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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정책은 성공해야 한다
대입정책은 성공해야 한다
  • 교수신문
  • 승인 2018.07.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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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 특임교수·과실연 명예대표

대한민국이 전 세계 유일의 출생률 0명대 국가가 된다고 한다. 연간 출생아 수가 1970년 100만명, 2002년 40만명, 2017년 35만명으로 급격히 줄어왔으며,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대학 입학 정원은 50만명 규모다. 국가, 대학 모두의 생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저출산 요인에는 보육 부담, 사교육비, 교육제도 등 아이의 양육과정에서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의 엄마들은 자녀들의 진로, 대입 준비 때문에 한 아이 당 12년 이상 전전긍긍,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고, 자신의 삶은 접게 만들기도 한다. 대입제도도 결혼, 출산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인 것이다. 

요즈음 대입제도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대입개편안이 지난 4월 교육부로부터 국가교육회의로 갔는데, 대입개편 특위와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일반 시민 400명에게 넘어가 있다. 현재 4가지 시나리오로 제시된 학생부와 수능 중심의 개편안들이 공론화 과정에 있는데, 7월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한다. 

지난 5일 주요 사립대 총장들은 ‘대학 입시와 대학의 자율화’를 주제로 「미래대학포럼」을 열었다. 정부의 대입정책의 방향과 ‘공론화’ 과정을 보며, 그동안 ‘왜 정부는 단 한 번도 대학 총장들에게는 대입에 대한 생각을 묻지 않느냐? 시민 400명이 4개안 중에 하나 뽑을 테니 대학은 따르라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정부에 던졌다.

사실 대입정책의 흐름을 보면, 1980년 국보위가 대학본고사를 폐지하며,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크게 약화시켰으나, 1994학년도부터 대학별고사가 다시 등장했고, 그 후 5·31 교육개혁, 2002, 2008 대입제도를 이어오며 학생선발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은 확대돼 왔다. 

그런데 현 정부의 ‘학생부’, ‘수능’, ‘공론화’ 중심의 대입정책 결정이 대학들로부터 어떠한 반응을 얻게 될지 우려가 된다. 2004년 8월, 2008 대입제도안이 발표된 이후 3년간 ‘3불제’를 둘러싼 정부와 대학 간의 논쟁이 심각한 수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이 논쟁은, 현 정부와 유사하게, ‘교육 불평등’, ‘대학서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대입정책을 대학이 수용할 것을 획일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이제 정부는 세계 100위권 내외의 대학에게 그 대학의 인재상과 상관없이, 공론화로 정해 주는 매뉴얼에 따라 선발하라고 할 것인지, 21세기 글로벌 경쟁, 다양성의 시대에 적합한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또한 수시·정시, 절대·상대 평가 논의 결과가 우리 학생들의 미래 대비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공론조사를 개발 창시한 제임스 피시킨 스탠퍼드대 교수가 우리의 시나리오 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입시 자체보다 먼저 국가 차원의 교육철학에 대해 토론하라는 권고를 했다.  

그리고 대학들은 수십 년간 존중됐던 대학의 학생선발권이 왜 제한받는 상황이 됐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국민들로부터의 신뢰와 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대학은, 국가를 책임진다는 자세로, 공론의 초점을 미래 시대의 대비, 다음 세대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태도를 담는 일로 전환시켜야 한다. 특히 대학은 ‘원석’을 형성하는 유·초·중·고 교육과정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제대로 성장하도록 대입전형을 잘 연계시켜나가야 한다. 사실 현재 강조되고 있는 ‘상상력’도 대학교육에서 보다는 어려서부터 만화, 공상과학·추리·역사 소설 등을 대하며 키워진다.

정부와 대학은 이제 국가의 교육을 세움에 있어, 서로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서로 존중하며 협업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미래,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국가와 다음 세대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다. 학생, 학부모에게 고통을 주는 우리 사회의 비생산적인 교육 생태계를 생각하며, 우리 모두는 정부가 바뀌어도 지속할 수 있는 성공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 특임교수·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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