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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출자액 대비 회수율 2%...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
대학 출자액 대비 회수율 2%...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7.02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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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술지주회사 도입 10년차

대학기술지주회사(이하 기술지주회사) 도입 10년을 맞이한 가운데 교육부가 기술지주회사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대학기술지주회사협회(회장 윤석영, 이하 기술지주협회)에서 발간한 ‘2008-2016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운영현황 조사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지주회사의 2016년 말 누적 평균 자본금은 현금 13.4억, 현물 13.0억, 총 26.5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제10조 및 시행령 제9조’에서 규정하는 창업투자회사의 납입자본금 요건 50억 원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기술지주협회는 “영세한 자본으로도 인가를 받는 것이 가능한 탓에 기술지주회사들은 기술사업화를 위한 전담인력 고용이나 자회사 투자가 여의치 않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는 지난 12일에도 국민대, 서울과기대 등 3개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인가했다. 이번 인가로 기술지주회사를 소유한 대학은 66개에 달한다. 교육부는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자체수익 창출(대학 재정 기여), 연구개발(R&D) 성과 제고와 함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 등을 실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기술지주회사 운영 실태로는 목적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재정 기여하기엔 아직 역부족

우선 ‘대학 재정에의 기여’ 측면에서 성과가 미미하다. 2008년부터 2016까지 대학기술지주회사에 출자된 금액 중 1천173억원(88.6%)은 산학협력단에서 26억9천7백만원(2.0%)는 학교법인에서 나왔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술지주회사가 창출한 수익은 612억원으로 출자액의 51%에 불과하다. 

수익이 모두 회수된 것도 아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자회사 보유 지분 매각에 따른 수익은 △사내적립 68억원 △산학협력단 배당 25억원으로 처리됐으며, 보유기술 이전에 따른 수익 중 산학협력단에 배당된 금액도 2억 원에 불과하다. 산학협력단이 출자한 금액 중 기술이전과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다시 산학협력단에 배당된 수익이 2%(자료 없는 국책사업 수익 제외)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지주회사의 수익으로 대학 재정에 기여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한편 기술지주회사들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립대 기술지주회사의 한 관계자는 “연세대 라파스라든지 부산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매각 사례 등 성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 대부분 기술지주회사들은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지주회사협회에 따르면 자회사의 매출발생 및 회사가치상승에 따른 지분매각까지 설립 후 최소 5~7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배보다 배꼽? ... 기술이전보다 국책사업 수익 비중 커 

‘기술사업화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 촉진 선순환 구조 확립’은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첫 단추인 기술사업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현재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R&D조차 하향식으로 내려와서 수요자인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연구 결과를 활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많다”고 토로했다. 산업계에서 체감하는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당장 기술이전 수익이 나오지 않다보니 기술지주회사의 수익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히려 국책사업 수익(285.2억원, 46.6%)이다. 기술이전 수익(74억원, 12.1%)의 규모는 자회사 지분매각 수익(150억원, 24.6%)보다 적다. 

기술지주회사들이 기술이전보다 국책사업을 따내는 데 열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기술지주회사의 정부 정책 지원사업의 참여는 미래부 113건, 산업부 104건 등 총 307건으로 조사됐다. 사업비 규모만 450억원이다. 보고서에서 기술지주회사협회는 “상당수 대학이 기술지주회사 본연의 목적인 보유기술 사업화를 위해 설립하기 보다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담직원 1명이 자회사 7개 맡기도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지주회사의 수는 66개에 이르렀지만 전담직원 수는 평균 3명 수준으로 적기 때문이다.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의 임직원 수도 2016년 평균 4.6명에 불과하다. 반면, 중소기업청에서 발행한 ‘2010-2016 벤처기업정밀운영현황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평균 고용인력은 △창업 3년 이하 14.9명 △창업 4년~10년 차 16.7명에 이른다. 적게는 10명 크게는 12명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는 전담인력이 없거나 1명밖에 없는 기술지주회사가 과반이 넘는 27개사(56.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이 직원들도 산학협력단 업무와 겸직하는 등 본연의 기술사업화 업무를 추진하기에는 부족하다. 박현남 단국대 기술지주회사 직원은 “현재 기술지주회사에 소속된 직원은 1명뿐이고 산학협력단 직원 1명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단국대 기술지주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는 7개다.

자본금 요건 등 규제 변화 필요해

전문가들은 기술지주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자본금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행법상 산학협력단이 30% 이상 현물 출자하고 발행 주식을 50% 넘게 보유하면 자본금 금액과 상관없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전형준 기술지주회사협회 대리는 “대학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기술지주회사와 같은 장기적인 기술사업화 모델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납입자본금 최소규모를 10억, 현금 출자금을 5억 이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경주 교육부 주무관은 “자본금 규모, 전문 인력 확대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대응에도 현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김춘성 조선대 기술사업화센터장(치의예과)는 “규정에 따르면 기술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20%를 유지해야 하는데 회사가 성장할수록 재정 여유가 적은 대학은 지분율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기술지주회사 사이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열화된 대학 구조가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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