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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을 만든 건 한국이 아니다
한국 사람을 만든 건 한국이 아니다
  • 양도웅
  • 승인 2018.08.13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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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서평모임이 주목한 21번째 책_『한국 사람 만들기 Ⅱ』(함재봉, 아산서원, 2017.11.29.)

“이 책을 출간하고 그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 질문도 근대적·민족주의적인 것이다. 비판 받을지 모르지만, 과감하게 답하려 한다. 우리만의 자체적 모델은 없었다.” 지난달 18일 제21회 아산서평모임에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은 ‘우리만의 자체적 모델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답했다. 

함재봉 원장은 지난 2017년 9월, 총 5권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첫 번째 『한국 사람 만들기 Ⅰ』을 출간했다. 그는 2개월 뒤 『한국 사람 만들기 Ⅱ』를 출간했고, 이번 아산서평모임에선 두 번째 책에서 다룬 친일 개화파를 중심으로 한국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했다. 

함재봉 원장(위에서 다섯 번째)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정체성이란 것은 내부적으로 자기가 규정하는 것도 있지만 외부에서 규정하는 부분이 크다. 나를 스스로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날 보는 것을 의식하는 것이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아산정책연구원

함 원장은 한국 사람의 정체성을 크게 △친중 위정척사파 △친일 개화파 △친미 기독교(개신교)파 △친소 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로 구분한다. 물론 이 다섯 가지 정체성은 서로 중첩되기도 하고 상충되기도 한다. 

다섯 가지 정체성 가운데 인종적 민족주의파는 다른 정체성과 달리 우리만의 자체적 모델인 것처럼 보이지만, 민족주의도 미국·일본 등을 통해 들어온 서구(독일) 개념이다. 다섯 가지 정체성 모두 우리 고유 역사에서 탄생한 정체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함 원장은 “근본적인 한국인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만의 고유한 것, 한국만의 근본적인 것이 없다는 함 원장의 주장은 한국 사람의 정체성이 구체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 소련 등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한국 사람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의 분류대로라면 ‘친중’ 위정척사파가 대다수의 한국 사람이 갖는 정체성이다.

“아직도 우리는 친중파다. 친중이라는 게 아주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반일·반미 감정은 누구나 갖고 표현도 한다. 항상 예로 드는데, 작년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베가 임나일본부설 등으로 시진핑과 비슷한 발언을 트럼프에게 했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런 맥락에서 친일개화파는 한국 역사에서 가장 큰 역설이자 컴플렉스라고 함 원장은 말했다. "개화는 우리가 줄곧 추구한 이상이었다. 그런데 개화라는 이상에 영감을 준 이가 일본(인)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으로 세 권을 더 출간하는 함 원장은 "한국의 극심한 이념·정서 갈등의 이유를 찾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로 속속 드러나는 갈등의 이유(한국인의 정체성)와 함께 드러나는 건,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바로 국제화다. 그럼 한국이 갖는 문제의 해결책은 한국에 있지 않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있다. 함 원장은 "한국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이고 외부를 향해 열려 있을 때 번영했지만 문을 닫았을때는 쇠퇴하고 몰락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 아산서평모임이 스물한 번째 모임을 가졌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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