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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기술·기업의 역할…“수용자 중심”과 “공유가치의 극대화”
새로운 과학기술·기업의 역할…“수용자 중심”과 “공유가치의 극대화”
  • 양도웅
  • 승인 2018.06.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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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 수립 위한 토론회」 개최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가 일반시민 1000명·전문가 4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회문제 심각성에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일반시민 83%·전문가 73%,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에 “높음”이라고 답한 비율은 일반시민 43%·전문가 47%였다. “보통”으로 답한 비율까지 합하면 일반시민은 89%, 전문가 79%에 이른다. 

위 결과를 과기정통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2014년부터 시작돼 올해 종료되는 ‘제1차 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이하 1차 종합계획)을 갱신·연장하기 위한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이하 2차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과기정통부가 지난 1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이유이기도 했다. 토론회는 한형주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과 김정태 MYSC 대표이사의 발제,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도 참석해 정부의 계획을 듣고 토론에 참석했다. 

한형주 과기정통부 과장은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안)」에서 “1차 종합계획의 한계로 사회문제의 이해관계자인 국민들의 참여가 대부분 일회성이었다는 점, 부처 간의 협력 체계가 미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2차 종합계획은 범부처 종합계획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대국민 소통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급자 중심의 과학기술을, 과학기술의 실질적인 수요자이자 사용자인 국민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그리고 1차 종합계획에서 30개였던 사회문제를 40개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정신질환 △산업폐기물 △미세먼지 △화이트칼라 범죄 △사생활 침해 △가상통화 부작용 △지진 △소방안전 △저출산 △노동의 차별 등이 추가됐다. 이는 조현병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 2017년부터 극심해진 미세먼지 문제, 대기업 사주일가의 비리, 가상통화(화폐)에 따른 사회적 혼란, 지진·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등이 반영된 것으로, 모든 국민이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이 시의 적절하게 반영됐다. 한형주 과장은 “이처럼 국민들이 요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부처와 지자체 간의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가 아닌 ‘세계를 위한’으로

“과학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말할 순 없지만, 기술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김정태 MYSC 대표이사는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서의 사회적 경제조직의 역할」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20세기에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였지만, 21세기에는 공유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가 됐다”며 “세계에서 최고 기업이 되기보다는 세계를 위한 최고 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YSC의 3대 전략 중 하나는 '섹터간 협력 혁신'이다. 공공부문(1섹터), 기업부문(2섹터), 시민사회부문(3섹터) 등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역할이 과거와 달리 '공유가치의 극대화'로 변화했음(변화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림·글 출처=MYSC 홈페이지

양극화 해소, 환경문제 해결,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등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김정태 대표는 공유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는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구글(Google)은 근육강직으로 무엇을 제대로 쥐기 힘든 파킨슨병 환자를 위해 스마트스푼을 개발한 ‘리프트랩스’를 2014년에 인수했으며, 레고(Lego)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스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레고 개발을 통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또한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회사는 매년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고 있는데, 2015년에 지원한 59개팀 가운데 과학기술과 연계된 팀은 10개팀으로 17%에 불과했지만, 2016년엔 56%, 2017년엔 41%, 2018년엔 54%에 육박했다. 사회문제 해결책에 과학기술이 깊게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종합토론회에서 패널들은 한형주 과장에게 이런 토론회 자리를 자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김정태 대표는 “처음에는 정부와 의사소통이 참 어려웠지만,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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