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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직업교육은 정부에서 책임져야
고등직업교육은 정부에서 책임져야
  • 장화식 대덕대·컴퓨터정보학과 
  • 승인 2018.06.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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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어언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진행 방향과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정권 시절,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에 비해 많은 소외를 당해 왔으며 그로 인해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한껏 높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을 때 전문대학가에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고등직업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대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육부에서는 전문대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보도록 한다.

첫째, 문재인정부가 출범할 시점에 전문대학가에서는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국’ 신설을 희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실시됐던 교육부 조직개편을 보면, 대학정책실을 고등교육정책실로 개편하면서 ‘직업교육정책관(국)’을 신설했다. 그 취지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직업교육 정책 기능을 한데 모으고,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직업교육 혁신을 추진함이라 했다. 그리고 그 산하에 ‘전문대학정책과’를 하부조직으로 두고 현재 운영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전문대학정책과는 고등직업교육에 대해 어떠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는가? 물론 교육부에서는 올해 7월까지 ‘직업교육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기대할만한 수준의 마스터플랜이 수립돼 정부기관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 고등직업교육 체제가 완성되기를 희망해 본다.

둘째, 전문대가 그동안 일궈낸 성과에 비해 정부의 재정지원은 일반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문대학 입학정원 비율은 34.3%, 재학생 비율은 22.9%이며, 일반대학이 정부로부터 확보한 재원은 1조5300억 규모, 전문대학은 3500억 규모이다. 전체 재원 중에서 일반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81.1%인 반면 전문대는 18.9%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학생 1인당 지원금을 살펴보면 일반대학생은 102만 5천원인 반면 전문대학생은 77만 8천원이다. 이러한 자료를 봤을 때, 전문대와 전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 재정지원금의 일반대와의 차별, 등록금 동결, 학생 수 급감 등으로 전문대학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상당히 크다. 전문대학에도 초?중등교육과 마찬가지로 교부금으로 지원해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 여당이 야당시절 입법 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제정돼 고등직업교육을 국가가 나서서 그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운 핵심 공약 중 하나는 공영형 사립대 육성사업인데, 이는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30%를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50%를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정부 재정지원 규모가 50% 이상 투입되는 대신 이사회 절반을 공익 이사로 채워 운영되는 형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사립대의 비중은 전문대가 93.5%, 일반대가 81.5%에 달하고 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공교육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국가에서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국공립대 학생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사립대 30곳을 공영화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공영형 사립대학 추진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가? 교육부에서는 연구진을 구성해 공영형 사립대학 추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그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설사 그 결과가 지금 나온다 하더라도 공영형 사립대학 선정을 위한 평가방식은 어떻게 체계화시킬 것인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은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 또한 무엇보다 예산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공영형 사립대학 추진을 위한 난관은 수없이 남겨진 상황이다. 미국의 커뮤니티 컬리지와 핀란드의 폴리테크닉 대학의 경우에는 지방을 기반으로 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지방 사립전문대학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가지고 지방 사립전문대학부터 공영형 사립전문대학으로 육성해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 추진의 출발단계에서는 몇 개 대학을 시범운영하고, 정부의 공약대로 연차적으로 늘려 나간다면 우리나라 고등교육 및 고등직업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화식 대덕대·컴퓨터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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