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호 새로 나온 책
925호 새로 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8.06.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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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말말

자율성이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일 때 독일의 연구재단인 DFG(Deutsche Forschungsgemeinschaft) 책임자가 공무원을 일년에 두 번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예산 딸 때 한 번, 결산할 때 한 번 만난다는 거다. 나는 공무원을 거의 매주 만났다. 계속 간섭하기 때문이다. 과제 심사까지 관여했다. 연구재단에서는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중요한데, 과제 심사위원 명단을 교과부에서 달라고 했다. 이 사람 빼고 저 사람 넣으라고까지 했다. 그래서 장관과 이야기해서 심사를 우리가 다 할 테니 건드리지 말고, 최종 단계에서 지역, 성별 등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위원회에서 논의할 때 교과부 직원이 들어와서 함께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내가 절대로 심사위원 명단을 주지 말라고 했다. 장관과 합의했더니 두세 달은 잘 굴러갔는데, 그다음에 실무자가 오더니 자꾸 교과부에서 달라고 한다고 했다. 공무원들 주장은, 자신이 예산을 따 왔으니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자기가 명단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명단을 안 줬더니 승인할 것을 안 해줬다. 실장에게 찾아가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따졌더니 실장이 담당자를 불러서 야단을 쳤다. 그랬더니 일의 진행이 더 안 됐다. 물론 정부 세금이니까 잘 사용되는지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문가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합의하고 총체적인 판단을 하면 되는 것인데, 하나하나 시시콜콜 간섭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도 NGO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과학자가 그럴 순 없지만, 중요한 원칙이 깨지면 나서야 하는데 그러려면 구심점이 필요하다.l 특히 정부 출연연구소들은 계속 간섭 받다보니 사기를 잃고 포기했다. 항상 정부에 물어보게 된다. 아무리 팔팔한 사람이 들어와도 5~6년만 구태의 문화에 젖으면 순응하게 된다. 정부는 예산과 인력만 주고 출연연이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정부가 출연연 기관장도 임명하고 각종 정부 정책을 따르도록 지시한다. 그러다보니 출연연 입장에서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편해진다. 결국 왜 과학을 했는지 초심을 잃게 된다.

<에피>4, 「국회로 간 물리학자 오세정 인터뷰」 중에서

 

새로 나온 책

거의 완벽한 진화 | 요제프 H. 라이히올프 지음 | 안인희 옮김 | 온다 | 264쪽
인간이 생겨난 과정은 특별히 손에 땀을 쥘 만한 이야기지만, 인간은 어째서 인간의 수명이 지금과 같은지, 왜 인간은 수많은 질병에 걸리는지, 왜 인간에게 가장 고약한 적은 인간인지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한 을 어 위해 인간의 기원을 더욱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에서는 우리 자신, 곧 인간의 형성과, 인간은 어째서 지금과 같은 생명체가 됐는가를 다루면서 인간은 어째서 직립보행을 하게 됐는지, 왜 출산을 몹시 힘들게 하는 큰 두뇌를 갖게 됐는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2분에서는 공룡, 고래, 새들의 진화를 살펴보고, 생명이 전혀 없는 세계에서 어떻게 생명이 생겨날 수 있었는지를 자연 진화의 흔적을 사례로 설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인간이 스스로를 최고의 피조물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비인간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문화와 종교들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살핀다.

 

다산학 공부 | 박석무, 송재소, 임형택 외 지음 | 다산연구소 엮음 | 돌베개 | 412쪽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술을 남긴 정약용을 연구하는 입문서 격이다. ‘한 권으로 읽는 다산’을 기획목적으로 한 이 책은 ‘다산학 입문 강좌’와 함께 기획됐으며, 전체 20강의 강좌에는 국내 대표적인  다산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책은 1부 경학, 2부 경세학으로 나뉘는데, 다산의 학문체계를 따른 것이다. 육경과 사서를 연구하는 것이 경학이고, 일표이서(『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로 정리한 연구가 경세학이다. 다산은 경학을 修己로 삼고, 경세학으로 治人을 도모했다. 유배기간 18년 동안 다산은 경학과 경세학을 연구하면서도 2천500수가 넘는 서정시와 사회시를 지어 19세기 초반 강진 일대의 풍속과 세태를 읊으며, 압제와 핍박에 시달리던 농어민의 참상을 눈물어린 시어로 대변하기도 했는데, 2부에서 시의 일부가 소개된다. 이 책은 14명의 다산 연구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다산학에 접근한 결과물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어나가도 무방하다.

 

행복한 나라 스웨덴의 즐기는 정치 | 최연혁 지음 | 스리체어스 | 112쪽
‘정치적인 사람’, ‘사내 정치’와 같은 표현에서도 드러나듯, 정치는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는 야비한 술책쯤으로 해석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정치가 일상의 토론인 북유럽에서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을 대변하는 사례는 바로 스웨덴의 알메달렌 주간이다. 여름 휴가철 고틀란드섬의 작은 마을 알메달렌에 정치인과 기업인, 언론인, 시민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국민과 직접 만나고 정책을 이야기 나누는 이 뿌리  은 전통은 1968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울로프 팔메의 화물트럭 간담회에서 기인했다. 다양한 정책 이슈가 마치 박람회에 나온 전시 상품 같다는 의미에서 정책 박람회, 혹은 정치 박람회로 불리는 알메달렌에서는 어린이 기자단도 약속을 잡고 각 정당대표, 정책책임자 등을 공식적으로 인터뷰한다. 저자는 2011년 처음으로 알메달렌 주간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정치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산산조각 내게 된 경험들을 ‘어떻게 일상과 정치가 하나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으로 녹여냈다.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임계순 지음 | 김영사 | 704쪽
신케인즈학파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2개의 사건으로 미국의 첨단과학기술산업과 중국의 도시화를 꼽았다. 이 책은 현재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지고 있는 14억 인구대국 중국이 지도상의 한 점에 불과한 나라 싱가포르를 발전모델로 삼아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를 추적한다. 덩샤오핑은 중국에 싱가포르 같은 도시가 1천 개 생기는 것을 소망했고, 시진핑 역시 중국의 꿈을 ‘싱가포르 모델’에 두고 실현하고 있다. 반 세기 동안 중국역사와 사회를 연구해온 저자는 중국에 싱가포르처럼 운영관리 되고 있다는 쑤저우공업단지와 톈진생태도시를 현장답사하며 수집한 생생한 현지 자료를 통해 중국의 신형도시화전략을 분석했고, 중국정부가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많은 도시들이 정치·경제·사회의 운용메커니즘 측면에서 싱가포르식으로 운영관리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창의성의 열쇠를 찾아서 | 하워드 가드너 지음 | 김한영 옮김 | 사회평론 | 444쪽
발달심리학자이자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저자는 교육에서 창의성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에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님의 살부터, 어린 시절 꼬마 피아니스트로 이름 날렸던 일화, 대학시절 학문 편력과 위대한 스승들과의 만남, 대학원 진학 후의 부적응 등 자신이 지나온 발자취를 솔직하게 돌아본다. 이 회고를 통해 저자는 독일 이민가정의 전통교육법, 음악적 재능, 형의 죽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술가의 마음을 연구하게 됐고, 이는 창의성과 지능연구로 이어지는 배경이 됐음을 밝힌다. 저자는 중국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창의성이 먼저인가, 반복훈련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구를 확장하면서 교육에 있어서 진보주의자였던 자신의 신념을 수정하고 중국의 현재 교육방식에 대해 상대주의적 태도를 취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함으로써, 다중지능을 넘어 예술과 창의성 그리고 교육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드러낸다.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론 | 빌프레도 파레토 지음 | 정헌주 옮김 | 간디서원 | 166쪽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에 걸쳐 다양한 학문적 이력을 가진 저자의 이 책은 1901년 발표된 그 유명한 ‘엘리트 순환론’ 개념이 선보인 논문을 바탕으로 했다. 사회는 항상 여러 엘리트들이 번갈아가며 지배하며 대중은 항상 권력 밖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엘리트 순환론의 개념인데, 저자는 이 이론을 고대 로마제국 시대에서 당시 유럽사회를 휩쓸고 있던 제2인터내셔널 시대의 사회운동 및 각종 사건과 연관시켜 예증하고 있다. 엘리트 순환이론은 많은 점에서 마르크스 이론과 배치되는 것으로 거론되지만 현실정치에서는 유사한 점이 나타나는데, 저자는 민중봉기에서 시작된 프랑스 혁명도 부르주아가 권력을 차지했다는 것을 사례로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시의 엘리트 순환이라는 정치적 묘사를 넘어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사회를 지배한다는 자신의 사상을 은연중에 피력하고 있다. 

 

피셔의 비판적 사고 | 알렉 피셔 지음 | 최원배 옮김 | 서광사 | 368쪽
비판적 사고 분야의 대표적 이론가이자 영국에서 시행되는 사고력 시험을 직접 설계한 실무자이기도 한 저자의 개정판이 번역됐다. 초판과 달라진 지점은 첫째로 인터넷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는 방법을 다루는 인터넷에 관한 장(12장)을 새로 추가했다는 점 그리고 2/3 분량의 예문을 완전히 새 예제로 바꾸고 그와 관련된 본문과 해답도 새로 바꿨다. 이 책은 비판적 사고 의 핵심 주제들을 잘 골라 명쾌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비판적 사고의 정의와 비판적 사고 교육방법론에 관한 논의도 들어있어, 단순히 비판적 사고의 기법만을 가르치는 단순한 지침서가 아니라, 확고한 이론적 토대 위에서 비판적 사고 교육을 접근하고 있다. 핵심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사례들, 220개가 넘는 연습문제와 해답, 사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사고 지도, 풍부한 용어 해설 등은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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