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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호 새로 나온 책
930호 새로 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8.07.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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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말말

산업화 세대와 세대 담론

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한국 사회에서 노인 세대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의료 기술의 발전과 함께 평균 기대 수명이 연장됐지만,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노인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도 자신들이 추구하던 가치와 규범의 상실을 경험했고, 젊음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소외 상태에 놓여 있다. 한국 사회를 밑바닥에서부터 성장시킨 원동력이 된 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급변한 사회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채 사회적 소외와 배제의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노인 세대가 체감하는 소외와 배제는 비단 생활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학문적·정책적 영역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가장 어려웠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급격한 성장과 변동을 몸소 체험한 산업화 세대는 한국 사회를 설명함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대 담론에서는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X세대,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 등에 대한 논의는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고 있지만 노년기에 머무르고 있는 산업화 세대에 대해서는 이들의 절대적 빈곤과 건강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만 들릴 뿐 다른 다양한 각종 세대 담론에서 배제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는 서로 다른 사회적 상황과 분위기 속에서 다른 교육을 받고 상반된 가치관을 내면화하며 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 문제에 대한 담론의 부재는 세대 간 소통과 교류를 원활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노인 혐오를 넘어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갖는 부정적인 형태를 나타내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애 주기상 우리 모두는 노년기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 오며, 그렇기 때문에 노인 문제 또한 특정 세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현대 한국 사회의 노인 문제를 단순히 산업화 세대만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가 갖는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산업화 세대를 다시 세대 담론으로 불러들이는 일은 우리 모든 세대를 위한 작업이 될 것이다.

최샛별 이화여대 교수(사회학과), 『문화사회학으로 바라본 한국의 세대 연대기』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018.6) 중에서

새로 나온 책

네덜란드에 묻다, 행복의 조건 | 김철수 지음 | 스토리존 | 328쪽
세계에서 어린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네덜란드는 고등학교 때 이미 진로를 결정하기 때문에 입시와 취업에 대한 고민도 한국보다 적고, 노인 빈곤율 역시 가장 낮다. 지위에 상관없이 공권력ㄷ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문화, 나이가 많든 적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일할 숭 lT는 사회, 갑과 을이 없으며 뇌물과 접대를 오히려 의아해하는 사회….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네덜란드에서 20년, 유럽과 북미를 오가며 30년을 보낸 저자의 오랜 해외 생활 경험 속에 생생히 녹아있는 네덜란드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러움과 동시에 여러 가지 고민을 안겨준다. 저자는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와 노인이 행복한 나라, 청렴결백으로 유명한 나라라는 수식어를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을지 독자들에게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문학이 미래다 | 김욱동 지음 | 소명출판 | 385쪽
이 책은 인공지능의 홍수 속에서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속성인 ‘이야기하는 힘’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이끌 자산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길은 역시 문학을 비롯한 예술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고급문학’과 ‘대중문학’, ‘순수문학’과 ‘통속문학’을 구분 짓기보다 절충과 화해를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총 10개의 평론이 실려 있으며, ‘은유와 환유에 대하여’ 장에서는 수필문학의 세 거봉 김진섭, 이양하, 피천득의 수필을 들여다봄으로써 수필이라는 문학 장르가 우아하면서 고결한 장르임을 일깨우고, ‘아름다움의 종교’ 장에서는 유미주의와 퇴폐주의의 근원을 탐구하기 위해 어원에서부터 사상의 흐름, 그리고 미술 같은 타 예술 장르에 사용된 예들을 살핀다. 또한 ‘창녀와 성녀’ 장에서는 당대의 관행을 따르지 않고 신문 연재를 통해 독자를 더 만나고 싶어 했던 전업 소설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을 들여다봤다. 저자는 과거의 작품에만 얽매이지 않고 최근 한강의 『채식주의자』까지 후기자본주의라는 사상 가치로 분석하고, 신경숙의 표절 사건에 대한 견해도 밝히고 있다. 


 

상상된 공동체 | 베네딕트 앤더슨 지음 | 서지원 옮김 | 도서출판 길 | 376쪽
민족은 어떻게 아득한 과거로부터 불거져 나와 무한한 미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이 됐는가. 잘 알려진대로 저자는 민족을 왕조 국가가 쇠퇴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시기에 나타난 ‘상상의 공동체’로 정의한다. 이 공동체는 종교 공동체의 붕괴, 그 종교 공동체 안에서 신으로부터 정당성을 끌어냈던 왕권의 약화와 맞물려 출현했다. 저자는 민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민족국가, 공화제, 공민권, 인민주권,국기와 국가 등의 상상된 현실과 민족주의가 유럽이 아니라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메리카에서 발명됐다고 주장한다. 식민지로 이주한 백인들의 자손이 혈통상 유럽인이면서도 아메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자, 점차  식민행정 단위를 독립공동체로 간주하고, 원주민과 노예들까지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인민민족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 개정판으로 나온 이번 책에서는 초판의 사실적, 개념적, 해석적 오류를 바로잡고 별개의 부록 성격을 지닌 새로운 두 장을 추가했다. 



 

수업 비평가의 시선 | 이혁규 지음 | 교육공동체 벗 | 408쪽
교육대학 교수가 10여 년간 한국 교실 수업을 찾아다니며 기록·비평한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수업 설계와 성적에만 주목하는 수업 연구가 태반인 풍토에서 ‘수업 비평’을 통해 수업 연구자와 실천가, 수업 현상에 관심 있는 학부모를 연결시킴으로써, 현장은 현장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분리돼 있는 담론의 장벽을 허물고자 시도한다. 저자는 하브루타 수업, 배움의 공동체 수업, 거꾸로교실, 사상 최대 수업 프로젝트 등 한국 교육 현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수업 실천 사례들을 찾아보며, 수업 실천을 소통과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다. 그동안 입시 위주 교육이라고 당연시여기며 고립시켰던 고3 수업의 속살을 살폈으며, 사교육 스타강사 설민석의 강연, 교육대학 교수인 저자의 강의까지 비평의 영역으로 소환함으로써, 교사들, 교수들 간의 고립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한다. 아홉 개의 비평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수업을 공유해 준 교사들의 글을 함께 배치해 한국 수업 현장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기능한다.



 


이미지 페미니즘 | 김영옥 지음 | 미디어 일다 | 416쪽
페미니즘 문화 연구자인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시각예술 작가들과 교류한 여정의 기록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장소(성)과 미학, 페미니즘 미학의 실천, 젠더 관점으로 포스트 민중미술 거슬러 읽기, 번역·전이·혼종의 지대 등 6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20여 편이 넘는 작품들을 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 보고 분석하는데, 지난 10여 년간 학계와 정치경제적 장에서 활발히 논의돼온 공공미술 영역과 이미지를 바라보는 우리 시선의 윤리학, 여성 아티스트들의 독특하고 남다른 작업들의 궤적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이미지들과 현대 미술의 미학체계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 우리 삶을 구성하는 것들을 들여다봄으로써 삶의 흔적을 탐색하도록 초대한다. 




 

정동정치 | 브라이언 마수미 지음 | 조성훈 옮김 | 갈무리 | 384쪽
이 책은 지난 수년간 학계의 핵심 키워드이자 치열한 논쟁의 주제였던 ‘정동’(affect)의 이론가이자 철학자인 브라이언 마수미가 지난 14년 간 동료학자, 활동가, 비평가, 예술가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모은 대담집이다. 인터뷰라는 형식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저자의 전작들보다 덜 사변적이며, 정동과 잠재성을 실천적 관점에서 논의한다. 저자는 정동정치를 두 가지 관점에서 이해하는데, 하나는 권력이 미시적이고 정동화되고 있다는 점이고, 나머지는 정체성이나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정치는 그런 미시적 권력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정동이론이 소개된 후 국내외에서 정동은 개인적이고 비정치적인 개념이라는 비판, 파시즘과 연관돼 있다는 비판, 개인적 친밀성 문제에 불과하다는 비판 등이 제기됐지만, 이 책은 이런 비판과 오해에 답하면서 독자들에게 정동개념이 어떤 지형 속에 위치했으며,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지를 알려준다.



 

푸코의 미학 | 다케아 히로나리 지음 | 김상운 옮김 | 현실문화 | 320쪽
최근 학계가 푸코의 생명정치나 통치성에 주목하는 가운데, 푸코의 예술론은 초기의 관심사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되곤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푸코가 말년에 제창한 ‘실존의 미학’을 화두로 삼아 푸코의 사유 전체를 미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다시 파악하려고 한다. 1960년대의 문학론, 회화론에 푸코의 평생 동안의 작업을 관통하는 사유의 기반이 있음을 간파하고, 이것이 후기의 주체론 및 윤리학에서 어떻게 ‘실존의 미학’ 혹은 ‘삶의 작품화’라는 중심적 개념으로 계승·발전되는지를 읽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블랑쇼와 루셀의 문학적 언어에 관한 푸코의 초기 고찰에서 시작해, 벨라스케스, 마네, 마그리트의 그림에 관한 유명한 논고를 거쳐, 폴 르베롤과 제라르 프로망제의 회화, 베르너 슈뢰터의 영화, 듀안 마이클의 사진과 같은 1970년대 이후 비평에 이르기까지 푸코의 논의를 폭 넓게 다루며 동시대 예술에 현실적으로 감응한 푸코의 예술론을 한달음에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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