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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가 낳은 위대한 춤꾼의 여정  
내포가 낳은 위대한 춤꾼의 여정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8.07.09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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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舞 한성준 영상다큐멘터리 상영회
한성준의 급제무 사진제공=연낙재
한성준의 급제무 사진제공=연낙재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지난 7일 내포신도시에 소재한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강당에서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1874~1941) 선생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한 한성준 영상다큐멘터리 「기억의 저편, 역사와 기록」 상영회를 갖는다. 제5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한성준의 춤, 거장의 숨결」의 일환으로 열리는 행사다. 

충남 홍성 출신의 한성준은 당대 최고의 명고수이자 피리산조의 명인으로 전통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1930년대 후반 조선음악무용연구회를 설립하여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제27호), 태평무(제92호), 살풀이춤, 학춤, 훈령무 등은 오늘날 최고의 전통춤으로 손꼽힌다. 그의 문하에서 손녀딸 한영숙을 비롯 강선영·이동안·김천흥·김보남 등 기라성 같은 전통춤꾼들이 배출됐다. 또한 신무용가 최승희·조택원에게 영향을 미쳐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으며, 그런 의미에서 한성준은 근현대 한국 전통춤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진정한 의미의 춤선구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영상에는 춤 입문에서부터 전국유랑, 명고수 활동과 음반취입,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설립과 전국 순회공연 및 일본, 중국 진출 등 한성준의 일대기가 신문·잡지·사진 등 다양한 공연자료를 통해 씨줄과 날줄로 엮어졌다. 연낙재 소장 한성준 관련 희귀자료가 집적됐으며 그의 활동여정에 따라 일본, 중국 현지촬영 과정에서 발굴된 다양한 자료들이 씌여져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승희의 스승인 일본 근대무용의 선구자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손자 이시이 노보루(石井登)에게 기증받은 최승희의 승무 사진도 영상에 투영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상영회를 통해 중국 연변에서 우리 고유의 춤과 가락으로 민족의 혼과 정신을 일깨운 문화독립투사로서의 한성준을 반추하는 작업이 이뤄진 셈.  

한성준의 손녀딸이자 수제자인 한영숙과 제자 강선영의 춤과 함께 국내외 관련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도 영상다큐멘터리의 자료적 가치를 더했다. 조선춤의 보존 계승을 위해 1937년 설립한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시절의 마지막 제자 하진옥의 술회를 통해 한성준 춤의 원형과 미학적 가치를 재음미할 수 있었다. 그밖에 신무용가 조택원 선생의 부인 김문숙, 이애주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등을 비롯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가야금의 명인 故 황병기 선생, 송방송 한국음악사학회장, 권오성 한양대 명예교수, 유영대 고려대 교수, 박재희 청주대 명예교수 등이 한성준의 존재론적 의의와 예술적 업적을 회고했다.

이시이 바쿠의 손자 이시이 노보루, 부토무용가 야마다 세츠고, 평론가인 미조하타 토시오의 증언, 그리고 조선족무용의 개척자 故 조득현 선생의 딸, 조인혜 전 연변대 교수와 이승숙 전 연변가무단장을 비롯 현 중국 무용계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펑솽바이(??白) 중국무용가협회 부주석, 뤄빈(?斌) 중국무용가협회 서기 등이 인터뷰를 통해 한성준 춤의 동아시아 확장성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번 영상의 기획과 제작총괄을 맡은 성기숙 한예종 교수(무용학)는 “한성준의 삶과 예술세계, 혼과 정신을 담고자 했다”면서, “일제강점기 ‘전통지킴이’로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명무 한성준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사의 ‘기억의 저장고’ 로서 유의미한 기록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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