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통일교육,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가 - 북한에 무관심한 20대를 위한 통일교육
대학 통일교육,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가 - 북한에 무관심한 20대를 위한 통일교육
  • 임상순 평택대·통일학
  • 승인 2018.07.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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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남북이 같은 조상을 두고 있었네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대학생 한 명과 현장학습 진행에 대한 통화를 하게 됐는데, 그때 그 학생이 느닷없이 내게 한 말이다.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이 훈민정음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그 학생은 남북이 같은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한글을 반포한 세종대왕이 남북의 공동 조상이라는 것을 순간 깨달은 것이다. 

사실 이 학생뿐만 아니라 20대들은 통일과 북한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딱히 관심도 없다. 2016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실시한 통일의식조사를 보면, 20대 중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은 8.2%에 불과했다. 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며, 전체평균 19.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5년 통일교육협의회에서 전국 대학생 1,2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통일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54.6%에 그쳤다.

문제는 통일에 대한 무관심, 북한에 대한 불신이 대학생들의 가치관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피아제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11세 이후 청소년 시기에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을 확립시킨다. 현재 대학생들은 남북관계에 보수적이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에 청소년 시기를 보냈고, 언론매체 등을 통해 금강산 박왕자씨 피살사건, 4차례의 북한 핵실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개성공단 폐쇄를 접했다.      

남북정상회담과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반도가 평화와 화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6·25전쟁 발발 68주년이던 지난 6월 25일 남북 대표단은 판문점에서 만나 ‘동해선·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동 조사에 합의했다.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북한은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 것이고,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20대, 그 중에서 대학생들이 그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다. 이들을 위한 통일교육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줘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현재 대학이 실시 중인 통일교육은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북한학과 등 관련 학과를 개설해 북한과 통일을 전공으로 가르치는 ‘학과중심형’ 통일교육. 둘째, 전공 선택 혹은 교양 선택으로 북한과 통일 관련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는 ‘교양선택형’ 통일교육. 셋째, 통일부에서 추진하는 대학통일지원사업에 선정돼 실시하는 ‘선발형’ 통일교육. 지난 3월 13일 통일교육지원법이 개정돼 정부가 ‘통일에 관한 체험교육 및 강좌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선발형’ 통일교육이 보다 증가할 것이다. ‘선발형’ 통일교육이 대학 통일교육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준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대학 통일교육을 구조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통일교육을 대학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해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 통일교육을 교양필수로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을 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고등교육법 28조에 의하면, 대학의 목적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통일교육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민족공동체와 통일한반도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고,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대학교육의 목적에 적합하다. 2018년 현재 전국 189개 4년제 대학 중에서 평택대가 유일하게 통일교육을 오프라인 교양필수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교양필수 과목명은 ‘통일한반도의 미래’이며 1학년이 교육대상이다. 3학기째 운영되고 있는데,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대학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통일교육지원법 4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통일교육에 대한 지역별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며 필요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통일 및 북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 부처들, 개성공단과 같은 북한 산업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들, 그리고 북한과 관광 협력하는 기업들이 직원을 새롭게 채용할 때, 북한·통일학 전공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우대 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사업대상지인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갖춘 신입직원들을 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통일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다.

예멘의 통일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재난이 될 수 있다. 통일의 주역이 될 대학생들을 ‘교육’을 통해 통일을 준비시킬 때, 안정적이고 행복한 통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순 평택대·통일학.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북한의 대외관계와 남북관계로,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임상순 평택대·통일학.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북한의 대외관계와 남북관계로,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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