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자율개선대학·역량강화대학 비율 늘려야”
대학들, “자율개선대학·역량강화대학 비율 늘려야”
  • 이해나
  • 승인 2018.07.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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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본역량진단 둘러싼 교육부와 대학가의 동상이몽

지난달 20일,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결과 발표 후 대학가가 술렁였다. 1단계에서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대학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2단계 진단을 위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1단계 진단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요 보직교수들이 사퇴한 대학들도 있었다.

교육부는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확대하고,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대학이 대학답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를 개선해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사회에는 대학 서열화, 대학 자율성 훼손, 대학 특성화 저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가의 속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 이하 대교협)가 지난 5월 30일부터 열흘간 회원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드러났다. 설문에는 총장(96명)·기획처장(98명)·평가 실무자(97명) 등 총 291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 사회에서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성과보다는 문제점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3.0 이상(4점 척도)으로 응답했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2.5 이하로 평가한 것. 세부적으로는 평가 준비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3.68), 획일적 평가 기준에 따른 대학 서열화(3.54), 대학 운영의 자율성 훼손(3.46) 등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대학교육 여건 개선(2.22), 교육의 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2.21) 등 진단의 성과는 낮다고 응답했다.

진단 결과에 따라 대학을 자율개선대학·역량강화대학·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나눠 공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68.2%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부적절한 이유로는 △획일적 평가를 통한 대학 서열화 조장 △대학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 등급 설정 등이 주된 근거로 꼽혔다.

응답자의 약 60%가 자율개선대학의 비율을 현 수준(60%)보다 높여야 한다고 답하는 등 진단 설계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율개선대학 비율이 70% 이상~80% 미만이 적정하다고 밝힌 응답자가 42.9%, 80% 이상이 적정하다고 밝힌 응답자는 16.3%였다. 2021년으로 예정된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해서는 85.3%가 ‘필요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대교협 측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개선대학 비율 70% 이상으로 상향 조정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유도로 정책 방향 전환 등의 내용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당시 C등급 이상 대학 비율인 79.7%(A등급 21.5%, B등급 35.4%, C등급 22.8%)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해 달라는 요구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는 1단계 결과 발표 이후인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8월까지 이뤄지는 2단계 진단에서는 역량강화대학 비율을 늘려달라”고 밝혔다.

대교협은 궁극적으로 부설기관인 한국대학평가원의 ‘대학기관평가인증’으로 대학평가를 일원화하자는 입장이다. 임종보 한국대학평가원장은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학기관평가인증은 지표가 유사하다”며 “비슷한 지표로 두 번 평가받는 것은 대학 입장에서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상대평가, 대학기관평가인증은 절대평가”다. 대학기관평가인증은 대학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을 지표로 선정하고, 기준값을 넘으면 인증 또는 조건부 인증을 주지만,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서열화를 통해 대학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교육에 힘써야 하는 대학이 평가 결과를 0.01점 올리는 데만 역량을 집중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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