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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예측했던 그, 이번엔 ‘독감 환자수’ 예측하다
‘트럼프 당선’ 예측했던 그, 이번엔 ‘독감 환자수’ 예측하다
  • 양도웅
  • 승인 2018.06.1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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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을 찾아서②_우종필 세종대 교수(경영학과)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회담’이 진행된 다음날 13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했던 우종필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를 만났다. 지금이야 너도나도 ‘실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나도 예측했었다’ 말하지만, 시간을 돌려보면 당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던 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특히 ‘합리적’ 혹은 ‘과학적’인 근거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던 이는. 

지난 2016년 11월 3일, 우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홈페이지에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 득표율: 트럼프 54~52%, 힐러리 48~46%, 선건인단 수: 트럼프 285~275, 힐러리 263~253”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8일에 제46대 미 대선이 실시됐으니,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힐러리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우세하다고 내다보던 때였다. 우 교수는 “무당이냐는 농담 섞인 힐난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보는 그대로다. 우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선거인단 수까지 오차율 5% 이내로 맞췄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한 그 글에서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후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과거 미국의 어느 대통령보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회담에 적극적이다. 공교롭게도 우 교수의 바람까지 현재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을 허구라고 믿는 사람들은 우종필 교수의 연구실을 찾으면 놀랄 것이다. 그는 현재 1명의 회계사가 1년 넘게 잠을 자지 않고 매달려야 해결할 수 있는 작업을 단 30초 만에 AI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교화 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후학 양성이라는 내 본분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우종필 교수

그런데 현재 세종대 MBA 빅데이터 주임교수로도 재직 중인 우 교수는 왜 위와 같은 작업을 하게 된 것일까. 그는 지난 2016년 6월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언급했다. “브렉시트를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영국이 설마 EU에서 탈퇴하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주식시장이 폭락했고,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여러 해외 논문들을 찾아보니, 구글 트렌드를 활용하면 브렉시트와 같은 ‘빅 이벤트’를 예측할 수 있겠더라. 우리에게 미 대선은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그래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 대선을 예측해봤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키워드가 검색된 횟수를 근거로 대중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그래프나 도표로 보여주는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다. 우 교수는 “전화를 활용한 여론조사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속내를 숨길 수 있다. 하지만 PC나 모바일에서는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또한 여론조사의 표본과 구글 트렌드의 표본은 비교할 수 없다”며 구글 트렌드의 비교우위를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최근 번역 출간된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다비도위츠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더퀘스트, 2017)의 주장과 일치한다.

사람들의 진심이 어느 곳에서 보다 정확하게 표출되는가라는 문제와 함께, 우 교수는 “공개적으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는 결과를 밝힌 것은 빅데이터가 갖고 있는 정확성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대로 미래는 이루어진다』(매경출판, 2017)까지 출간한 그는 “제 연구를 오히려 비과학적이라고 간주하셨던 분들이 이 책을 보고 많은 오해를 풀었다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에 사람들이 다소 의문을 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기술들도 갖고 있는 ‘결함’ 때문이다. 이를테면 구글 ‘플루 트렌드’가 그렇다. 

보다 정교해진, 독감 실시간 예측 시스템

지난 2008년에 서비스가 시작된 구글의 실시간 독감 예측 시스템 ‘플루 트렌드’는 서비스 시작 5년 뒤인 2013년에 ‘독감 백신이 크게 부족할 것이다’라는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그 예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고,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플루 트렌드는 결국 서비스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우 교수는 이 시스템에 온도와 일교차, 강수량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을 추가해 기존 시스템을 정교화 했다. 독감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까지 독감 관련 키워드를 검색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변수)들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과 함께 네이버까지 조사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활용하기 매우 적합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보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정부 당국이 반길 만한 사안이다. 또한 가축의 전염병 등의 다른 영역에서도 손쉽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예방’을 주요 정책으로 삼는 관계 부처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구글 플루 트렌드가 갖고 있는 특정 키워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네이버를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국내 질병 예방 정책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좀 더 발표되는 연구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료 제공=세종대 홍보실
이번 연구결과는 구글 플루 트렌드가 갖고 있는 특정 키워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네이버를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국내 질병 예방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보다 '꼼꼼하게' 발표되는 연구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 자료 제공=세종대 홍보실

관계 부처에서 연락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 교수는 “정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연구결과를 활용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오해가 크다”며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 허구냐, 실재냐라는 논쟁을 벌이는 사이 미국과 중국은 추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평가 척도라 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미국의 에어비앤비, 중국의 샤오미 등이 해당된다)은 2018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236개가 있다. 이 가운데 116개(49.2%) 기업이 미국기업이고, 64개(27.1%) 기업이 중국기업이다. 한국기업은 몇 개일까? 3개(1.3%)다. 우 교수는 이 사실을 지적하며 “소위 말해 판이 뒤집어지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5차 산업혁명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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