한 것이라 평가해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화해사회주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 중국은 근대 이래 ‘오래된 이상’에 대해 여전히 같은 태도를 갖고 있다.

근대 중국이 그러했듯, 오늘날 중국의 혼란 역시 역사 전환기의 민중이 겪어야 할 시련이다. 사고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 사람들은 전통적 가치의 붕괴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중국의 꿈’이라는 이상적 성격이 강한 정책 목표가 제시된 것은 중국의 이러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중국의 꿈’이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선 상품경제와 공유제의 균형, 당과 법치의 조화라는 어려운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중국식 사회주의가 그 목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했는가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문제가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근대 이래 인류의 이상사회에 대한 지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국가다. 특히 세계화의 걷잡을 수 없는 파도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걸어온 중국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거둘지 그 추이를 지켜보는 마음엔 기대와 우려가 함께 섞여 있다.

이연도 중앙대 교수(중국근대철학), 『근현대 중국 이상사회론』 중에서

 

새로 나온 책

고려 국경에서 평화 시대를 묻는다 | 윤한택 지음 | THE PLAN 참생각품은숲 | 380쪽

기존의 고려 국경이자 지금도 한국의 국경이라 생각하는 의주-압록강은 왜곡된 것이며, 고려의 국경은 요녕성 요하를 경계로 그어졌다고 주장하는 책이 발간됐다. 고려 토지제도를 연구해 온 저자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서 한반도를 확보한 이후, ‘반도사관’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려사』를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요사』, 『금사』를 비롯한 중국의 정사와 중국과 한국의 관련 지리지, 문집, 금석문 연구를 통해 고려 국경이 한반도 외부인 요녕성 요하 강변이었다고 논증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조선역사지리』에서 ‘반도사관’의 원형을 제시한 쓰다 소키치의 글을 비판적으로 역주하며, 지금도 ‘반도사관’에 대한 오류가 국사편찬위원회의 『신편조선사』에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혁명으로 미래를 열다 | 문영석 지음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 368쪽

독일미학자 프리드리히 실러는 “인간은 인간인 한에서만 놀이하며, 또한 놀이하는 한에서만 온전한 인간”이라고 말했고, 문화이론가인 요한 하위징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을 ‘호모 루덴스’로 정의했다. 신학을 전공한 저자는 신의 창조행위의 목적 역시 온전한 놀이였으며, 인간은 놀이를 통해 피조물이 획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완전성에 도달할 수 있기에 종교가 인간적 노력의 최고 목표인 신성에 바쳐진 놀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놀이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세상을 배우고 이해하며, 친구들과 의미 있는 관계맺기를 배우면서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행복도에 주목한다. 저자는 논리나 공식 또는 암기로 성취되지 않는 인성교육을 위해 ‘공감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선사시대 고인돌과 성좌에 새겨진 한국의 고대철학 | 윤병렬 지음 | 예문서원 | 600쪽

독일의 철학자 롬바흐는 사람들은 결코 ‘미개’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저자는 세계에 흩어진 고인돌들과는 달리 우리의 성혈고인돌에는 천문도가 새겨져 있어서 해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있다고 말한다.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성좌도, 특히 사수도(해, 달, 북두칠성, 남두육성)를 통해 경천사상과 귀향의 철학 및 불멸사상을 드러냈고, 또한 이들을 통해 온 세계를 보살피고 수호하는 철학의 세계를 탄생시켰다는 것. 저자는 이러한 체계에는 경천사상과 귀향의 철학, 불멸사상을 비롯해 온 누리를 보살피고 수호하는 철학의 체계인 우리의 고유한 고대철학과 독특한 정신적 원형이 구축돼 있으며, 이러한 철학의 체계는 충돌과 전쟁을 기반으로 하는 서구의 변증법체계와는 근원적으로 다르기에, 인류정신사에서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독일 유학시절 책과 전시회를 통해 접한 고구려의 고분벽화와 여러 별자리들, 사신도와 사수도의 체계를 보고 느꼈던 전율을 되새기며 쓴 전작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그려진 한국의 고대철학』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책이다.

 

야생벌의 세계 | 정계준 지음 | 국립경상대학교출판부 | 450쪽

벌은 전 세계 15만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약 2천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03년 부산 영도에서 발견된 등검은말벌부터 최근 방역 당국을 긴장시킨 붉은불개미까지 이들의 독성과 위험성을 제대로 연구한 기초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야생벌의 생태에 관한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먼저 벌에 대한 기본 정의부터 그 분류와 계통, 성의 결정, 먹이 등을 살펴보고, 꿀벌이나 말벌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종류, 대모벌이나 조롱박벌처럼 단독생활을 하는 종류, 다른 곤충의 알이나 애벌레에 기생하는 종류, 사냥한 동물에 알을 낳는 종류 등 야생벌 60여 종의 다양한 세계를 소개하며 무섭거나 해를 끼치는 곤충으로 여겨지는 벌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킨다. 

 

장거정 시대를 구하다 | 오금성 지음 | 지식산업사 | 384쪽

시들어가던 16세기 명나라를 소생시켰던 재상 장거정의 일생을 살핀 책이 출간됐다. 장거정은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지만, 이번 책에서는 16세기 명나라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 시점에서 장거점의 광범한 개혁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 세호대가들의 부정부패와 빈부 격차로 농민들이 노비로 전락하거나 유민으로 떠도는 사회문제를 극복하고자 사회 각 분야에 걸친 광범한 개혁을 시행한 장거정은 經世濟民을 큰 틀로 삼았다. 저자는 장거정의 핵심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특히 시대와 조응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50여년 간 장강 중류지방의 사회경제사를 연구하며 한국의 명청시대 사회경제사 연구를 개창한 저자가 늘 가슴에 품었던 마지막 연구의 하나로, 장거정의 일생을 이 시대의 거울로 풀어낸 책이다. 

 

재판으로 본 세계사 |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408쪽

대법관 토머스 모어는 반역죄를 저질렀는가? 마녀는 실제로 존재하며 마법을 부려 아이들을 괴롭히는가? 16세기 잉글랜드와 17세기 미국에서 벌어진 실제 재판에서 재판관들은 이 두 사안에 유죄를 확정했고 사형을 언도했다. 역사적 판결들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봤을 때 모두 올바르지는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다. 30년 넘는 세월을 재판장에서 보낸 현직 판사가 쓴 이 책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재판뿐 아니라 아무런 죄가 없는데도 억울하게 재판받은 사례도 소개하며, 역사적 오판을 통해 오늘날 법정에서 오판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 원인을 추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법치주의는 무엇이며,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는 어떻게 퍼져나갈 수 있었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전기 중고음 | 이승재 지음 | 일조각 | 552쪽

한자어를 통해 백제, 고구려, 고대 한국어의 음운체계를 연구해온 저자가 위진남북조 시기의 한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서를 냈다. 이번 책은 『世說新語』의 대화문에 사용된 用字를 음운론적으로 분석해 5세기 전반기 한어의 음운체계를 재구하는 데 목적을 뒀다. 직접화법의 대화문이 많이 나오는 『세설신어』에는 구어체 한어가 많이 쓰였으므로 위진남북조 시기의 한어가 그대로 반영된 문헌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대화문 용자의 전체 집합을 구한 다음에, 이들 용자를 음운론적으로 상호 대비함으로써 음운대립의 성립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이때 상보적 분포의 여부와 최소대립 쌍의 유무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 저자는 이 보편적 연구방법이 한어음운론에도 무리 없이 적용된다는 것을 논증해 보이며,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중요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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