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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통일, 남북관계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다가오는 통일, 남북관계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8.06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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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명문대를 찾아라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은 루마니아 유학생 디아니씨. 그녀는 북한 인권 실태와 탈북자 교육에 관심이 많다. 사진 제공=동국대 북한학과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 나란히 섰다. 남과 북의 화해 분위기 속에 통일 역시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남북관계의 진전을 예견하고 북한, 통일 등을 학문적 탐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대학들도 있다. 이들 대학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동국대 북한학과, 유서 깊은 전통의 명문

국내 최초의 북한학과이자 유사 전공의 폐과 바람에도 명맥을 지킨 뚝심 있는 학과. 동국대 북한학과 이야기다. 북한학과는 1990년 독일 통일·1993년 북핵 위기 등을 겪으며, 통일 한국 이후 상황에 대비하고 그에 따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1994년 개설됐다. 북한학과의 교육 목표는 ‘남북한 교류협력 및 통일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이다. 교육과정 역시 ‘북한학’과 ‘통일학’으로 구분된다. 북한학은 북한의 문화, 사회, 정치, 경제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배우고 통일학은 통일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과 남북통합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최근 남북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동국대 북한학전공에서는 현재 여러 관련학과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져왔던 북한 관련 연구를 통합해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있다. 아울러 급증하고 있는 남북한 교류 협력 및 통일 관련 전문분야(통일교육, 통일행정등)의 전문가 양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학은 비단 통일 전까지의 남북·북미·동북아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 이후 있을 여러 가지 정치·행정·경제·법·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동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동국대 북한학과를 졸업하면 북한학 전반에 관한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연구기관, 언론사, 기업, 정부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며 “아울러 민간 기업에 진출해 남북한 교류·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통합적 접근으로 차별화

고려대 통일교육 특강 사진 제공=고려대 홍보실
고려대 통일교육 특강  사진 제공=고려대 홍보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지난해 기존의 북한학과를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로 통합하면서 보다 융합적인 학문 체계를 구축했다. 그 중 통일외교안보전공은 고려대 북한학과의 전통을 잇는 통일교육의 핵심이다. 해당 전공은 북한 및 통일, 외교, 안보 등 네 분야를 통합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폭 넓은 지식과 마인드를 가진 통일외교안보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교과목도 북한 및 통일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고 심화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개설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마인드와 외국인과의 소통 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해 다수의 과목들이 영어로 개설되고 있다. 교수진도 통일외교안보문제에 정통한 유호열 교수(정치학,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남성욱 교수(경제학, 미국 미주리대학), 임재천 교수(정치학, 미국 하와이대학), 발라즈 살론타이 교수(Balazs Szalontai, 역사학, 헝가리 Central European University) 등이 참여하고 있다.

통일외교안보전공의 학생들도 다양한 학술활동으로 전문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대학생통일북한연구회(UNIS)가 대표적이다. UNIS는 ’실천하는 지성, 통일을 위하여‘라는 구호 아래, 북한 및 통일문제를 연구하는 학술단체다. 학술지식/연구발표회, 학술제, 학회지발간, 북한전문가 초청 강연회, 북한인권사진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재천 교수는 “통일외교안보전공은 북한통일전문가 혹은 외교안보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실용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남북관계가 발전되고 한반도에서 평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더욱 중요시 되는 분야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승 학생(통일외교안보전공, 2학년)은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확실히 키울 수 있는 전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공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제대 통일학부, 지역과 함께하는 통일교육

인제대는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통일학부를 개설했다. 인제대 통일학부는 자기설계전공으로 복수전공을 통해 이수 할 수 있다. 1단계 기초 교과 과정(2학년 과정), 2단계 포괄적·이론적 전문 교과 과정(3학년 교과 과정), 3단계 심층적·실무적 전문 교과 과정(4학년 교과 과정)으로 구성하며, 전공 필수 구분이나 학년별 구분 없이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다. 

통일학부에서는 연계전공자를 대상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학생들의 열정을 고취시키고 분단국가의 현실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금강산·백두산 기행, 일본 평화기행 등 다양한 전공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임진각 등 철원, 파주 일대를 둘러보는 평화통일기행도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인제대 통일 기행 사진 제공=인제대 통일학부
인제대 통일 기행  사진 제공=인제대 통일학부

이와 함께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학생 세미나, 통일 콘서트, 통일 골든벨 등 다양한 주제와 방식의 대학생 통일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학내 통일 동아리 ‘남북하나바라기’, ‘통일배움새’는 북녘사진전, 통일캠프, 통일문제 토론회 등 다양한 학생주도 통일 프로그램 운영해 오고 있다.

아울러 통일학과 대학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경남·부산·울산 등 지역사회 대학이나 관련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다채로운 통일교육 및 협업 프로그램 진행한다. 북한 이해 인식 개선교육, 민방위 및 공직자 안보교육, 사회복지관 통일교육, 북한 이탈주민 지원, 민주평통자문회의 자문 활동 등 협업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장은 “최근 남북 교류 협력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남북 교류 협력 및 북한 · 통일 문제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수요와 요구에 부응해 민족의 화해 협력과 평화 통일 시대에 꼭 필요한 준비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대, 신세대를 위한 통일 교육

통일부는 지난 2016년 3월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경남대, 광주교대, 서울대, 숭실대, 아주대, 충남대 등 6개 대학을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들은 지역의 통일교육 거점으로 교육모델 개발, 통일교육의 지역 확산 등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경남대는 신세대를 위한 통일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앞서는 젊은 세대의 인식을 전환하고 통일 의식을 제고하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 ‘통일과 나, 신세대를 위한 창의적 통일교육의 중심대학’이라는 비전은 경남대의 포부를 잘 보여준다. 단순히 대학 교육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중·고교생-교사-대학생-시민사회-지방정부를 연결하는 통일교육 네트워크 구축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경남대는 교과 과목으로 ‘북한학’ 과목을 운영 중이다. 1학기 '북한주민의 삶과 문화', '북한의 오늘과 내일', 2학기 '민족과 통일', '한반도 평화와 안정' 등 4과목이 운영된다. 교양필수 과목인 ‘통일과 북한의 이해’를 비롯해 4개의 교양선택 과목도 개설됐다. 

비교과 과목으로는 대학과 시민이 함께하는 통일인문학 강좌, 현장실습형 통일 심화교육, 분단 및 통일 국가 국제 교류 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다. 통일교육 수강생을 위한 장학금도 지원된다.

숭실대, 교양교육에서 전공까지

숭실대 통일 토크콘서트  사진 제공=숭실대 홍보실

숭실대는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2014년 교양필수 '한반도평화와 통일' 수업을 개설했다. '한반도평화와 통일' 수업은 2015년부터 기존의 통일교육 방법에서 벗어나 현장체험은 물론 팀별 토론 프로그램을 도입해 새롭게 구성됐다. 학생들은 이론수업을 바탕으로 2박 3일의 연수 프로그램인 ‘숭실평화통일스쿨’에 참여한다. 

 

조은해 숭실대 교수(베어드학부)는 “2015년 이후 매 학기 실시한 통일관련 인식조사를 보면 현장체험과 팀별 토론 프로그램 실시 이후 통일인식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통일관련 논의 수준이 좀 더 구체적이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조 교수는 “수업을 통해 통일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물론 5년간의 지속적인 통일교육의 결과 숭실대 학생들 사이에서의 정보 및 의견교환 등 자유로운 통일논의가 이뤄진 결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숭실대는 모든 학생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수업을 듣도록 교과과정을 개편했다. 

통일교육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통일과 북한 교육에 대한 심화 교육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에 숭실대는 2016년부터 7개의 전공이 함께하는 ‘통일외교 및 개발협력 융합전공’을 개설했다. 이 전공을 통해 숭실대는 통일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통일 및 북한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마련했다. 향후 숭실대는 통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대학원 교육체계까지 갖춰 통일시대를 이끌어 나갈 리더를 양성할 계획이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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