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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은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출연(연)은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 양도웅
  • 승인 2018.08.0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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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총·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주관 ‘2018회 제2회 콜로키움’ 개최 
이번 콜로키움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지나 끝이 났다.
양수석 (사)연총 회장을 좌장으로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자체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자체적 노력이 부족하면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출연(연)이 국민에게 경제적·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 예산을 직접 받는 만큼, 다른 연구기관과의 ‘차이점’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연구에 필요한 자율성을 획득할 수 있다.”(김명자 과총 회장)

“창의성은 자율성에서 나오고, 자율성은 신뢰에서 나오며, 이 신뢰는 ‘윤리’를 통해 얻어진다. 연구중심대학이나 출연(연)을 육성하려는 정부 각 부처는 이제 윤리경영이 가능하도록 전문행정가를 채용하는 업무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노환진 UST 교수)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사)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회장 양수석)와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김진두)가 공동 주관한 ‘2018 제2회 콜로키움’이 열렸다. 부제는 ‘출연(연), 연구인력의 위기! 그 해법은?’이었다.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출연(연)이 탄생한 배경에서부터 출연(연)이 과거와 같은 위상을 회복하는 실질적인 자구책 등까지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출연(연)은 현재 여러 이유로 위기에 처했다. 「출연(연) 연구인력의 이슈와 정책방안」을 발표한 권기석 한밭대 교수(공공행정학과)는 “과거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이동통신의 주요 기술) 같은 대형 연구성과를 출연(연)이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다”며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정부의 연구평가 문제, 연구체계 문제 등의 다른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연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예산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연구평가 방식은 PBS(Performance budgeting system, 성과주의 예산제도)다. 그 이전에는 ‘투입 중심의 예산제도’였다. 가령 연구원에게 인건비는 제대로 지급되는가, 연구에서 필요한 기자재 구입은 원활하게 이뤄지는가, 선진 연구실 환경은 조성됐는가 등이 투입 중심 예산제도의 예산 지급 판단 기준이다. 

반면 PBS에서는 연구목표를 달성했는가가 주된 판단 기준이다. 언젠가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단기 연구 성과에만 집중하는 폐해’가 바로 이 연구평가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노환진 UST 교수(과학기술정책전공)는 “연구비를 얻기 위해 연구기관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정부의 PBS 정책은 연구기관들이 서로를 비난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체계 문제는 과거와 달리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기관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정부 정책이 과거 ‘선택집중정책’에서 ‘균형육성정책’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가령 예전에는 정부 주도의 과학기술(인) 육성 대학이 KAIST가 유일했지만, 현재는 KAIST와 유사한 유형의 대학이 UNIST, DGIST 등으로 확대된 상태다. 

국가 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한데

하지만 많아진 연구소, 늘어난 연구인력과 달리 연구성과는 질과 양면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노환진 교수는 “모든 분야의 모든 사람을 육성하는 ‘균형육성정책’도 국가 정책으로 중요하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더 효율적이라는 건 많은 국가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 또한 국방과 보건 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국가 예산 크기와 별개로, 한 국가가 모든 분야에 세계적 수준의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G2로 급부상한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은 바이오, 신에너지, IT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데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인다.  

연구평가 방식 문제, 연구체계 문제 등과 함께 출연(연) 연구원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권기석 교수는 “과연 출연(연) 연구인력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공무원인가, 아니면 본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과학자인가. 글로벌한 능력으로 국가발전이라는 임무를 띤 사람인가. 이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인력문제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환진 교수는 “출연(연)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인력을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국가를 유지하는 군인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연(연) 연구원의 정체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이들에게 ‘애국심’을 주문했다. “정책가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 소양은 ‘애국심’이다. 애국심이란 자기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더 중요시 하는 것이다.” 

출연(연) 연구인력 문제와 함께 소환된 것은 애국심, 국가 이익 등 다소 '낡은' 단어들이다. 특히 국가폭력으로부터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단어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국가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대에 여전히 놓여 있다는 것,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그런 국가 간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원점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출연(연)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이유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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