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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안이 체면을 지키는 방법
대입개편안이 체면을 지키는 방법
  • 김은준 대전보건대 입학처장 
  • 승인 2018.06.0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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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고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이 68.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고교 졸업 후 취업을 선택하는 청소년은 34.7%로 증가했다. 직업교육 중심인 전문대 입학생들도 최근 추이가 달라지고 있다. 일반대를 졸업하고 전문대에 다시 지원하는 이른바 유턴입학생들도 점차 늘어 2014년 4천9백명이던 지원자가 작년에는 9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불안정한 경제구조 하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면서 직장보다 직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로 다양성과 유연성의 가치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학입시도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일찍이 직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도 있다. 1등이 있으면 1등을 뺀 나머지 아이들이 더 많다. 문제는 현행 입시제도가 학생선발의 다양화를 꾀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성적 위주의 줄 세우기 방식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을 잘 지도해서 사회 각 분야의 전문직업인으로, 훌륭한 시민으로 기능하도록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직업인으로서의 육성은 진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탐구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산업구조의 유연성이 증대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그것은 고교 교실현장에서부터 시간을 두고 차근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대들은 고교대상 진로 및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도 여전히 대학입시는 일반대 위주로 논의되고 있으며 정작 사회의 다양한 실무 직업군을 양성해내는 전문대에 대한 지원과 고려는 전무하다. 직업교육중심의 커리큘럼으로 특성화돼 있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취업 메리트를 보고 지원하는 전문대에는 일반대와 비교해 1% 수준의 입시예산만 지원할 뿐이다. 그뿐인가? 일반대가 전문대에 개설된 유사한 학과를 신설할 때 교육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승인하고 있으며, 입시 일정도 전문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대 위주로 짜인다. 전문대 입장에서는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교육부는 10년 전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공교육정상화를 꾀했고, 올해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68개 일반대에 559억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을 통해 고교교육이 정상화돼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행복해졌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종의 불투명성과 갈수록 복잡해지는 일반대 입시전형을 볼 때 지난 10년 간 그 많은 예산이 얼마나 적절한 효과로 나타났는지 그리고 그 수혜자가 정작 누구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모두를 힘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블랙홀이었다. 그래도 학령인구가 많았으니 참고 견뎠다. 하지만 이제 인구는 급감하며 산업 구조 자체도 급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입시는 교육현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중하위권 학생들, 직업과 진로 위주의 진학을 모색하는 학생들, 다양한 체제의 고등학교들을 고르게 지원해 다양성이 담보된 교육경쟁력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계층의 학생에 대한 고려와 형평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험생의 범주에는 공부하는 고3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공부대신 알바를 뛰어야만 하는 학생도, 직업을 이미 정한 학생도, 나이 많은 학생도, 다문화 학생도 모두 포함된다. 이들에게도 진학의 문이 형평성 있게 열릴 수 있어야만 한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연일 열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여서 과연 어떤 방안이 도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가로막혀 정작 중요한 본질은 간과되는 듯하다. 급변하는 4차 산업 시대에, 여전히 성적위주 줄 세우기 방식으로의 회귀와 일반대의 불친절한 입시 제도를 강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주장하는 과거의 프레임으로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할 때다. 미래는 미래의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적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다양한 꿈과 진로를 손쉽게 열 수 있는 사회, 서로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고른 기회를 주는 사회, 지역이든 수도권이든 균등한 기술적 토대로 교육과 진로 및 직업의 접근성이 최대로 담보되는 사회, 일반대와 전문대가 높고 낮음이라는 구태한 방식이 아닌 저마다 구별된 기능을 수행하는 ‘다름’으로 인정받는 사회. ‘개편안’이라는 말이 머쓱하게 느껴지지 않으려면 최소한 이런 가치들을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김은준 대전보건대 입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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