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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총장에 C학점…협상가형 총장 직접선출 원해
교수들, 총장에 C학점…협상가형 총장 직접선출 원해
  • 이해나
  • 승인 2018.06.25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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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련·〈교수신문〉 공동 민주 총장선출 제도화를 위한 설문조사

지난해와 올해 화제가 됐던 이화여대(총장 김혜숙)와 성신여대(신임총장 양보경)의 개교 첫 직선제 총장 선출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일이 아니다. 학내 공론화를 위해 노력한 교수들과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구성원이 차근차근 일궈낸 성과였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사교련)와 〈교수신문〉은 공론의 장 마련을 위해 공동으로 ‘민주 총장선출 제도화를 위한 설문조사’(이하 설문조사)를 지난 14일부터 엿새간 실시했다. 설문에는 전국 사립대 소속 교수 479명이 참여했다.

먼저 교수들이 인식하는 소속 대학의 운영 상황에 관해 물었다. ‘사학 법인은 사사롭게 운영되고 있다’는 명제에 대해 ‘매우 그렇다’ 26.9%(129명), ‘그렇다’ 21.5%(103명) 등 응답자의 48.4%가 동의했다. ‘구성원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명제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31.3%(150명), ‘그렇지 않다’ 23.0%(110명) 등 응답자의 54.3%가 반대했다. 대학의 역할은 크게 교육·연구·봉사로 나눌 수 있다. ‘소속 대학이 대학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교수들의 답을 점수로 환산하면 3.17점(5점 만점)이었다.

각 교수가 소속된 대학의 총장 선출 방식은 임명제(55.5%), 간선제(28.8%), 구성원 직선제(7.1%), 교수 직선제(6.3%), 기타(2.3%) 순으로 많았다. ‘현재 총장선출 제도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표성을 보장한다’는 명제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54.5%(261명), ‘그렇지 않다’ 20.0%(96명) 등 반대 의견이 74.5%로 압도적이었다. ‘현재 총장이 선출된 이후 법인 이사회로부터 자율성을 갖고 있다’는 명제 역시 ‘전혀 그렇지 않다’ 44.1%(211명), ‘그렇지 않다’ 23.6%(113명) 등 67.7%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현재 총장이 선출된 이후 중요 대학정책 결정에 구성원의 의견을 잘 반영한다’에는 총 68.3%(327명)의 교수가 ‘전혀 그렇지 않다’나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불만을 드러냈다. 소속 대학 총장에 대한 교수들의 ‘수행평가’ 점수는 2.41점(5점 만점)이었다. 이를 4.5 만점의 학점으로 단순 환산하면 2.17로, C+와 C 사이의 점수다

총장이 갖춰야 할 중요 덕목은 ‘갈등조정 능력’

설문조사에서는 교수들이 총장에게 기대하는 다양한 덕목 가운데, 해당 덕목이 얼마나 중요하냐에 따라 점수를 매기도록 문항을 설계했다. 그 결과 갈등조정 능력(4.64), 시대정신과 소통(4.48), 자치와 자율성(4.46), 개인의 인품(4.41), 발전기금의 확보(4.02), 지역사회 교류협력(4.01), 국제교류 능력(3.88), 산학협력을 위한 능력의지(3.87), 학문적 소양(3.84) 순으로 나타났다.(5점 만점) 

갈등조정 능력을 갖춘 총장 선출에 가장 적합한 제도는 무엇이라고 교수들은 생각할까. 구성원 직선제(36.1%)와 교수 직선제(35.1%)가 팽팽하게 대립했고, 간선제(23.2%)가 뒤를 따랐다. 임명제를 선택한 교수도 18명(3.8%) 있었다.

오는 29일 사교련이 주관하는 민주 총장선출 제도화를 위한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린다. 사교련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소속 교수들과 교육부 실무자가 참석해 설문조사를 토대로 현재 대학의 총장선출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이다. 대학 내 민주적 거버넌스가 뿌리를 내리는 여정에 〈교수신문〉은 계속해서 함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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