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9:25 (금)
전문대 학생 위한 국가우수장학금 절실하다
전문대 학생 위한 국가우수장학금 절실하다
  • 김민섭 대덕대 학생처장/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 승인 2018.08.13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 강화는 세계적 추세다. 우리나라도 국정과제로 ‘우수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전문대 지원 확대’를 표명하면서 전문대 현장의 기대가 매우 큰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대 지원 확대 방안이나 공영형 전문대 운영 등의 공약은 현재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체평가 결과에서도 전문대 정책은 미흡하다는 평이 나왔다.

전문대 학생은 성적보다 적성과 소질로 진학을 선택하고, 2~3년간 집중된 직업교육을 통해 빠른 입직을 희망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따라서 전문대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업 및 진로·취업역량 개발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전문대 학생에게 국가에서 지원하는 우수장학금은 전무하다. 2011년 저소득·서민층 대학생에 대한 장학금 확대 차원에서 전문대학 우수학생 국가장학금 지원을 신설했으나, 불과 1년 만인 2012년에 폐지됐다. 국가장학금 제도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명목이라고 하지만, 일반대 학생에게 지원하는 대통령과학, 이공계, 인문사회계 등 우수학생 국가장학사업은 유지한 채 전문대 학생 대상 지원만 폐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장학운영 주무부서장 협의체인 전국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에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대 학생에게는 국가가 큰 규모로 우수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전문대 학생에게는 우수장학금이 없는 것은 학벌주의로만 우수학생을 판별하는 고착된 사회 병폐이자 대표적인 차별이다”, “반값등록금, 입학금폐지 등으로 대학재정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학생들의 취업역량 개발과 안정적인 학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것이다. 

무엇보다 전문대 학생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가정 형편상 빠른 취업을 위해 전문대를 선택했으나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사정으로 피로도가 높아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전문대 학생도 당당한 대학생의 일원으로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학력이 아닌 잠재능력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항변한다.

다행히 부활의 움직임은 있다. 작년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폐지된 전문대학생 국가우수장학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고, 교육부는 지난 12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한 ‘전문대학 제도 개선 추진 방안’을 통해 전문대학 차별 시정 차원으로 국가우수장학금 신설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대학생 국가우수장학금이 가질 수 있는 의미는 매우 크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전문대 학생들이 국가우수장학금을 받으며 안정적인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을 극복하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전문기술인으로 성장한 우수인재들이 산업현장에 진출해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청년취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19년 신설(복원)을 목표로 예산을 요구한 상황이나, 현실은 전문대학이 기대하는 만큼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예산당국과 국회는 전문대학의 간절한 바람을 직시하고 부디 항상 정책적 순위에 밀리고 소외되고 있는 전문대학, 특히 자신의 꿈과 끼를 키워가는 맞춤형 인재인 전문대학생들에게 차별보다 희망을 안겨주기를 바란다. 

 

김민섭 대덕대 학생처장/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